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토토가2, 무엇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나

 

MBC <무한도전>은 드디어 예능춘궁기를 넘게 된 것일까. 지난 42일 방영됐던 <웨딩싱어즈>는 생각만큼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그잖아도 뚝뚝 떨어지던 시청률이 10.8%까지 떨어졌다. 16%대까지 나오곤 했던 시청률이 계속 떨어져 10%대까지 떨어지는 상황. <무한도전>이 그토록 염려했던 예능 춘궁기가 결국은 도래한 것처럼 보였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하지만 지난 주 퍼펙트센스특집으로 헬기 몰래카메라를 보여주면서 13.6%의 시청률로 반등한 <무한도전>은 이번 주에서는 퍼펙트센스의 마지막 남은 분량인 정준하가 실제 헬기를 타는 몰래카메라를 내보낸 데 이어, 이미 화제가 됐던 토토가2-젝스키스편을 방영하며 시청률 15%를 찍었다. ‘예능 춘궁기라는 말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도대체 토토가2’의 무엇이 이런 힘을 발휘했던 걸까.

 

역시 가장 큰 건 젝스키스라는 90년대 아이돌이 환기시키는 복고와 향수의 힘이다. 당대 HOT와 양대거목으로 라이벌이었던 젝스키스. <응답하라 1997>의 주요 소재가 되었던 그들이다. 하지만 젝스키스는 당시 3년여 만의 활동을 끝으로 갑작스레 해체를 선언했다.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들이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모여 완전체가 되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물론 당시 젝스키스멤버들 중에는 지금도 방송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은지원이나 장수원 같은 친숙한 인물들이 있다. 은지원은 <신서유기>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중이고, 장수원은 최근 <배우학교>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 반가운 멤버들은 역시 그간 방송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강성훈, 김재덕, 이재진, 고지용 같은 이들이다. 그 중에서 김재덕은 가끔 <라디오스타>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기도 했지만 다른 인물들은 영 얼굴보기도 쉽지 않았던 터다.

 

유재석과 하하가 섭외를 위해 만난 첫 자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이재진이다.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독특한 질문과 대답을 구사하는(?) 그는 유재석과 하하를 당혹스럽게 만들면서 독특한 캐릭터로 부상했다. 예능이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쏟아내는 그는 유재석과 하하를 곤란하게 만들 정도로 참신하게 다가왔다.

 

토토가의 통과의례인 노래방 점수 내기 미션에서 젝스키스 멤버들은 너무 오래되어 안무를 잘 기억 못하고 노래도 틀리는 실수연발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은 리드 보컬인 강성훈이었다. 전성기 때의 노래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며 거의 혼자 노래를 다 소화해내는 그의 모습은 토토가2’의 무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또한 지금은 사업가로 변신해 자신이 젝스키스였다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던 고지용이 마지막으로 토토가2’에 합류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장면이 되었다. 이로써 젝스키스가 한 멤버도 빠짐없이 완전체가 되는 순간이 아닌가.

 

토토가2’가 시즌1과 달라진 점은 여기에 게릴라 콘서트라는 새로운 기획 포인트를 넣었다는 점이다. 물론 언론에 일찍 알려짐으로써 게릴라 콘서트하나마나 콘서트가 되었지만 잠깐 흘러나온 예고편을 통해 드러났듯이 젝스키스팬들을 위한 게릴라 콘서트역시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상상만 해도 감동적인 무대가 예고되어 있다.

 

<무한도전>예능춘궁기를 맞아 내놓은 토토가2’는 확실히 주효했다고 보인다. 음악이 있고 추억과 향수가 있으며 나아가 팬들과의 교감을 통한 감동이 있다. ‘게릴라 콘서트는 무산됐지만 이것은 없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마나 콘서트라는 아이템이 하나 더 붙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로써 하나마나 콘서트의 웃음으로 시작될 무대는 마지막 게릴라 콘서트의 감동으로 끝날 전망이다. ‘예능춘궁기로 주린 시청률에 대한 갈증은 토토가2’라는 단비를 만나 해갈되어가고 있다.

나영석 PD의 초심이 느껴지는 <신서유기>

 

워밍업은 끝났다. 이미 작년에 인터넷을 통해 방영됐던 <신서유기>. 당시 이 프로그램은 꽤 큰 화제를 만들었다. 일단 나영석 PD가 만든다는 것이 그 첫 번째였고, 그와 함께 했던 <12> 초창기 멤버들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출연한다는 게 그 두 번째였으며, 이들이 국내가 아닌 중국에 간다는 것이 세 번째고, 그들이 거기서 <서유기>의 캐릭터로 버라이어티를 보여준다는 게 네 번째였으며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이 인터넷으로 방영된다는 게 다섯 번째였다.

 


'신서유기2(사진출처:tvN)'

<신서유기>는 이처럼 흥미를 끄는 기획 포인트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즉 이 다섯 가지 포인트(물론 더 따지고 들어가면 할 이야기들은 더 많지만)의 어느 쪽을 주안점으로 들여다봐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거의 저인망식(?) 예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이 아이템이 인터넷에서만 방영되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 방송의 특성상 짧게 끊어지는 호흡은 그 나름의 재미를 만들었지만, 그것이 너무 소품처럼 이 아이템을 여겨지게 만든 건 아쉬운 대목이었다.

