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주의 방송 (33)
주간 정덕현
‘흑백요리사’, 계급 대결부터 팀워크, 먹방까지 다 잡은 음식 오디션이건 마치 음식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오마카세라고나 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 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탑8 결정전은 이른바 ‘레스토랑 미션’으로 펼쳐졌다. 팀을 나눠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들(?)에게 어느 팀이 더 매출을 높게 올리는가에 따라 1등은 전원 생존, 꼴찌는 전원 탈락 그리고 그 중간팀들은 미션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본 심사위원들의 판단에 의해 일부가 생존하는 팀 미션이었다. 이 미션은 지금껏 요리 대결을 펼치는 여타의 음식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는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음식만 잘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고, 레스토랑 운영 또한 잘 해야 살아남는 미션이다. 메뉴 선정에서부터 가격 정책 같은 경영적인..
‘삼시세끼 light’, 예능적인 맛은 덜해도 임영웅과의 평화로운 시간들이니등장부터가 조심스럽다. 다른 게스트도 아니고 임영웅이 아닌가. tvN ‘삼시세끼 light’의 10년 차 베테랑들인 유해진, 차승원조차 말을 쉽게 놓질 못한다. 워낙 존재감이 큰 게스트지만 임영웅 본인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전날 미리 그 곳에 왔었다는 임영웅은 소주라도 한 잔 하고 방송을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긴장됐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임영웅에게도 이런 예능은 익숙하지 않다. 게다가 ‘삼시세끼’라는 레전드 예능이고 대선배들인 유해진, 차승원과 함께가 아닌가. 이등병의 마음으로 왔다는 임영웅은 그래서 자기에게 이 일 저 일 시켜달라고 요청한다. 그렇게 편안하게 해주려는 심산이다. 유해진과 차승원도 조금씩 마음을 놓고 ..
“유명요리사인 백수저 여러분은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지만 무명요리사인 흑수저 여러분은 자신의 이름대신 본인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불리게 됩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에서 한 자리에 모인 100인의 요리사들을 설명하는 이 대목은 여러모로 JTBC ‘싱어게인’을 떠올리게 만든다. ‘무명요리사’라는 표현은 ‘무명가수’처럼 들리고 닉네임으로 불리게 될 그들이 자신의 이름을 찾을 수 있는 건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상황이 ‘싱어게인’의 룰을 떠올리게 만든다. 역시 ‘싱어게인’을 제작했던 팀이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는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들은 아마도 ‘무명요리사’라는 지칭에 꽂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무명요리사’가 아닌 ‘흑백요리사’..
태어난 김에 살고,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하는 기안84가 이번에는 음악에 뛰어들었다. MBC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는 어려서 가수가 꿈이었다는 기안84가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힙합부터 메탈 같은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경험하는 과정을 담았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의 스핀오프로 이 프로그램 역시 일종의 여행 예능의 성격을 가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에 일단 부딪치고 뛰어들어가 체험해보는 기안84 특유의 색깔이 더해지면서 진짜 음악 도전기의 성격까지 더해졌다. 함께 음악일주를 할 빠니보틀과 유태오가 본격 합류하기 전 뉴욕 브루클린에서 기안84가 뛰어든 힙합의 세계가 그렇다. 기안84는 이 힙합 체험을 통해 느낀 소회들을 가사로 적어 작곡가의 곡을 받아 ‘민들레’라는 음원으로 냈다. 이 곡은 음원차트..
‘서진이네2’, 이제 외국인들은 한식 문화까지 즐기려 한다“닭갈비.” 한 외국인 손님이 그렇게 메뉴를 주문하자 그걸 받아적던 최우식이 “완벽한 발음이네요.”라고 말해준다. 실제로 그렇다. 이 외국인은 어디서 보고 들었는지 이 음식을 발음하는 게 낯설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음식이 나오자 마침 함께 앉아 있는 테이블에서 그 날 처음 만난 다른 손님에게 먹어보고 싶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자 닭갈비와 더불어 함께 나온 비빔면도 나눠준다. tvN ‘서진이네2’의 이 광경은 어딘가 익숙하다. 그건 함께 둘러 앉아 나눠 먹는 한식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주로 각자의 음식을 따로 먹는 외국인들의 음식 문화와는 사뭇 달라 때론 이상하게 여겨지기도 하던 그 풍경을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서진뚝..
‘언니네 산지직송’, 여성 예능이 보여준 색다른 정경“분위기가 오늘... 갯장어 잡는가 보다.” 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에 나온 차태현은 예능 고수답게 정확하게 그 날 그들이 해야할 일을 꿰뚫어본다. 사실 그건 시청자들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남해의 멸치와 단호박, 영덕의 복숭아와 물가자미에 이어 고성으로 이어진 ‘언니네 산지직송’을 통해 그들이 아침에 먹는 음식에 그 날 해야할 일이 들어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갯장어 음식점에 먼저 들어온 차태현이 금세 분위기를 파악해버린 이유다. 하지만 차태현이 이토록 예능 눈치가 빨라진 건 그가 꽤 많은 프로그램들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1박2일’ 시즌2와 시즌3를 함께 했고 ‘용띠클럽’, ‘거기가 어딘데?’, ‘서울촌놈’, ‘어쩌..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 기안84표 여행이라 가능한 새로운 도전“Fxxx MBC” 기안84의 입에서 순간 욕이 튀어나온다. 어둑한 공터 같은 곳에 모여 싸이퍼 대결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 자신도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해 가사까지 고민한 후 나선 기안84였다. 하지만 막상 뛰어든 싸이퍼 도전에 말문이 막히고, 리듬은 계속 흘러나오고, 뭔가 좀 센 척 해야 할 것 같은 급한 마음까지 더해져 저도 모르게 그런 욕이 튀어나온다. 그걸 스튜디오에서 영상으로 보던 출연자들은 모두 웃음을 터트리며 쓰러졌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이번에는 ‘음악일주’로 돌아왔다. 어려서 꿈이 가수였다는 기안84가 음악을 소재로 하는 여행을 하는 것이 콘셉트다. 그래서 떠난 뉴욕. 지금까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 떠..
‘서진이네2’, 추운 아이슬란드라서 뜨끈한 뚝배기의 훈훈함이 더 크다“도움을 주신 분들. 여기 공사해 주신 분, 다른 곳 섭외해 주신 분...” tvN ‘서진이네2’에서 ‘초대의 날’이 뭐냐고 묻는 최우식에게 제작진은 그 취지를 설명해준다. ‘서진뚝배기’가 개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던 분들을 초대하는 날이란다. 사실 기존 ‘윤식당’이나 ‘서진이네’에서 이처럼 현지 개업에 도움을 주신 분들은 손님으로 찾아온 바 있다. 그래서 맛난 한 끼를 드시는 와중에 자신이 현지 식당을 위해 어떤 걸 했다는 걸 깜짝 알려주는 것으로 반가움을 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아이슬란드에서 펼쳐진 ‘서진이네2’는 첫 날부터 오픈런하는 손님들 때문에 그런 분들이 문앞에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생겼다. 굳이 ‘초대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