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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엄마의 희비극, 누가 만들었나 ‘강남엄마 따라잡기’가 가진 가치 SBS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는 풍자극으로 출발했다. 한석봉의 일화를 패러디한 첫 장면이 그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왜 굳이 제목을 강남엄마로 잡고, 구체적인 지역을 거론했을까. 드라마 종영에 즈음해 생각해보면 ‘강남엄마’라는 직설어법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풍자란 에둘러 현실을 꼬집는 재미를 주어야 하는데(여기서 꼬집는 현실에는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도 포함한다) 강남엄마란 직접적인 용어는 풍자극을 심각한 사회극으로 오인하게 만들었다. 시선을 잡아끈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강남에 사는 엄마들의 입장에서 보면 속상할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현실적으로 환원된 드라마는 현실의 검증이란 쓸데없는 논란까지 만들어낸다. 여러 모로 보나 우리 교육에 대해 용기 .. 더보기
여성들을 꿈꾸게 한 그 곳, ‘커프 1호점’ 욕망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커프’ 그동안 드라마 속의 여성 캐릭터들이 진화를 거듭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거기에는 기본적으로 현실이라는 축이 존재했다. 그들은 남성들의 낙점을 기다리던 수동적인 신데렐라에서 차츰 씩씩하고 생활력 강한 능동적인 존재로 변모해왔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남성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그것은 나이가 되기도 했고(‘여우야 뭐하니’, ‘올드미스 다이어리’ 등등), 촌스러운 이름이나 여성스럽지 않은 외모와 내면(‘내 이름은 김삼순’ 같은)이 되기도 했다. 물론 빈부의 차이나, 태생의 문제는 대부분의 트렌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그것들은 형태만 달랐지 결국 모두 남성성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무엇이 여성들을 꿈꾸게 했나 ‘커피 프린스 1호점’은 이들 남성성의 그늘(제도) 안에서 꿈꾸.. 더보기
‘커프’의 동성애 코드가 말해주는 것 ‘커프’는 동성애 드라마가 아니다 ‘동성애’란 금기의 단어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타고 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일부에서는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마치 동성애 드라마나 되는 듯이 여기면서, 우리 사회가 터부시하던 ‘동성애’에 대해 이제 관대해졌다는 섣부른 관측을 하기도 한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은 분명 장치로서 ‘동성애 코드’를 활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를 동성애 드라마라 하기에는 지나친 면이 있다. 헐리우드발 감동의 휴먼 드라마, ‘브로크백 마운틴’, 최근 게이 커플이 등장했던 ‘후회하지 않아’는 동성애 영화다. 이 영화들은 그 기본설정 자체가 동성의 커플의 애틋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다만 동성애를 다루는 시각은 조금씩 다르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동성애를.. 더보기
주말드라마의 인해전술, 그 이유 가족드라마의 진화, 주말드라마의 퇴화 도대체 등장인물이 몇 명이나 되는 걸까. 주말드라마들 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코너를 보면 SBS의 ‘황금신부’와 KBS의 ‘며느리 전성시대’는 모두 18명이, MBC에서 새로 시작하는 ‘깍두기’는 무려 19명의 주요인물이 등장한다. 이러다가는 심지어 한 회에 등장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나올 지경. 주말드라마들은 왜 일제히 인해전술(?)을 쓰기 시작한 걸까. 그 해답은 바로 가족드라마에 있다. 주말드라마는 그 특성상 어떤 식으로든 가족드라마를 표방하기 마련. SBS의 ‘하늘이시여’나 MBC의 ‘누나’, ‘문희’는 물론 ‘진짜 진짜 좋아해’, ‘결혼합시다’ 등도 트렌디와 멜로를 넘나들지만 여전히 그 틀은 가족드라마 안에 있었다. 물론 KBS의 주말드라마는 그 공영성으로 인해 .. 더보기
‘개늑시’, 한국형 액션 스릴러의 새 장을 열다 단순 복수극을 넘어서는 ‘개늑시’의 힘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이 다루고 있는 것은, 기억이란 부서지기 쉬운 장치에 기대 살아가는 가녀린 인간이 겪는 운명에 대한 것이다. 만일 ‘기억’이란 부분이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그저 부모를 죽인 원수를 찾아 복수하는 단순하기 그지없는 홍콩 액션 영화의 답습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단순한 복수극과 액션에만 있지 않다. 드라마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주먹을 날리고, 칼을 휘두르고, 몽둥이를 휘두르는 액션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취하는 캐릭터가 가진 내면의 갈등이다. 자신이 싸우고 있는 것이 도대체 개인지 늑대인지 알 수 없는 그 상황 속에서 끝없는 갈등에 휩싸이게 되는 인물들이 가진 어쩔 수 없는 자가당착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