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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대중문화, 언제까지 젊은 희생을 담보로 할 건가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이 말해주는 우리 사회 '그 동안 너무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 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어째서 이렇게 예의바르게 마지막 쪽지를 남겼을까. 화가 날 법도 한데, 그녀는 왜 오히려 창피하다고까지 말하며 쪽지를 남겼을까. 왜 그냥 밥도 아니고 남는 밥이라도 달라고 했을까. 며칠 째 아무 것도 못 먹은 사람이 어쩌면 이다지도 반듯할 수 있었을까. 지난달 말 경기 안양시 월세방에서 지병과 배고픔에 시달리다 급기야 운명을 달리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남긴 마지막 쪽지는 우리에게 아픈 질문을 던진다. 도대체 21세기에 굶어죽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시나리오 작가라면 그래도 선망의 대상으.. 더보기
'열광', 시사토크쇼는 재밌으면 안돼? 시사도 즐거워지는 토크쇼, '열광' 막돼먹은 영애 김현숙씨의 폭탄발언(?). "저 채식을 더 많이 해요. 사람들이 안 믿어줘서 그렇지." '육(肉), 욕(欲), 역(疫)'이라는 독특한 제목으로 고기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서부터 그 욕망과 나아가 그것이 만들어내는 구제역 같은 대재앙까지를 다루는 '열광'이라는 시사토크쇼의 첫 멘트는 여타의 시사 대담프로그램과는 이토록 다르다. 믿지 못하겠다는 다른 패널들의 반응에 이어지는 영애씨의 발언이 좌중을 쓰러지게 한다. "육식공룡보다 초식공룡이 더 커요." 그러자 잡학박사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이 특유의 엉뚱한 입담을 시작한다. "전에 절에 갔더니 스님들이 엄청 뚱뚱하시더라구요. 풀만 드셔도 살이 찌나 봐요." 문화평론가 탁현민이 불쑥 끼어든다. "풀만 먹는다는 것도 .. 더보기
'싸인', 무엇이 이 드라마에 빠져들게 하나 '싸인'의 그 많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것들 '싸인'의 시청률이 드디어 20%를 넘어섰다. 초반 승승장구했지만 차츰 고개를 숙인 '마이 프린세스'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리고 이것은 최근 일련의 용두사미 드라마들, 즉 초반에 기선을 잡았다가 중반부터 힘이 달려 시청률이 떨어지던 드라마들 속에서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싸인'의 무엇이 우리를 그토록 빠져들게 하는 걸까. 무엇보다 '싸인'의 풍부한 스토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싸인'은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이어져 있지만, 에피소드가 병렬적으로 소개되는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다. 어느 스타의 죽음을 다룬 후, 연쇄살인범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어느 기업에서 벌어지는 연쇄 의문사 사건이 이어지는 식이다. 연속극에 익숙한 우리나라 드라마.. 더보기
종결자들, 왜 이리 넘쳐날까 다양성을 담은 ‘종결자’, 표현은 획일적 이른바 ‘종결자’ 시대다. 인터넷을 열거나 TV를 켜면 어디서든 ‘종결자’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종류도 가지가지다. 아이유처럼 고음 종결자가 있는 반면, 송승헌 같은 복근 종결자도 있고, ‘시크릿 가든’의 김사랑에서부터 패션모델 장윤주까지 무수히 많은 몸매 종결자들도 있다. 물론 투기 종결자라거나 정치개그 종결자처럼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사실 너무 많은 종결자들이 넘쳐나다 보니 이제 누가 진짜 종결자인지는 잘 모르는 지경이다. 하지만 그래도 ‘종결자’라는 표현 자체가 강하다보니 일단 그런 제목이 붙어 있으면 들춰보게 되는 게 인지상정. 이렇게 보면 이 단어는 이 시대 최고의 ‘낚시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종결자라는 말에 담긴 의미는 ‘최고’라는 .. 더보기
유재석과 추억이 만나면...성공! 왜? 유재석의 부활은 왜 추억과 함께 올까 유재석이 부활하고 있다. 물론 유재석이 위기인 적은 없다. 하지만 작년 유재석이 출연했던 일련의 리얼 버라이어티쇼들은 시청률에서 고개를 숙였다. 대표 예능인 ‘무한도전’은 물론 시청률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경쟁 예능인 ‘스타킹’에게 추월당하기도 했고, 새로 시작한 ‘런닝맨’도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재석과 늘 경쟁구도로 세워지는 강호동과는 사뭇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강호동은 메인 예능이라고 할 수 있는 ‘1박2일’도 탄탄했고, 새로 시작한 ‘강심장’이나 ‘스타킹’을 정상으로 끌어 올려놓는가 하면, ‘무릎팍 도사’ 역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2강 체제가 사뭇 강호동쪽으로 기울어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역시 뚝심의 유재석이었다. 그저 평범한 저녁 토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