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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왜 통쾌하지가 않고 처연할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2. 18. 09:54
, 단순한 카타르시스가 아닌 성찰을 택한 까닭 영화 는 그 제목이나 포스터만으로도 압도적이다. 포스터 한 가득 얼굴을 채운 최민식에게서 느껴지는 카리스마는 영화 속 대호와 그 이미지가 절묘하게 겹쳐진다. 게다가 ‘일제강점기의 마지막 호랑이’라는 문구는 그 압도감에 비장미까지 흐르게 만든다. 라는 영화에서 어떤 강력한 액션과 스펙터클 그리고 포스와 맹수 사이에 오가는 긴장감을 기대하는 건 그래서 당연한 일일 게다. 하지만 생각만큼 는 관객들에게 쉽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일본군들이 마치 전쟁을 치르듯 대호 한 마리를 잡겠다고 산으로 진군하고 그들을 성난 호랑이가 궤멸시키는 장면은 잠깐의 카타르시스가 제공하지만 이야기의 서사는 그 시각적인 쾌감이나 액션의 장쾌함에 맞춰져 있지 않다. 대신 이야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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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박성웅과 남궁민, 새로운 흥행캐릭터의 계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2. 18. 09:51
남궁민과 박성웅, 거악과 거악 잡는 소악 SBS 수목극 에서 극의 힘을 만들어주는 장본인은 남규만(남궁민)이다. 재벌 망나니 후계자로서 ‘갑질’과 ‘금수저’의 면면들을 보여주는 이 캐릭터는 시청자들을 공분하게 만든다. 사람을 죽이고도 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비아냥대는 사이코 패스 같은 모습이나, 술집에서 접시에 술을 따라놓고 개처럼 마시면 차키를 주겠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돈이면 뭐든 다 된다는 식의 갑질이 그렇다. 남규만이라는 캐릭터는 여러모로 올 여름 영화 시장을 강타했던 의 조태오(유아인)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의 성공은 어쩌면 이 조태오라는 악역에 의해 가능했다고도 여겨진다.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악을 캐릭터화한 그 인물이 어떻게든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픈 욕망은 이 땅에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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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엄홍길 대장이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2. 17. 08:50
, 인간은 어째서 인간인가 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없는 영화다. 물론 중간에 극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기 위해 극화된 부분이 있지만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엄홍길 대장의 휴먼원정대를 소재로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한계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영화가 그려내는 극적인 이야기의 감동을 지워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 영화는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 실제라는 것에 더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해주는 면이 있다. “산에 왜 오르는가”라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라고 답한 에베레스트 첫 등반자인 영국의 조지 리 맬러리의 유명한 말은 이 영화 속 인물들에게도 농담처럼 회자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산에 왜 오르는가”에 대한 질문보다는 “왜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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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 그 폭발력은 더러움의 폭로에 있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12. 16. 14:41
, 더러워 보기 싫다면서도 기꺼이 보는 까닭 영화 이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서 600만 관객 돌파란 기록은 놀라운 일이다. 이 흐름이라면 , 의 기록도 갈아치울 기세다. 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된 것은 이 영화의 폭력성과 선정성이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저 조폭들이 치고 박는 수준의 폭력성이 아니라 신체 일부를 절단하는 장면도 버젓이 나오고, 그저 베드신이 아니라 난잡하다 못해 더럽게까지 느껴지는 섹스 파티가 등장한다. 그러니 청소년 관람불가 딱지를 달 수밖에 없다.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그래서 두 가지 반응을 보낸다. 너무 더러워 생각하기도 싫다는 반응이 그 첫 번째다. 폭력성이야 차치하고라도 나이 지긋한 재벌 총수와 언론인, 정치인, 법조인이 홀딱 벗고 나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