‘친애하는’이 던지는 질문, 누구를 위한 법인가

“법이 무슨 자격이 있어요. 사람 앞에서.” 한강호(윤시윤)는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장정수(문태유)에게 그렇게 말했다. 임산부였던 장정수의 아내는 음주운전을 한 배민정(배누리)의 차에 치여 사망했다. 하지만 배민정은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법정에서 가짜 눈물 연기를 하며 변호를 통해 결국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 후에도 배민정을 따라다닌 장정수는 그가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술 마시고 웃는 모습에 분노했다. 법정에서 그가 “저 여자는 악마”라고 외친 건 그래서였다. 

장정수는 1인 시위를 통해 ‘판사의 자격’을 물었다. 그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판사의 자격은 겸허하고 언제나 선행을 거듭하고 무언가 결정을 내릴 만큼의 용기를 가지며 지금까지의 경력이 깨끗한 사람이라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한강호가 그에게 다가가 사람 앞에 법은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린 건 법의 무력감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피켓 하나 들고 땡볕에 서서 무언가를 항변하는 1인 시위자들을 어디서든 본 적이 있다. 그들은 무엇을 항변하고 있었던 걸까. 얼마나 억울한 사정들이 있었으면 그 뜨거운 날씨에도 누군가를 향해 그 답답한 마음을 외치게 됐던 걸까.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황이 뒤바뀐 현실을 계속 보여준다. 처음 등장한 재벌가의 갑질 폭행 사건에서도, 연예인의 음주운전 사건에서도 가해자들은 법 뒤에 숨어 웃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그 모습을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법이 피해자들의 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에 의해 유용되는 현실. 가진 자들은 돈의 힘으로 법을 자신들의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피해자들은 가진 게 없다는 이유로 또 다른 가해를 당한다. 

게다가 가진 자들은 변호사는 물론이고, 검사, 판사까지도 제 마음대로 움직이려 한다. 뒷돈이 오가고 거기에 휘둘리는 판결에 의해 그들은 사적인 치부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겨난다. 누군가는 시력을 잃어버렸지만 그 권력 앞에 싸울 힘조차 내지 못하고, 누군가는 아내와 아이를 잃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분노한다.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홀로 저 땡볕에 나와 피켓 하나 들고 시위를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어디 그런 1인 시위에 그 누가 눈 하나 깜짝하는가. 어쩌다 형의 판사복을 입게 된 한강호는 배민정 재판에 내린 판결에 대한 장정수의 분노어린 일갈에 공감한다. 초범이라 낮춰진 형량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에 법이 무슨 자격으로 ‘용서’를 해주냐고 묻는 그의 항변. 결국 한강호는 1인 시위를 하는 장정수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나 같은 놈이 재판을 맡아서.” 

현실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가 판타지로 그려지고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제목에 담긴 것처럼 억울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판사에게 항변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졸지에 판사가 되어버린 한강호가 그 사연들을 들어주고 그 아픔을 공감하는 모습이 못내 뭉클하게 다가오는 건, 무수히 많은 억울한 사건들이 현실에 존재하지만 거기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사과를 받은 적이 있었을까 싶기 때문이다. 이런 법이 과연 사람 앞에 자격이 있다 말할 수 있을까.(사진:SBS)

‘라이프’, 조승우의 진짜 얼굴은 도대체 어떤 걸까

도대체 구승효 총괄사장(조승우)의 진짜 얼굴은 뭘까. 경영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된 응급센터,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지방병원으로 파견 보내겠다는 방침으로 의사들의 반발과 파업 결의까지 일으켰던 그는 돌연 그 방침을 뒤집었다. 지방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한 것. 그렇게 쉽게 결정을 번복할 거였다면 왜 그토록 강경하게 의사들을 몰아세웠던 걸까.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의 구승효 사장이 가진 오리무중의 행보를 보다 보면 새삼 자본주의의 두 얼굴이 느껴진다. 그가 의사들을 몰아붙였던 건 실제로 지방 파견을 보내기 위함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숨겨진 노림수들이 들어 있었다. 첫째는 상국대학병원이 의사들만의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니고 이제 화정그룹의 경영 하에 움직인다는 걸 실력행사를 통해 보여준 것이다. 지방 파견이라는 한 마디에 병원 전체가 시끌시끌해지는 그 상황을 통해 의사들이 경영진의 존재를 확실히 느끼게 됐던 것.

