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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

'꽃남'의 끝, '내조'의 시작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꽃보다 남자'가 드디어 끝납니다. 이 현실감 제로지대에서 맘껏 판타지의 나래를 펴게 만들었던 드라마의 종영은 그 중독의 끝에 금단증상을 낳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관심은 월화의 유아독존이었던 '꽃남'의 종영 후, 다시 시작될 월화 드라마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꽃남'에 집중되었던 관심은 이제 어디로 향할까요. '꽃보다 남자' 후속으로 이어질 '남자이야기'는 말 그대로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박용하의 거친 남자 변신이 주목되는 이 작품은 최근 여성들에 편향된 드라마 세상에서 청일점 같은 드라마입니다. 바로 이 점이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바로 이점 때문에 '꽃남'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았던 여심을 그대로 이어받기가 어려운 작품이 될 가.. 더보기
‘꽃남’, 그 ‘비비디바비디부’의 세계 ‘꽃남’, 그 광고 같은 세상의 마력 ‘꽃보다 남자’는 극단적인 빈부 격차를 바탕으로 드라마가 구성되어 있다. 초부유층인 구준표(이민호)는 하녀와 집사까지 있는 궁전 같은 집에서 살지만, 서민층 금잔디(구혜선)는 자그마한 아파트에서 옥탑방으로 그리고 결국에는 집 없이 거리를 떠도는 처지로 살아간다. 구준표는 스포츠카에 전용비행기까지 있어 원하면 전용 섬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만큼 여가의 삶을 즐기지만, 금잔디는 자전거를 끌고 새벽 우유 신문 배달에, 아르바이트에 대부분의 시간을 생계로 써야한다. 하지만 이 비교체험 극과 극 같은 구준표와 금잔디에게도 똑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같은 기종의 핸드폰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구준표와 금잔디의 핸드폰이 말해주는 것 물론 이것은 PPL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더보기
'패떴', 조작스캔들과 디즈니랜드 효과 쟝 보드리야르는 '디즈니랜드는 실제 미국이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죠. 즉 디즈니랜드라는 가상의 현시가 미국 자체가 현실이 아닌 가상이라는 점을 오히려 감춰준다는 말입니다. 좀 엉뚱한 비교일 수 있겠지만, '패밀리가 떴다'의 조작스캔들을 보면서 문득 디즈니랜드가 떠올랐습니다. '패밀리가 떴다'라는 가상을 감추기 위해 '조작스캔들'이라는 조작 컨셉트를 부가한 느낌이 들었죠. 물론 '패떴'이 이것을 의도할 정도로 치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패떴'이 대본 유출 이후, 리얼이 아닌 짜여진 프로그램이라는 대중들의 인식을 넘어보려는 안간힘은 어쩌면 '조작스캔들'이라는 가상 속의 가상을 심어두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합니다. 김종국과 박예진을 억지.. 더보기
김태원과 김C, 록커들의 웃음이 좋은 이유 '해피투게더'에 나온 김태원, 윤도현, 김C는 기타 하나만 들어도 충분히 함께(투게더) 행복(해피)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죠. 부활의 김태원은 처음 토크쇼에 나왔을 때부터 주목해서 봤는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그의 토크 속에 있는 그 무엇이 이다지도 우리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걸까요. 그것은 아마도 그의 삶이 그 툭툭 던지는 토크 속에 그대로 묻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김태원은 토크쇼에 나와서 젊은 시절의 큰 인기와 또 그만큼의 좌절, 그리고 긴 무관심의 터널을 걸어온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죠. 그런데 그의 화법이 독특했습니다. 늘 진지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남 이야기하듯 객관화시키는 그 화법은, 사실 뼈저리게 힘겨운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더보기
귀로 보는 음악시대, 자정풍경을 바꾸다 밤 12시 TV 풍경을 바꾼 음악 프로그램들 하루의 노동 끝에 눈도 뻑뻑하고 어깨도 결리는 몸이 침대 위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자정. 그 고요한 밤의 품속에서 오롯이 깨어있는 것, 바로 귀다. 시각보다는 청각이 열려있기 마련인 이 시간대, TV는 언제부턴가 음악 프로그램들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처음 그 편성은 낯설었다. 한참 잠을 청할 시간에 노래라니! 그것은 또한 중심 시간대에서 밀려버린 음악 프로그램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실제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가요 순위 프로그램들은 시청률 몰락으로 점차 프라임 타임 대에서 사라져갔다. 하지만 중심에서 밀려난 음악 프로그램과, 소음에서 자유로워진 자정 시간대라는 이 두 지점이 만나자, 음악 프로그램들은 오히려 제대로 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프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