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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웃음의 '차우', 클리쉐를 잡아먹다 '차우'는 마치 이 영화가 중심에 세워놓은 멧돼지처럼 어디로 이야기가 튈지 모르는 영화입니다. 그저 할리우드식의 괴수영화를 우리식으로 번안한 그저 그런 장르영화로 생각했다가는 계속 뒤통수를 쳐대는 이 멧돼지같은 이야기에 혼이 쏙 빠져버릴 지도 모릅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골격은 물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르영화에 기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죠스'를 보면 갑자기 이 식인상어가 사람을 잡아먹는 장면들이 공포영화처럼 등장하고, 상어를 잡기 위해 이른바 헌터들이 모여들고, 이로써 서로 잡고 잡아먹히는 '동물의 왕국'을 보여주다가 결국 의외의 방법으로 의외의 인물이 상어를 잡아내는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죠. '차우'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로 보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장르를 다루면서 그 장르가 가.. 더보기
'사다함의 매화'가 '선덕여왕'에 중요한 이유 '선덕여왕'의 '사다함의 매화'에 대한 갑작스런 관심집중은 조금 뜬금없기까지 합니다. 그것은 그저 하나의 책력(달력)에 불과하죠. 물론 이것은 현재 시점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말이 달라집니다. 천문을 보는 것, 그리고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농사에 기반을 둔 국가로서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권력의 바탕이 되는 것이죠. '사다함의 매화'가 이처럼 베일을 벗고 '선덕여왕'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로 자리하는 것은 그 때문일 것입니다. 이 즈음에서 다시 '선덕여왕'을 되돌려 생각해보면 이 사극이 어떤 일관성 있는 전개를 해왔다고 보여집니다. 그것은 이 사극이 바로 천문, 즉 하늘의 뜻을 읽는 자들의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덕만과 천명의 탄생과정에서 줄곧 등장했던 별자리 이야기가 그렇고, 덕.. 더보기
'선덕여왕'이 남장여자를 활용하는 법 '선덕여왕'의 남장여자 설정, 실보다 득이 많다 '선덕여왕'의 덕만(이요원)은 남장여자다. 시청자들은 덕만을 연기하는 이요원이 여자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드라마 속 인물들은 아직까지 그녀가 여자임을 모른다. 이것은 하나의 약속이다. 하지만 약속이라고 하더라도 그 드라마 속 리얼리티는 충분히 있어야 수긍이 갈 것이다. 낭도로서 동료들과 오래도록 함께 지내면서 훈련을 하고 전쟁까지 수행하면서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이 조금도 드러나지 않는 것은 이 사극의 리얼리티에 꽤 큰 빈틈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약점이 예기되는 상황 속에서 굳이 덕만을 남장여자로 설정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유는? 실보다 득이 많으니까. 먼저 덕만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극적으로 성장.. 더보기
'결못남', 트렌디 멜로 그 이상인 이유 결혼,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 사이에서 나이 마흔에 접어든 독신남녀. 의사와 건축가라는 전문직의 그들.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대며 툭탁거리면서 정이 들어가는 두 사람. 무엇보다 시종일관 배꼽 빠지게 웃게 만드는 엉뚱한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그리고 이들 앞에 놓여진 지상과제 결혼. '결혼 못하는 남자(이하 결못남'가 갖고 있는 이러한 구도와 소재와 설정은 우리로 하여금 한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그것은 바로 '트렌디 멜로드라마'다. 실제로 이 드라마의 연출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따르고 있고, 구도 또한 현재 트렌드라 할 수 있는 40대의 화려한 독신을 다루고 있으니 이러한 호칭이 그다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결못남'을 그저 트렌디 멜로드라마라고 지칭했을 때, 그 호칭의 부정적인 이미.. 더보기
'무한도전', 지금의 시청률을 지지하는 이유 '무한도전'이 이번에는 듀엣가요제를 하는군요. 지난주에는 '여드름 브레이크', 그 전주에는 '궁밀리어네어', 또 그 전에는 '기습공격', '춘향뎐', '하루만의 세계여행'... 이렇게 주욱 소재들을 나열해보면 등장인물들은 같지만 완전히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매번 보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예능이라면 가져야할 웃음의 포인트들도 저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여드름 브레이크'가 '프리즌 브레이크'를 패러디로 가져와 리얼액션이 가지고 있는 예측 불허의 반전의 반전을 그 웃음의 포인트로 세우고 다른 한편으로 재개발과 철거의 문제를 의미로 세웠다면, '궁 밀리어네어'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패러디해 퀴즈쇼가 갖고 있는 리얼리티 요소에 체험과 기억을 연결시켜 재미를 부가시켰죠. '기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