둘째 노림수는 그 혼돈 과정을 통해 인물들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가 그 혼돈 속에서 드러나게 됐던 것. 예진우(이동욱) 응급의학센터 전문의는 조용히 지내던 모습에서 구승효와 대적하는 인물로 등장했다. 주경문(유재명)은 상국대학 출신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병원 내부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의사라는 본분을 지키려 구승효와 맞서게 되었다. 

반면 김태상(문성근) 부원장은 간에도 붙었다가 쓸개에도 붙었다 하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구승효와의 독대를 통해 자신이 원장이 되려는 일에 서로가 도움이 된다는 걸 확인시키면서, 동시에 병원의 실세들인 오세화(문소리) 신경외과 센터장, 이상엽(엄효섭) 암센터장, 서지용(정희태) 안과 센터장을 만나 자신을 밀어달라고 요구한다. 자신이 원장이 되어 사장을 몰아내겠다는 것. 그는 과연 사장 편일까 아니면 의사들의 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원장이 되고픈 욕망을 위해 어느 쪽이든 활용하는 인물일까.

김태상과 손을 잡은 듯한(?) 구승효는 슬쩍 약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거라는 걸 그에게 말한다. 사실상 불법이지만 비영리법인처럼 만드는 편법으로 그렇게 하면 화정그룹으로서는 큰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승효가 이 자회사를 통해 약품은 물론 건강보조식품까지 납품하게 만드는 과정은 굉장히 순차적이다. 

먼저 병원 각 부서들의 감사를 통해 약물 투약이 잘못되어 사망한 환자의 기록을 찾아내 의사들을 압박한다. 그리고 그 사건을 언론에 알려 공론화함으로써 의사들 역시 저마다의 욕망을 가진 폐쇄적인 집단이라는 걸 드러내면서 궁지로 몰아넣는다. 의사들도 반발한다. 그것이 너무나 인력이 부족한 시스템 때문에 생겨난 문제라는 것. 구승효 사장은 그것까지 염두에 둔 것인지 다음 단계를 진행한다. 이른바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바코드로 찍기만 하면 환자가 어떤 약물을 투여받아야 하는지 또 약물 투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가 쉽게 확인된다. 

그런데 그 바코드 시스템에 의해 의사와 간호사들이 그 편리함에 빠져들게 되자, 그 시스템을 제공한 제약회사의 약품과 건강보조식품이 들어온다. 의사들은 건강보조식품까지 영업해야 하는 상황에 반발하지만, 이미 바코드 시스템에 적응되어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구승효 사장은 반발하는 의사들에게 확실하게 자신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각인시킨다. 그저 병원의 의사가 아니라 화정그룹이라는 기업에 돈을 받고 일하는 의사들이라는 것. 

구승효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에 이노을(원진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그의 정체가 무엇인가를 궁금해한다. 소아병동에 데려갔을 때 아기들을 보던 그 모습이 진짜인지, 아니면 돈벌이를 하려 병원 내에서 벌인 일련의 조치들이 진짜인지 헷갈리는 것. 갑자기 유기견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서는 일도 마찬가지다. 수행비서인 강경아(염혜란)가 우연히 반려견의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엄청났던 병원비용을 얘기한데서 구승효는 이것이 돈이 될 거라는 걸 직감했던 터다. 

구승효에게는 두 가지 얼굴이 있다. 그 하나는 무심한 듯 친절해 보이는 모습이다. 서산의 땅 주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마치 그 분의 입장을 이해하는 듯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를 통해 얻어가려는 자신의 이익이 존재한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가 처해있는 자본주의의 두 얼굴이 아닐까. 편리함이라는 부드러움으로 다가오지만, 거기에 종속되고 나면 이익이라는 진짜 얼굴을 드러내는. <라이프>가 구승효를 통해 보여주는 놀라울 만큼 치밀한 자본주의 시스템의 얼굴.(사진:JTBC)

‘라이프’, 우리는 얼마나 사태를 단순하게만 봤던 걸까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사태를 단순하게만 봐왔던 걸까. JTBC 월화드라마 <라이프>를 보다 보면 언론에 나오는 일면적인 기사에 일희일비하는 우리들의 성급한 단정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본래 사태란 여러 욕망들이 뒤섞이고 부딪치면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입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작금의 병원이 처한 문제를 다루는 <라이프>는 이러한 단순함을 성급하게 담으려 하지 않는다. 의사들의 입장과 경영진의 입장이 부딪치고 그 어느 쪽이 완전히 옳고 그르다 성급히 판정하지 않는다. 어느 쪽도 공과 과가 공존하고 그것은 그런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는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다. 

