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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아직도 못 돌아온 소녀들을 어이할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2. 25. 08:29
어째서 모두가 봐야하는 영화일까 단 한 장면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하다. 구덩이에 아무렇지도 않게 버려진 소녀들. 흙투성이의 맨발과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것만 같은 눈물 자욱. 다른 곳에서 봤다면 그 색색의 한복이 그토록 고울 수 있었을 그녀들이 거기 그렇게 방치되어 있다. 그녀들의 몸은 차갑게 식어버렸지만 직전에 남긴 그녀들의 마지막 목소리들이 귀에 쟁쟁 울리는 듯하다. 그 구덩이는 이라는 영화가 애써 재현해내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아예 없었던 것이 될 뻔했을 게다. 그것이 또 끔찍하고 먹먹하다. 어찌 보면 그리 대단히 돈이 많이 들 것 같지도 않은 이 영화가 빛을 보기까지 무려 14년이 흘렀다는 사실은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 앳된 나이에 그 먼 곳까지 끌려가 지옥을 살다 겨우겨우 살아 돌아온 분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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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과 '뿌리'는 왜 비밀조직을 등장시킬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2. 25. 08:26
의 무명, 의 밀본에서 보이는 작가의 야심 SBS 월화사극 에서 드디어 ‘밀본(숨은 뿌리)’이 등장했다. 에서 세종의 한글 창제와 유포를 막는 세력으로 등장했던 비밀조직이 ‘밀본’이다. 이 ‘밀본’이란 조직은 “꽃은 꽃일 뿐 뿌리가 될 수 없다”라는 말로 그 조직의 성격을 설명한다. 정도전(김명민)이 1대 본원인 ‘밀본’은 그가 주장한 대로 ‘왕의 나라’가 아닌 ‘사대부의 나라’를 꿈꾸는 조직. 왕은 상징성을 드러내는 꽃일 뿐, 실질적으로 나라가 움직이는 건 사대부들에 의한 관료 시스템이며, 그들의 근본적인 힘은 백성(민본)이라는 뿌리에서 나온다고 밀본은 주장한다. 제 1대 본원인 정도전은 사대부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밀본을 세우며 위민(爲民), 애민(愛民), 중민(重民), 안민(安民), 목민(牧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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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 유아인, 왜 청춘의 꿈은 버려야할 욕심이 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2. 24. 08:33
에 이어 에서도, 어른들과 맞서는 유아인의 청춘 “욕심이요? 왜 제가 가진 꿈만 욕심이라고 하십니까? 왕이 된 것은 아바마마의 꿈이 아니었습니다. 의안대군 역시 꿈을 꾼 적이 없을 것이나 세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런 꿈을 꾸어왔습니다. 헌데 왜 제 꿈만 욕심입니까?” SBS 에서 이방원(유아인)은 세자가 되려는 욕심을 버리라는 아버지 이성계(천호진)에게 그렇게 울분을 토로한다. 역사적 사실만 두고 보면 이성계가 그 왕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도, 또 정도전(김명민)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지 않고 조선을 건국해 모든 권력을 틀어쥔 채 새나라라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이방원이 정몽주(김의성)의 폭주를 막아서다. 이성계도 정도전도 정몽주를 끌어안기 위해 그들이 죽을 위기에 처하고 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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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트', 어째서 김고은은 노라고 말하지 못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2. 24. 08:31
,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뒤틀어지게 했나 왜 홍설(김고은)은 누군가의 요청에 대해 노(No)라고 자신있게 거절하지 못할까. tvN 에서 홍설이 걸린 덫은 다름 아닌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 가장 크다. 그녀는 좋게 보면 마음에 걸리는 것을 못견뎌하는 ‘오지라퍼’지만 나쁘게 보면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빠진 양다리녀처럼 보인다. 물론 거기에 그녀의 의도가 들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어쩌다 보니 그녀의 성격이 그렇게 자신을 만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미 유정(박해진)과 공개적인 연인 사이를 선언한 그녀가 백인호(서강준)에게 선을 긋기를 바란다. 그것이 유정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또 백인호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정과 연인 사이이면서 그녀는 동시에 백인호라는 친구(?)에게도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