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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드라마

현봉식, 장혜진 같은 따뜻한 기댈 어깨 하나만 있어도 ‘닥터 슬럼프’, 흔들리는 우리를 붙잡아주는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아유 니가 애면 좋겠다. 목마나 한번 태워주고 저 문방구 가 가지고 문제집이나 몇 권 사 주고 이라믄 입이 귀에 걸렸는데. 그 때야 니 기분 풀어 주는 거 쉬웠지. 아휴 지금은 우째야 니 기분 풀리는지도 모르겠고.. 이 삼촌이 해줄 게 없어 가지고 여가 애리.” JTBC 토일드라마 에서 태선(현봉식)은 울적해하는 조카 하늘(박신혜)의 울적해진 기분을 풀어주고 싶다. 하지만 뭘 해줘야 할지 또 자신이 뭘 해줄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털어 놓는다. “니 병원 그만 두고 삼촌이 몇 번이나 물어보려고 했는데 왜 그만뒀니, 응? 뭣이 그래 힘들었는가, 아니 뭐 우리가 도와줄 건 없는가 해가. 이 삼촌이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니한테 해줄.. 더보기
장태유 감독의 균형잡힌 톤 없이 ‘밤피꽃’의 성과가 가능했을까 장태유 감독이 부여한 ‘밤피꽃’의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대본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사건전개가 펼쳐지는 그 밑그림이 분명하게 그려져야 그 위에 연출이든 연기든 힘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들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작가만큼 중요해진 건 연출자의 몫이다. 그건 최근작들이 멜로면 멜로, 액션이면 액션, 사극이면 사극처럼 분명한 한 장르에 머물기보다는 그 장르들이 복합적으로 뒤섞이는 경향을 띠기 때문이다. 이 때 필요한 건 다양한 장르들이 튀지 않게 조율하며 전체 드라마의 톤을 맞춰내는 일이다. 무려 18.4%(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MBC 은 그 다양한 장르들의 겹침이 많은 작품이다. 낮과 밤이.. 더보기
이세영, 안은진 이어 이하늬가 꽃피운 MBC 사극(‘밤에 피는 꽃’) ‘밤에 피는 꽃’의 성공이 MBC 사극에 갖는 의미와 가치 결국 조여화(이하늬)는 자신의 오라비가 시아버지인 좌상 석지성(김상중)에 의해 죽었다는 걸 알게 됐고, 왕 이소(허정도) 또한 선왕의 죽음이 석지성이 사주한 독살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밤처럼 깜깜한 어둠 속에 묻혀 있던 진실이 꽃이 고개를 드는 중이고, 이제 그 꽃은 마지막 서사를 향해 꽃피울 참이다. MBC 금토드라마 이 단 한 회만을 남기고 있다. 최종 빌런 석지성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또 조여화가 이 수절과부의 굴레를 벗어나 금위영 종사관 박수호(이종원)와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갈지 자못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미 어느 정도 결말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거둔 성취가 MBC 사극에 갖는 의미와 가치가 새삼스럽다. 사실 MBC 사극은.. 더보기
비정과 다정 사이... 조정석이 쥐락펴락하는 ‘세작, 매혹된 자들’ ‘세작’, 조정석 표정 변화 하나로 드라마의 분위기가 바뀐다는 건 “과인은 이제 필부가 아니다. 이 나라의 임금이다. 임금에겐 신화와 정적만 있을 뿐 친구는 없다.” tvN 토일드라마 에서 조선의 왕 이인(조정석)은 그 한 마디로 ‘몽우’라 부르며 우정을 쌓았던 강희수(신세경)의 애절한 간청을 단칼에 거절한다. 왕이 되기 전 진한대군으로서 강희수에게 보였던 다정함은 온데간데 없고 사방이 적이 되어버린 이인은 깊은 속내와는 달리 사사로운 정 따위는 단호히 끊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순간 이인과 강희수(물론 남장을 했지만)의 달달하고 훈훈했던 모습들로 채워졌던 드라마의 분위기는 권력을 두고 죽느냐 사느냐가 오가는 살벌한 정치판의 분위기로 바뀐다. 그로부터 3년 간 이인이 보이는 모습은 인간적인 온기를 지워낸.. 더보기
‘닥터슬럼프’, 위로와 응원이 더 필요한 우리 시대의 사랑 ‘닥터슬럼프’, 자존감 바닥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멜로 “너 잘못 산 적 없어. 네 잘못 아니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랑보다 위로와 응원은 아니었을까. 정우(박형식)가 하늘(박신혜)에게 건네는 말은 갈수록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말 같다. JTBC 토일드라마 가 건드리는 감정의 실체도 바로 그것일 게다. 겉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고 있지만 속은 밑바닥에 떨어져 울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드라마는 말한다. 네 잘못 아니라고. 멜로드라마가 사랑 타령에 머무는 것에 시청자들의 시선이 멀어진 건 그것이 현실과 너무나 유리되어 있다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멜로는 별로’라는 이야기가 나올 즈음, 멜로드라마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건 여전히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