처음 상국대학병원에 등장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응급센터와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의 지방 전출 명령을 내리는 구승효(조승우) 총괄사장은 의사들과 대립하게 되면서 마치 자본주의의 대변자처럼만 그려졌다. 그래서 의사들은 어딘가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존재들처럼 여겨졌지만, <라이프>는 이야기를 이 단순한 구도로 끝내지 않는다. 

구승효는 병원 내에 있었던 약물투여가 잘못되어 벌어진 환자의 사망사건을 끄집어내 그런 잘못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의사집단의 어두운 면을 폭로한다. 물론 그것은 구승효가 의사들과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조처지만, 그 폭로로 인해 의사들이 그렇게 숭고한 존재들만은 아니라는 걸 확인하게 해준다. 그들 역시 저마다의 욕망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들이라는 것이다. 

한편 차가운 독종으로만 알았던 구승효가 이노을(원진아)과 함께 소아병동을 돌면서 보여주는 마음의 흔들림은 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보통의 인간이라는 걸 드러내준다. 집으로 돌아와 잠든 어머니를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그 옆에 누워 보는 그의 모습은 여느 집의 풍경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 소아병동에서 봤던 아이를 떠올리며 “나도 어릴 때 많이 아팠냐”고 어머니에게 묻는 구승효는 채산성만 얘기하던 그 독종이 아니다.

그런데 의사들도 사정이 없는 건 아니다. 잘못된 약물투여로 죽은 환자에 대한 추궁이 이어지는 회의에서 주경문(유재명) 흉부외과장은 그런 사망사고까지 벌어지게 되는 자신들의 현실을 토로한다. 그는 불친절하고 낡아 폐쇄된 병동 때문에 많은 환자를 잃었던 과거를 얘기하며 그 병동의 이유가 바로 ‘재정적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 병동은 매년 3,40억의 재정적자를 내고 있었다는 것. 물론 3,40억은 큰돈이지만, 도 전체의 1년 예산 12조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돈이었다. 

“전 늘 묻고 싶었습니다. 그 돈 3,40억이 그렇게 아까웠어요? 그 돈이 그렇게 목말랐습니까? 진짜 문제는 폐쇄 자체가 아닙니다. 당시 의료원 문제 많았습니다. 예 인정합니다. 하지만 문제점은 고쳐서 어떻게든 개선시켜서 다시 쓸 수 있는 나름의 기회였는데, 고민대신 날려버렸어요. 지방의료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그냥 없애버렸습니다.” 혈세 낭비라는 성급한 여론에 밀려 지방 공공병동 하나가 사라져버린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주경문은 설파한다.

“구승효 사장님. 저희 흉부는 늘 인력이 부족합니다. 사람들은 그 이유를 너무나 쉽게 말하죠. 요즘 젊은 의사들이 돈 되고 편한 데로만 몰려서라고요. 하지만 우리 젊은 후배들 전부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헌데 왜 한 해에 나오는 흉부 전문의가 전국에 스무 명이 되지 않을까요. 병원이 흉부에 투자를 안해서입니다. 적자 수술이 많아서. 병원이 채용을 안해서입니다. 일할 데가 없어서요. 그래도 우린 오늘도 수술장에 들어갑니다. 만분의 일의 사고 위험도로 환자를 죽인 의사라는 비난을 들어도.”

