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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박서준, 이 꽃다운 청춘들의 절규가 들리는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22. 08:37
은 어째서 청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는가 “천인은 그냥 짐승처럼 죽어야 하는 거야? 그깟 성문 좀 넘은 게 죽을 일인가. 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건데!” 둘도 없는 친구 막문(이광수)의 죽음 앞에 무명(박서준)은 절규했다. 그 절규에 대해 막문의 아버지인 안지공(최원영)은 이렇게 얘기했다. “그게 이 신국의 구역질나는 질서다.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KBS 은 이렇게 한 청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죽음을 맞은 막문이 원했던 건 그저 아버지와 누이를 만나는 것이었다. 천인 출신인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 망망촌에 버려졌고, 가족을 찾기 위해 넘어서는 안되는 왕경을 넘어 들어온 것이지만, 그는 삼맥종(박형식)의 얼굴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유일한 성골인 삼맥종은 자신을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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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그래도 박서준의 주령구에 운을 맡길밖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21. 10:58
, 박서준은 왜 주령구를 굴릴까 “난 인생 운빨이라고 생각하거든. 근데 너 오늘 운 없다.” 진골들의 연회장에 들어선 무명(박서준)은 친구인 막문(이광수)을 흠씬 두들겨 패는 귀족에게 그렇게 첫 마디를 던진다. 달려드는 그를 가볍게 제압한 무명은 바닥에 칼로 둥그런 원을 그어놓고 말한다. “왕경에 들어온 천인을 베는 게 니들 법이면 이 선을 넘어온 귀족을 베는 건 내 법이다. 베고 싶으면 넘어와서 베. 다 상대해줄 테니까.” KBS 첫 회의 이 마지막 장면은 이 사극이 앞으로 전개해나갈 이야기의 대부분을 이야기해준다. 그것은 천인의 신분이자 이름조차 없어 무명이라 불리는 이가 왕경의 진골들만 있는 곳으로 뛰어 들어와 그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자기만의 독보적 위치를 세워가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의 모습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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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를 통해 '낭만닥터'가 보여주려 한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21. 10:56
, 위기가 보여주는 그 사람의 진가 메르스. 우리에게는 공포의 한 자락으로 남아있는 단어다. 바깥출입 자체를 꺼리게 만들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게 만들었던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이라 불리는 감염증. 하지만 질환 그 자체보다 더 공포스러웠던 건 이런 위급상황에 드러난 콘트롤 타워의 부재가 아니었던가. SBS 는 왜 하필 메르스 사태를 다시 드라마 속으로 끌어들인 걸까. 응급실에 갑자기 몰려든 환자들과 그들이 보이는 비슷한 증상들. 메르스 증상이 의심된다는 판단을 한 강동주(유연석)는 응급실을 폐쇄 격리조치하고 자신은 남아 간호사들과 환자들을 돌본다. 격리된 환자와 가족들 중에는 그 곳을 벗어나려 난동을 피우는 이들도 있지만 강동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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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재즈로 풀은 사랑과 예술의 마법 같은 순간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2. 20. 10:04
, 이 영화의 마법 속에 빠져버린 까닭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마법 같은 영화다. 생각하고 곱씹어보면 볼수록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둔중한 울림이 점점 커진다. 그건 힘겨운 현실 속에서 음악이나 연극, 영화 같은 예술이나 상처받은 아픈 영혼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위로받으며 커나가고, 궁극에는 어떤 마법 같은 사랑의 완결을 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라는 뮤지컬 영화에는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져져 때론 강렬하고 때론 감미로운 재즈 음악 속에 흐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우리의 뒤통수를 친다. 그리고 그 둔중한 깨달음은 삶이 얼마나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따뜻한 것들을 찾아내는가를 알게 해준다. “를 통해 음악과 노래, 춤에 대해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