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필요해? <마리텔> 고수들에게 물어봐

 

실로 기가 막힌 소통의 고수들이다.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출연자들 얘기다. 본래 인터넷 댓글이라는 것이 직설적이고 때로는 독설에 가까운 것이 다반사다. 그러니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갖는 최대 난점은 실시간으로 네티즌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송에 익숙한 연예인들조차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맥을 못 추는 걸 시청자들은 종종 발견한 적이 있다. 일방적으로 하는 방송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하는 방송은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특유의 긍정화법으로 독특한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헤어 디자이너 차홍을 보라. 미용실 콘셉트의 이 방을 찾은 한 제작진을 보고 네티즌이 산적 같다고 하자 차홍은 그 말이 상남자라는 뜻의 칭찬이라며 받아친다. 그녀는 머리를 감지 못하고 왔다는 제작진에게도 안감은 머리 만지는 걸 좋아한다며 상대방을 편하게 해줬다. 그리고는 그가 느끼하다는 이야기에 그녀는 의외로 연상이 느끼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건넨다.

 

즉 그녀는 네티즌의 지적성 이야기들조차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소통법을 발휘한다. 이렇게 되니 지적은 더 이상 지적이 아니다. 차홍은 스스로를 미를 찾아내는 미의 전도사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아무리 평범하고 때로는 험악하게 보여도 거기서조차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그저 선언이 아니라 그녀의 대화를 통해 발현된다는 것. 그 독특한 소통법이 차홍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선전하는 이유다.

 

디자이너 황재근 역시 소통의 달인이다. 그가 화초를 넣을 작은 병에 보석을 채워 넣으라고 하자 넣을 보석이 없다는 네티즌의 댓글에 마음의 보석을 넣으세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웃기고 있다는 다소 강한 반응이 올라온다. 하지만 거기에도 황재근은 쿨하게 대응한다. “웃기고 있다고? 웃기고 있어. 웃기고 서 있어.” 이런 쿨한 대응과 긍정에 네티즌들은 오히려 반색한다. 그는 방송 도중 벌어지는 실수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인정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세득이 그간 함께 했던 이찬오 셰프 대신 출연한 김소봉 셰프와 한 방송 역시 정보 그 자체보다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줬다. 방송이 익숙지 않은 김소봉은 오세득이 끊임없아 아재개그를 던지는데도 요리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 추석에 녹화되면서 슈퍼문얘기가 나오자 오세득이 슈퍼문 다 닫았다고 아재개그를 던져도 별 반응이 없는 김소봉은 이 방에서 네티즌들이 요구하는 게 요리만이 아니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우엉을 먼저 먹어본 후 생약 성분으로 만든 우엉청심환 같은 맛이라고 멘트를 날리는 오세득과는 사뭇 비교되는 모습이다.

 

김구라는 서장훈과 함께 나와 시청자들의 사연에 고민 상담을 해주면서 거침없이 할 얘기를 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같은 사안에 대해 서장훈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누가 뭐라 해도 할 얘기는 하고 또 인정할 건 인정하는 김구라의 이런 시원시원한 소통법은 그의 방이 쉽지 않은 교양적인 소재를 갖고 오면서도 괜찮은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다.

 

다시 돌아온 AOA의 초아는 아예 시청자들과 가상 데이트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해 보여주었다. 모르모트 PD가 아바타가 되어 시청자들이 원하는 멘트와 행동을 대리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실제 초아와 데이트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딘지 어색하지만 설렘이 있는 그 만남이 가능했던 건 초긍정에 뭐든 열심히 하는 초아의 자세가 그 직접적인 소통의 시도에서부터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소통의 시대. 정보도 좋고 의도도 좋지만 그것이 어떻게 전달되고 대중들과 나눠지는가가 어쩌면 더 중요해진 시대라는 뜻일 게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지금의 대중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대중들의 소통에 대한 욕망은 각 출연자들에 대한 호응으로 나타난다. 정보 그 자체보다 소통의 진정성이 무엇인가를 가장 잘 드러내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기획부터 시청자와? <무도>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

