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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의 웃음보다 값진 땀 태안으로 간 ‘라인업’, 그 살림의 손길 “야 이거 어떻게 하냐?” “정말 화난다 화나.” SBS ‘라인업’의 ‘서해안을 살리자’편에는 개그맨들의 웃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모두 침통한 얼굴이었고 바다가 오일천지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광경 앞에 아연실색했다. 하지만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에 몇 회 정도 웃음이 없는 게 대수일까. 조금이라도 기름을 제거하고자 온몸으로 뛰어든 그들의 땀은 웃음보다 값진 것이었다. 화면을 가득 메운 기름유출사고로 태안에 밀어닥친 절망감은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왜 분노하게 된 걸까. 그것은 마치 신성한 몸을 더럽힌 파렴치범들의 행위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가해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피해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며 울고 있었다. 우리의 어머니 같은 바다는 가.. 더보기
음악과 몸 개그, 그리고 웃기는 가수들 음악 버라이어티 쇼가 보여주는 가수들의 현실 음정 박자 틀려도 막춤에 열창을 해대는 사람, 그리고 그 맥을 끊는 땡! 하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오는 웃음. 28년 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트레이드마크다. 암기한 가사를 조심조심 부르는 출연자들, 토씨 하나가 틀리자 갑자기 머리로 떨어지는 쟁반과 함께 터져 나오는 웃음. 바로 ‘쟁반노래방’만의 진풍경이다. 유난히 노래와 춤을 즐기는 국민성 때문일까. TV는 오래 전부터 춤과 노래를 웃음으로 전달해왔다. 그것은 시대가 지나도 마찬가지. 버라이어티쇼라 해서 연예인들이 모일라 치면, 어김없이 노래와 춤이 등장한다. 거기에는 멋진 춤과 노래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것은 노래와 부조화되어 무너지는 몸과 음이 유발하는 웃음이다. 그.. 더보기
만화 같은 드라마, 좋아하세요? 2007년 마니아 드라마가 말해주는 방송사별 특색 2007년 한 해의 드라마를 특징짓는 한 현상은 시청률은 낮은데 호평 받았던 이른바 ‘마니아 드라마’일 것이다. ‘마왕’, ‘경성스캔들’, ‘한성별곡’, ‘얼렁뚱땅 흥신소’까지 가장 많은 마니아 드라마를 양산한 곳은 KBS. 여기에 MBC의 ‘메리대구 공방전’ 정도가 그 범주에 들어간다 할 수 있다. 희한한 일이지만 SBS는 단 한 편도 마니아 드라마라 꼽을 만한 것이 없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마니아 드라마를 등장하게 했고, 그 양태가 방송사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 같은 드라마에 웃고 울고 마니아 드라마의 한 특징은 그것이 만화를 닮았다는 점이다. 만일 만화로 친다면 ‘마왕’은 사이코 메트리가 등장하는 본격 스릴러가 될 것이며, ‘경.. 더보기
‘이산’, 영조의 정치를 그리는 이유 천근같은 입, 백성을 자식처럼 보는 마음 MBC 월화 사극 ‘이산’에서 앞으로 정조가 될 세손 이산(이서진)은 할아버지 영조(이순재)가 준 전권을 갖고 개혁을 시도한다. 그간 호시탐탐 자신을 암살하려는 자들과 싸워왔던 이산으로서는 그 갑작스런 전권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절치부심 칼날을 집어든다. 제일 먼저 칼을 대는 곳은 시전상인들이 틀어쥐고 있는 경제다. 정치란 사실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말만 무성하고 실제 백성은 곤궁함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니 만큼 방향은 제대로 잡은 셈이다. 그들과 부패한 신하들의 정경유착은 난전상인들과 같은 백성들의 상업을 뿌리째 흔들어왔다. 게다가 백성들에게 가야할 경제적 혜택이 부패한 신하들에게 가면서 그렇게 얻어진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자신을 압박하는 상황이니.. 더보기
‘원스’, 그들의 음악은 가난하지 않다 귀로 보는 영화 ‘원스’ “때론 ‘음악’이 ‘말’보다 더 큰 감동을 전할 수 있다.” 지난 9월 10개관으로 개봉했던 ‘원스’는 13주차가 되면서 20개관으로 확대 개봉되었고 20만 명의 흥행에 육박하고 있다. 제작비가 1억4천만 원에 불과한 독립영화로 보면 이 영화의 흥행은, 더 많은 물량이 투여되는 기획영화들이 거둔 약 500만 명의 흥행에 버금가는 성공을 이룬 셈이다. 그 성공의 이유는 바로 존 카니 감독의 말과 다르지 않다. ‘원스’는 음악이 우리 인생에 주는 최고의 선물들을, 그 순간들을 86분 짜리 영상에 담아 전하는 음악에 관한, 음악에 의한, 음악의 영화다. 음악의 기적1. 노래의 진심이 다른 마음에 닿는 순간 사람의 마음을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 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