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그대와’, 또 타임리프? 보편적인 공감에 주력해야

지하철을 타고 미래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는 시간여행자의 이야기.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는 전형적인 타임리프 장르 드라마다. 과거의 지하철 사고를 겪은 후 시간여행을 하게 된 소준(이제훈)은 미래에 사고로 자신이 죽게 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고, 그 때 같이 죽음을 맞게 될 마린(신민아)이 알고 보니 과거 지하철 사고 때 우연히 얽히게 되어 함께 살아남은 생존자라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의 미래가 그녀와도 연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소준은 그녀를 살리려 하고 그 과정에서 그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겨난다. 

'내일 그대와(사진출처:tvN)'

그러니 설정은 타임리프지만 그 이야기의 또 다른 힘은 소준과 마린 사이에 벌어지는 멜로 감정에 있다. 과거 어린 시절 엄마의 강권에 어쩔 수 없이 출연했던 작품에서 ‘밥순이’라는 별명을 마치 주홍글씨처럼 갖게 된 마린은 잊혀질 만하면 나오는 ‘밥순이’ 기사로 고통스러워한다. 그녀는 연예인이 아니라 사진가로서의 길을 새롭게 가고 싶어 하지만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여행자로서 막대한 부를 가진 소준은 그녀와 인연이 얽히게 되고 그녀의 처지를 공감하게 되고 그래서 그녀를 도와주려 한다. 

즉 <내일 그대와>에는 마린이라는 여성이 타인들에 의해 규정되고 그것으로 고통받아온 삶을 벗어나 오롯이 자기 이름으로 서는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녀의 일종의 성장담이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이야기 축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그것도 시간여행자인 소준이라는 판타지적 남성과 엮어지며 로맨틱 코미디 멜로의 색깔을 갖게 된다. 결국 여기서도 주목되는 건 남녀 사이에 벌어지는 멜로 감정이고 그 화학작용이다. 그런데 <내일 그대와>가 가진 타임리프라는 장르적 장치는 자꾸만 그 장치가 가진 게임적인 재미로 드라마를 끌고 들어간다. 생각만큼 반응이 뜨겁지 않은 건 바로 이 지점에서 생긴다. 

타임리프 장치가 가진 재미란 논리 게임에 가깝다.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데는 그 장치만의 룰이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미래의 죽음을 목도한 주인공이 그걸 막기 위해 뛰어드는 건 이 논리 게임에서의 승리를 통해 그 미래를 바꾸기 위함이다. 소준에게 또 다른 시간여행자인 두식(조한철)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알려준다. 그건 조금 황당해 보이지만 마린과 결혼해 아이를 갖는 것이다. 타임리프라는 게임적 장치 역시 그 귀결에 마린과 소준의 멜로를 두고 있다는 것. 

이 정도면 <내일 그대와>의 구성은 꽤 정교하다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타임리프의 신기함에 눈이 끌리지만 그 복잡한 논리게임 속으로 깊게 들어가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대신 타임리프의 신기함 속에서 남녀 주인공이 어떻게 엮어져 가고 그것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가에 주목할 뿐이다. 즉 거꾸로 말해 이야기가 지나치게 타임리프 설정의 논리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긴박감은 생길지 몰라도 애초 기대했던 멜로가 아닌 마치 SF물을 보는 듯한 느낌에 난감해질 수 있다. 

3회에서 소준은 미래의 사고 당일 그 장소로 가지만 사고를 막지 못한다. 그래서 미래의 마린은 물론이고 소준도 죽을 위기에 몰리게 되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미래로 간 현재의 소준 또한 소멸시킬 위기를 만든다. 소준의 간절함은 느낄 수 있지만 이런 식의 타임리프 장르 본연의 논리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 가면 갈수록 시청자들은 그 낯선 이야기 전개에 복잡함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타임리프 장르가 흥미롭고, 그래서 최근 들어 시간을 뛰어넘는 이야기(모두 엄밀한 의미로 타임리프라 말하긴 어렵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이런 걸들이 모두 타임리프로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가 많아지며 또 성공한 드라마도 있지만 그것이 온전히 이 장르의 묘미가 가진 힘 때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예를 들어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가 성공한 건 그 전생과 이생의 이야기를 왔다 갔다 하며 만들어내는 논리게임이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 깔린 운명적이고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심지어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안겨줬기 때문이다. 