 

사실 MBC <무한도전> ‘특별기획전은 사실 제작진들이 해야 할 일들을 하나의 방송 아이템으로 만든 것이다. 즉 본래 기획 작업은 방송에는 나올 이유가 없다. 사전 기획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질 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이것을 한 회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보여줬다. 아이템을 기획하는 과정조차 프로그램화한다는 것. 이건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해야 하는 <무한도전>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무한도전> 멤버들이 그간 갖가지 도전들을 해왔기 때문에 방송을 스스로 기획하고 프레젠테이션하는 일도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렇게 마구 던진 듯한 기획들이 의외로 신선하다. 하하와 광희가 낸 바보전쟁은 또 바보 아이템이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른바 바보 어벤저스를 꾸린다는 발상 자체가 흥미롭다.

 

지난 식스맨의 바보 캐릭터 버전 혹은 못친소의 바보 버전처럼 여겨지는 면도 있지만 그래도 바보라는 소재가 마음을 잡아끈다. 그건 단지 웃기기 때문만이 아니다. 거기에는 속으론 울면서도 겉으론 웃고 있는 광대들의 초상이 겹쳐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큰 웃음 끝에 의외로 짠한 면까지를 발견해낼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닌가.

 

<전원일기>를 리메이크하자는 박명수와 정준하의 토요일 토요일은 드라마다<토토가>의 연장선 위에서 대박 아이템의 기미가 보인다.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만의 드라마 도전이라면 이미 예전에 한 적이 있고 그리 신선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전원일기>의 출연자였던 최불암이나 김혜자, 김수미 같은 배우들이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만드는 리메이크라면 말이 달라진다.

 

무려 22년간 방영되었던 <전원일기>. 세대를 걸쳐 있는 이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라면 그 도전자체가 하나의 향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도전이 그저 향수나 추억거리에만 머무는 건 아니다. 최근에는 사라지고 있는 농촌드라마에 대한 의미 있는 가치부여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은 나아가 도시에 비해 소외되어 있는 농촌에 대한 재조명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무한도전> 특유의 몸 개그가 섞인다면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가져갈 수 있는 아이템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예고제 몰래 카메라는 그 발상이 신선하다. 사실 몰래 카메라는 말 그대로 몰래찍는 것이다. 그러니 예고제라는 수식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두 단어가 묘한 조합을 이루는 건 이렇게 예고함에도 불구하고 찍혀진 몰래 카메라에 의외의 진짜 모습들이 포착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게다가 예고제 몰래 카메라는 사실상 지금 현재의 우리들이 매일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과거에 몰래 카메라는 말 그대로 누가 찍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디서든 누군가 우리를 찍고 있다는 사실을 다 알면서도 그걸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이 예고제 몰래 카메라는 몰래 카메라의 현재화되고 진화된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이렇게 기획 단계부터 그것을 프로그램화하고 제작진이 기획하는 게 아니라 출연자들이 그걸 직접 기획하는 식으로 장기 프로젝트들을 만들어내겠다는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물론 가장 큰 것은 오래도록 함께 해와 <무한도전>을 가장 잘 아는 멤버들이 사실상 제작진이나 다름없는 발상들을 가장 잘 낸다는 것이고, 또 이에 대한 판단도 오래도록 함께 해온 시청자들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일 게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성패에 대한 부담감 없이 툭툭 아이디어를 마구 던질 수 있는 그런 <무한도전>만의 공기가 아닐까. 성공과 실패에 대해 물은 필자의 질문에 김태호 PD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성공하면 그걸로 마무리된 것이고 실패하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죠.” 즉 모든 아이템들을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당장의 실패도 궁극의 성공을 향한 또 다른 기회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무한도전> ‘특별기획전의 아이템들 하나하나가 큰 부담감 없이 툭툭 나온 것치고는 모두 대박의 느낌이 나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독특한 <무한도전>만의 과정 지향적 제작방식이 만들어낸 것일 게다. 결과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직된 우리 사회를 떠올려본다면 이들이 하고 있는 이 유연한 작업의 방식들을 한번쯤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디데이>의 미래병원, 우리 사회의 자화상