이것은 ‘환자를 죽인 의사’라고 섣불리 매도했던 그 의사가 처한 현실이다. 경영진의 입장과 의사들의 입장 그리고 그 일면만이 기사화되어 보도됐을 때 우리들이 보였던 입장들이 <라이프>라는 드라마를 통해 드디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비단 병원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벌어졌던 무수한 사안들을 우리는 어쩌면 이렇게 단순하게만 판정해온 건 아니었을까. <라이프>의 다각적인 시각은 우리의 성급함을 반성하게 만든다.(사진:JTBC)

‘식샤를 합시다3’에서 먹방을 빼면 멜로밖에 없다는 건

먹어도 너무 먹는다. 물론 애초부터 <식샤를 합시다>는 먹방을 소재로 했던 드라마였다. 그러니 음식이 등장하고, 그걸 먹는 장면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분량이 상상 이상이다. 7회에 등장한 청춘시절 구대영(윤두준)이 이지우(백진희)와 떡볶이집에서 만나 한바탕 떡볶이 먹방을 하는 장면은 무려 8분 가까이 이어졌다. 

이지우는 구대영에게 떡볶이와 튀김은 물론이고 다 먹은 뒤 밥을 볶아 먹고는 후식으로 팥빙수를 먹는 것까지 그 노하우들을 설명했다. 떡볶이에는 계란 후라이를 넣어 노른자를 풀어 먹으면 기름이 잘 섞여 더 고소하고, 튀김은 떡볶이 국물이 아닌 마요네즈에 찍어 먹어야 눅눅하지 않고 더 맛있다고 했다. 밥을 볶은 데는 단무지를 잘게 잘라 넣어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을 더하고, 매운 음식을 먹었으니 후식으로 시원한 팥빙수를 먹어줘야 제 맛이라는 것. 

그 장면만 놓고 보면 이게 드라마인지 아니면 먹방 프로그램인지가 헷갈린다. 음식 먹는 노하우를 아주 자세히 구체적으로 설파하면서 간간히 구대영과 이지우 사이에 오가는 썸을 슬쩍 슬쩍 드러내는 것. <식샤를 합시다>가 어떤 정체성을 가진 드라마인가를 이 장면은 잘 보여준다. 드라마도 드라마지만 일단 먹방이 갖는 감각적인 요소들을 통해 시청자들의 욕망을 끄는 드라마가 바로 <식샤를 합시다>다. 

그래서 먹방을 빼놓고 보면 도대체 이 드라마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가 애매해진다. 물론 본래 의도는 살다보니 ‘입맛을 잃어버린’ 이지우 같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음식을 통해 청춘시절의 설렘을 찾아 되살려보겠다는 것. 그래서 입맛도 살리고 살맛도 나게 하겠다는 게 이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먹방이 점점 전면에 내세워지고 본격화되고는 있지만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는 멜로 구도 속에서 그 애초 의도는 점점 흐릿해져간다. 

보험왕으로서 영업을 하던 구대영은 바로 그런 직업적인 요소가 얽혀 그가 보여주는 음식을 먹는 장면에도 묘한 페이소스 같은 걸 만들었다. 하지만 시즌3에서 보험회사를 그만두고 선우선(안우연)의 회사에 스카웃되어 본격적으로 자신의 먹는 노하우를 설파하기 시작한 구대영에게서는 그런 직업적인 배경의 그림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어버린 옛 여자친구와 새로 관계를 맺어가는 이지우와의 엇나가고 만나는 멜로적 상황들이 놓여 있을 뿐이다. 

그래서 7회 한 편의 이야기를 먹방을 빼고 보면, 여자친구가 있는 줄 알고 구대영을 피했던 이지우가 그 여자친구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 정도가 전부다. 청춘 시절에 회고담으로서 시험기간에 벌어졌던 일들이 다뤄졌지만 시트콤적인 해프닝 그 이상은 아니었다. 

물론 모든 드라마가 진지할 필요는 없지만, <식샤를 합시다3>가 아쉽게 느껴지는 건 그 좋은 소재, 이를테면 ‘음식을 통한 삶의 위로 혹은 회복’ 같은 이야기를 너무 평이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오해로 빚어진 남녀관계의 소원함이 실제사실을 알고 풀어지는 그런 단순한 멜로 그 이상을 담기는 어려운 것일까. 너무 길어진 먹방만큼 단순한 해프닝과 입맛을 자극하는 장면들 그 이상의 ‘삶의 허기’를 담아낼 수는 없는 걸까.(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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