<내일 그대와>는 그래서 지나치게 타임리프 속으로 들어가면 어딘지 낯설어진다. 그 재미 속으로 빠지면 타임리프 장르가 주는 마니아적 열광은 얻을 수 있어도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진다. 물론 그렇다고 그저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 멜로를 하는 것도 밋밋하고 식상해질 것이다. 그러니 중요해지는 건 타임리프라는 신선한 설정을 통해 보편적인 멜로의 장르를 유지하는 균형이다. 거기에 <내일 그대와>의 성패가 달려 있다.

‘신혼일기’ 안구커플, 어째서 갈등도 예뻐 보일까

두 사람은 성향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안재현은 모든 것이 완벽하길 원한다. 주방도 설거지거리 없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저녁 준비도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 집이 추워지는 새벽에는 일어나 난로에 장작을 더 넣어둬야 한다. 그래야 아내 구혜선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다르다. 하다못해 산책하는 걸음걸이마저 다르다. 안재현이 성킁성큼 걷는다면 구혜선은 느릿느릿 걷는다. 

'신혼일기(사진출처:tvN)'

두 사람은 ‘다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안재현은 삐친다고 한다. “부부는 똑같아야 되는 거 아냐? 생각도 같아야 되는 거 아니야?”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부부이기 때문이다. 구혜선은 남편이 딴에는 최선을 다해 자신을 이해하려 하고 있다고 말하며 그가 결혼에 대해 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는 결혼을 했고, 당신과 함께 살기로 결심했고 그렇기 때문에 난 계속 노력할거야.”

tvN <신혼일기>는 첫 회 그들의 알콩달콩함을 보여주더니 다음 회에는 역시 신혼이면 빠질 수 없는 갈등을 다루었다. 신혼을 지낸 부부들은 모두가 공감할 내용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어느 날 한 집에서 같이 살게 되었으니 서로의 다른 점들은 타인에게 불편을 만들 수밖에 없다. 또 늘 두 사람이 똑같은 느낌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어느 날 구혜선처럼 침잠해 혼자 있고 싶어질 때도 있지만 그런 그녀의 다른 모습이 화를 내는 것처럼 여겨져 안재현처럼 계속 “왜 그러냐”고 묻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 오히려 화를 풀어주려던 사람이 화를 내게 되는 경우까지. 

가사 분담 문제는 신혼생활에서 가장 먼저 흔하게 부딪치는 일이다. 누가 밥을 하고 청소를 하며 빨래를 하는 생활의 문제들은 두 사람이 함께 살게 되었으니 누가 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처음이냐 구혜선이 그랬다는 것처럼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두 달이 지난 후 그녀는 안재현에게 자신의 힘겨움을 토로했고 그래서 그는 가사분담을 시작했다. 최근 2개월간은 아예 자신이 맡아서 가사 일을 전담하고 있다고. 안재현은 구혜선 말대로 최선을 다해 그녀를 이해하려 하고 있고 자신이 한 얘기대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힘겨움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노력을 한다는 것은 어쨌든 ‘힘겹다’는 말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으니까. 똑같이 식사 준비를 해도 나오는 설거지 양에 대해 차이가 난다고 말하는 안재현에게서 그걸 느낄 수 있다. 어쨌든 그는 노력하고 있고, 그런 노력에 담긴 진심이 아내 구혜선에게 닿기를 바란다. 그것이 그가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믿는다. 