 

병원이 이 모양인데 무슨 희망이 있습니까?” 119 구급대원이 응급환자를 구조해 왔지만 대량수혈이 필요한 환자는 받지 않는다는 게 방침이라는 의사에게 구급대원은 그렇게 말한다. 지진으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병원이라지만 환자를 길거리에서 죽어가게 만든다는 건 의사로서 아니 인간으로서는 비상식적인 일이다. 그래서 의사가 내세우는 건 이른바 병원의 방침이다. 그 결정은 자신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내리는 것이라 치부하는 것이다.

 


'디데이(사진출처:JTBC)'

JTBC 드라마 <디데이>의 이 구급대원이 던지는 질문은 마치 우리 사회에 대한 질문처럼 다가온다. 이 드라마에서 미래병원(이름에 미래를 붙인 건 의도적이었을 게다)은 우리 사회를 상징하는 것만 같다. 즉 병원이 이 모양인데 무슨 희망이 있냐는 일갈은 재난으로 사람이 죽어가는 마당에 방침 운운하며 생명을 방치하는 우리 사회의 절망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식으로는 미래병원의 희망, 아니 이 사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미래병원의 이 이야기는 재난 대책 마련을 위해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들과 회의를 하는 장면에서도 그대로 연출된다. 지금 저 바깥에서는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장관들은 이 일의 책임 소재를 피하려고만 안간힘이다. 서로 자신의 부처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며 다른 부처에 일을 떠넘기는 걸 보다보면 정말 이 나라가 희망이란 건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래병원에는 두 종류의 의사들이 있다. 그 놈의 방침에 철저히 입각해 환자가 설혹 수술 중 사망하게 되더라도 책임 소재를 없애려는 박건 병원장(이경영)이 있고 그에 동조하는 한우진(하석진) 같은 의사가 있는 반면, 눈앞의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1%의 가능성도 버리지 않으려는 이해성(김영광) 같은 의사가 있다. 박건은 사람 목숨이 다 똑같다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말한다. 그는 재난 속에서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살리는 일에만 열중한다. 그것이 병원 경영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난이 터지자 미래병원의 문을 닫아걸면서 박건은 이런 논리를 내세운다. 이런 재난은 국공립병원들이 짊어져야할 일이라고. 자신들처럼 사립병원들은 재난상황에 환자들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 이것은 철저히 상업 논리다. 의료민영화가 만들어낼 미래의 풍경을 미래 병원 박건 병원장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병원은 돈을 버는 곳이지 생명을 살리는 곳이 아니다.

 

<디데이>는 물론 서울 한복판에 벌어지는 지진이라는 가상의 재난상황을 그리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다름 아닌 지금 현재 우리들 이야기다. 여기서 병원과 국가와 인간은 거의 동격이나 마찬가지다. 환자를 살리기보다는 돈 버는 게 우선인 병원이나 당장 힘겨워 죽음 같은 생계의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을 살리기보다는 나라 경제 운운하며 돈 버는 일을 전면에 내세우는 국가, 아니 나아가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가 아니라 서로 살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이게 되어버린 시스템 속에서 비정해져버린 사람들은 모두 같은 이야기를 건넨다.

 

재난이 말해주는 건 위기상황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인간의 증명이다. 평상시에는 수면 밑에 깔려 있어 잘 보이지 않던 일들이 위기를 맞게 되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해성의 어머니가 사실은 한우진의 의료과실에 의해 식물인간 상태가 되었지만 미래병원장 박건이 병원의 입장에서 이를 덮어버린 일은 그래서 사실 재난은 터지기 이전부터 이미 우리들 모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래서 <디데이>가 보여주는 인간의 증명은 또한 병원의 증명이기도 하고 국가의 증명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본래 어떤 모습이었는가를 이 드라마는 아프게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여준다. 그리고 선택하라고 한다. 당신은 자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낼 것인가. 지금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지만 묻혀지고 있는 비인간적인 일들. 결코 드라마를 드라마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3대천왕>, 백설명과 먹선수는 알겠는데 캐스터 리는?