<신혼일기>가 보여주는 두 사람에게 굉장히 진지한 갈등은 결혼생활이 오래되어 이제 신혼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베테랑 부부들에게는 그 자체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 것이다. 물론 이들처럼 신혼 초기의 가사 분담 같은 걸로 벌어지는 갈등이란 정말 심각한 일처럼 다가오기 마련이고, 또 결코 사소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참 지나서 생각해보면 그건 다른 사람들이 서로에게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른바 ‘안구커플’의 갈등은 알콩달콩한 모습이 아니라도 여전히 예뻐 보인다. 갈등들을 서로 얘기하고 그 소통을 통해 힘겨움을 공감하며 또 서로의 다름을 조금씩 인정하고 그것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모두 부부의 ‘사랑’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저런 때가 있었다. 각자 우리는 서로 달랐고 그래도 그 다른 것들을 받아들였으며 서로를 위해 노력해왔다는 걸 <신혼일기>는 새삼 되새겨준다. 그래서 그들의 갈등을 보며 미소 짓게 된다.

‘김과장’, 남궁민만큼 주목되는 준호의 악역 연기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을 이처럼 유쾌 상쾌 통쾌하게 만든 장본인은 모두가 인정하듯 연기자 남궁민이다. 심지어 그가 ‘갓궁민’이라고까지 불리게 된 데는 <김과장>이라는 블랙코미디 장르의 드라마에서 적절히 과장된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짐 캐리가 보여주곤 했던 과장 연기를 통한 확실한 캐릭터 구축을 김과장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성공시키고 있는 듯하다. 폼 잡지 않고 지극히 소시민적인 인물이지만 ‘어쩌다 보니’ 의인이 되어가는 그 상황을 통해 때론 웃기고 때론 속 시원하게 만드는 김과장이라는 인물은 실로 남궁민이라는 연기자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보인다. 

'김과장(사진출처:KBS)'

그런데 <김과장>에는 남궁민만 있는 게 아니다. 그만큼 주목되는 연기를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과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갑질 상사 서율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준호다. 우리에게 2PM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드라마보다는 간간히 출연하곤 했던 예능 프로그램으로 더 이미지가 알려진 그지만 <김과장>에서는 서율이라는 강렬한 안하무인격 악역을 통해 그런 이미지들을 완전히 지워내고 있다. 도대체 <김과장>의 무엇이 준호의 이런 숨겨진 연기를 깨운 걸까. 

물론 <김과장> 이전에 우리는 tvN 드라마 <기억>에서 주인공을 돕는 어소시엣 변호사 정진을 연기하던 준호를 기억한다. 거기서도 준호는 꽤 괜찮은 새내기 변호사의 면면을 보여준 바 있지만 연기 도전이 일천한 신인으로서 인상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저 준호 하면 본래 떠오르던 바른 청년의 이미지 그것을 연기로 반복해 보여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던 것. 

하지만 <김과장>에서는 처음 그의 등장 자체가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악역을 그려내고 있다. 어찌 보면 이것은 배역에 딱 걸맞는 캐스팅의 성공처럼 보인다. 즉 <김과장>에서 그의 악역으로서의 존재감이 처음부터 살아난 건 어린 나이에도 ‘반말’하는 상사라는 그 캐릭터와 준호라는 인물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서율이 김과장에게 혹은 회사 내 라이벌인 조민영 상무(서정연)에게 반말을 넘어 욕지거리까지를 하는 장면은 실제로도 한참 나이가 어린 준호가 남궁민이나 서정연 같은 연기 대선배에게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것 같은 불편함을 만들어냈다. 자연스럽게 준호의 악역 연기는 이 반말 하나만으로도 힘이 실리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게 배역과 캐스팅의 기막힌 조화만으로 가능했다 말하긴 어렵다. 그걸 연기해내는 준호라는 신인이 기꺼이 자신의 이미지를 망가뜨려 재수 없는 악역으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처음에는 그 준호라는 실제 인물과 배역이 만들어내는 안하무인의 행동이 악역으로서의 기묘한 시너지를 만들어냈지만, 그 후로는 준호 역시 그 서율이라는 악역에 제대로 빙의된 듯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악역만큼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면을 끄집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준호에게 이번 <김과장>의 서율이라는 역할은 그래서 그가 앞으로 걸어갈 연기자의 길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PM의 준호가 아니라, 또 예능프로그램에서 봐왔던 바른 청년 이미지를 가진 준호가 아니라 연기자 준호의 모습을 깨워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안희정의 ‘말하는대로’, 공약보다 소신과 철학 왜 중요할까