 

이휘재의 역할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백종원의 3대천왕>은 전국 곳곳에 숨겨진 맛집을 찾아내 그 맛을 알려주고, 그들 중 3대천왕(?)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직접 요리를 선보이고 그 맛을 느끼게 해주는 프로그램 형식을 갖고 있다. 백종원, 이휘재, 김준현이 MC를 맡은 이 프로그램에서 백설명백종원과 먹선수김준현의 역할은 알겠는데 도무지 캐스터 리로 불리는 이휘재는 무슨 역할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백종원의 3대천왕(사진출처:SBS)'

<백종원의 3대천왕>이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프로그램은 백종원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그는 백설명이라는 닉네임이 말해주듯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며 그 음식 먹는 노하우까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또 스튜디오에서도 끊임없이 음식에 관련된 노하우(먹는 방법부터 만드는 방법까지)를 꿀팁으로 알려준다. 최근에는 시침 뚝 하는 특유의 표정이나 마치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얼굴 등으로 특유의 연기력까지 더해 백종원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김준현의 역할 또한 확실하게 드러난다. 아는 맛이 최고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의 기치처럼 그는 맛을 아는 자로서의 자세한 음식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나 느낌 등을 표현해준다. 그만큼 연기력이 좋은 개그맨도 없다. “그래?”라는 대사를 고뤠?!”로 발음해 유행어로 만든 연기력이다. 그러니 자신의 주종목(?)인 음식 먹기에서 관객과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건 일도 아닐 터이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여러 음식점의 음식들을 맛보며 보여준 그 특유의 먹방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런데 백종원의 지식과 김준현의 먹방 연기력 사이에서 이휘재는 그 존재감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애초에 캐스터 리라고 닉네임이 붙여진 건 이른바 3대천왕을 모셔놓고 하는 음식 대결을 하나의 스포츠 중계처럼 하려는 프로그램의 의욕이 들어가 있는 것일 게다. 하지만 이휘재의 요리 중계는 저 <냉장고를 부탁해><한식대첩>의 김성주만큼 맛깔스럽지는 않다.

 

그것은 그가 실제로 음식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종원과 김준현이 음식을 놓고 서로 얼굴만 봐도 염화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 속에서 이휘재는 그게 뭔 의미인지 알아채지 못하고 겉돌 수밖에 없다. 칼국수의 어원이 칼칼해서칼국수인 줄 알았다는 이휘재의 멘트는 그의 음식 지식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보통 사람들도 칼국수가 칼로 반죽을 잘라 국수를 만들어 먹어 생긴 이름이라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들은 하나의 캐릭터가 될 수 있다. 김준현이 맛을 아는 자라면 이휘재가 맛을 모르는 자라는 식으로 캐릭터가 덧붙여지는 건 그래서다. ‘음식 무식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즉 음식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잘 모르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대변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이 프로그램은 이휘재를 그런 캐릭터로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휘재의 존재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 건 왜일까. 그건 음식 무식자라고 해도 그 전제조건으로서 하나씩 알아가려는 의지와 욕구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저 음식을 놓고 침을 꼴깍 삼키는 리액션은 관객들도 똑같이 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휘재는 그런 리액션 이상의 자신만의 역할을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캐스터 리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음식 캐스터를 하기에는 이휘재의 음식 지식이 너무 일천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음식을 잘 몰라도 알고자 하는 열망이 남달라 좌충우돌하는 캐스터 캐릭터를 새로운 역할로 만들어내는 건 어떨까. 물론 그것도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어야 시청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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