“우리는 국토로 치면 10%. 그 좁은 문을 향해 모두 스펙을 쌓기 위해 등허리가 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 인 서울(in Seoul)이라는 천정부지의 높은 임대료와 그 아파트의 성냥갑 속에서 우리는 치열한 스펙경쟁에 하루하루를 우리 인생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헬조선이지요. 지난 20세기까지 중앙집권화된 그 국가권력을 모아서 그 권력을 향해서 모든 사람이 충성을 하라고 그랬고 모든 개성을 잠재우라고 했습니다. ‘닥치고 따라와.’ 그러나 21세기 우리의 행복은 이 집중화된 중앙집권화된 체제에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답게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새로운 인생 한 번 안 살아볼랍니까?”

'말하는대로(사진출처:JTBC)'

JTBC <말하는대로>에서 안희정 도지사의 목소리는 거침이 없었다. 우리 사회가 왜 헬조선이 됐는가에 대한 그의 생각은 명쾌했다. 그는 그 원인을 ‘중앙집권화된 체제’로 명명했다.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는 서울에 전체 50%의 인구가 몰려들어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사회. 그 곳에 가야만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그 암묵적인 강박이 하루하루를 스펙경쟁에 내몰고 그것으로 우리네 인생 대부분을 소모하게 만드는 사회. 그것이 그가 본 헬조선의 실체였다. 

안희정은 그러나 그것이 20세기의 삶의 방식이었지 21세기 우리의 삶은 달라야 한다고 강변한다. 사실상 압축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개인적 삶의 행복 따위는 접어든 채 달려오게 했던 건 강력한 중앙집권 체재를 통해서였다. 우리에게는 군사독재라고도 불리는 그 체재 속에서는 질문 따위가 용납되지 않았다. 안희정이 그 중앙집권화된 권력의 목소리를 “닥치고 따라와”라고 명명한 건 그래서다. 

그리고 그 군사독재는 끝났지만 그 잔재의 그림자가 여전히 드리워진 것이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드러난 것이 아닐까. 대기업과의 정경유착과 공적 권력의 사적 착복 같은 군사독재 시절의 통치방식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정부의 실체가 드러남으로써 달라졌다 착각해온 그 환상을 여지없이 깨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 아닌가. 

<말하는대로>에서 안희정은 이 여전한 중앙집권화된 체제의 문제를 메르스 사태를 거론하며 확인시켜 주었다. 지방에서 생겨난 메르스 의심 환자들의 검사를 반드시 서울에서 확인해야 하는 그 비효율적인 시스템이 국가 위기 상황을 더 위기로 몰아넣는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AI에 이어 구제역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국가적 사태에 속수무책인 통제 불능의 정부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말하는대로>에서 안희정이 던진 “새로운 인생 한 번 안 살아볼랍니까?”하는 그 질문이 더 가슴에 와 닿은 건 그래서다. 물론 중앙집권화된 권력의 예를 인 서울(in Seoul)을 예로 들어 말했지만, 사실 이건 지역분권의 문제를 넘어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에 대한 비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만이 옳고 그래서 그렇게 권력화된 한 가지에 모두가 몰두하는 몰개성한 사회가 아닌 저마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소신 있게 해나갈 수 있는 다원화된 사회. 실로 안희정이 ‘말하는 대로’의 사회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희정은 공약보다 중요한 게 소신과 철학이라고 했다. 공약은 언제든지 속임수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공약을 보고 뽑게 되면 돌아오는 건 배신감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대신 중요한 건 소신과 철학이 보여주는 그 후보의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철학은커녕 생각 자체가 없어 보이는 권력자들의 민낯을 목도하고 있는 현재, 그리고 조기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재 곱씹어봐야 할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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