 

<신서유기>가 케이블 버전으로 시즌2를 찍는다고 했을 때 특히 기대감이 컸던 건 그래서다. 그렇게 한 시간 남짓한 프로그램으로 묶여진 <신서유기> 시즌2는 확실히 이 아이템의 크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2회 분량에 걸쳐서 인터넷에서 방영됐던 <신서유기> 시즌1이 재편집되어 보여졌다. 인터넷과 케이블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지워졌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것조차 하나의 웃음으로 바꾸는 나영석 PD의 능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시즌1에서 느껴지는 건 이들이 <12> 시절의 그들이 더 이상 아니라는 점이다. ‘옛날 거라고 놀림을 받으며 중국에 오면서도 입수준비를 하고 온 강호동은 어딘지 짠한 느낌을 주었고, 이수근은 여전히 깨알 같은 개그 욕심들을 드러내며 쉴 틈 없는 웃음을 만들었지만 어딘지 조심스러움이 느껴졌다. <12>에서는 막내로서 강철 체력이었으나 이제는 숨을 헐떡이는 이승기나, 여전히 악동 같지만 이제는 강호동의 잔꾀에 당하기도 하는 지니어스 은지원도 마찬가지였다.

 

시즌1의 이야기는 그래서 그간 <12> 이후 저마다 여러 일들을 겪어오며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그들의 모습들을 한편으론 짠하고 한편으론 웃기는 것으로 드러내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니 이건 어찌 보면 시즌2부터 본격화될 이야기의 전제 정도가 될 것이다. <서유기>란 결국 요괴들이 여정을 거쳐 인간이 되어가는 서사를 담고 있다. <신서유기>는 어쩌다 예전 같지 못하게 되어버린 출연자들이 그 본래의 색깔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어딘지 예전 <12>의 느낌이 나는 갖가지 미션들과 복불복이 이어지고 나영석 PD와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이 등장한다. 기상미션에 꼴찌를 해 1위안밖에 받지 못한 은지원 앞에서 굳이 맛난 음식들을 가져와 먹으며 그를 놀리는 표정을 짓는 나영석 PD의 모습은 <12> 시절 출연자들에게 탈락을 외치며 즐거워하던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출연자들도 그렇지만 최근 들어 나영석 PD 역시 <꽃보다 청춘> 시리즈로 곤욕을 치렀다. 논란도 논란이지만 그가 가장 뼈아픈 건 <꽃보다 청춘>의 재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니 이제 <신서유기> 시즌2는 어찌 보면 나영석 PD 역시 그 본래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지 않을까. 나영석 PD의 초심이 느껴지는 <신서유기> 시즌2에 특히 관심이 가는 이유다

<기억>, 알츠하이머 소재를 이렇게 다루다니

 

기억이라는 소재는 드라마에서 여러 번 다뤄졌다. 흔하디흔했던 과거 신파극의 설정 중 하나가 기억 상실이고, 이런 전통은 최근 막장드라마들에서도 많이 다뤄졌다. 하지만 최근 기억의 문제는 알츠하이머라는 구체적의 질환의 문제로 다뤄진다. ‘기억 상실의 문제에 불치병이라는 소재가 얹어지기 마련이다.

 


'기억(사진출처:tvN)'

JTBC <기억>이라는 드라마도 표면적으로 보면 이러한 기억 상실의 소재가 갖고 있는 극적 장치에 기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저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를 가져오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을 표징하고 있다는 데서 놀라운 이 드라마의 무게감이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드라마는 기억 상실이 갖는 그런 속물적이고 식상하기까지 한 극적 장치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이 드라마는 고발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있다는 것을.

 

박태석(이성민)이라는 성공한 로펌 변호사는 비로소 알츠하이머라는 판정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어떤 짓들을 해왔는가를 각성하게 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이제 기억을 곧 잃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야 기억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다. 태석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이건 우리 이야기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쉽게 많은 것들을 지워버리고 덮어버리며 심지어 그런 일은 없었던 것처럼 치부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는가에 대한 이야기.

 

그 많은 사건들과 사고들을 덮어버리는 장본인들은 돈을 받고 뒤처리를 해주는 변호사들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피해자들을 위해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의 죄를 덮기 위해 법을 이용한다. 갖가지 구실을 만들고, 그것이 안 되면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협박을 일삼는다. 그래서 절대 잊으면 안 될 것 같은 사건들을 유야무야 흐릿하게 만들어버린다. 또 한 편에서는 하루하루 밥벌이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생존환경을 만들어낸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끔찍한 사건들이지만 이 알츠하이머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사람들의 기억은 자꾸만 잊혀져 간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502명이 사망했고, 성수대교가 붕괴되어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당했으며, 청소년 수련시설인 씨랜드에 벌어진 화재로 무고한 아이들 23명을 하늘나라로 보냈다. 대구 지하철에서는 방화로 인해 무려 340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리고 2년 전 제주로 가던 세월호가 진도 인근에서 침몰해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었다.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지만 그 때만 반짝 피눈물을 흘리고 나서는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마치 그런 일들이 없었다는 듯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이건 마치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회 같다.

 

사회는 그 많은 잊지 말아야 될 기억들을 기억하기보다는 덮어버리고 앞으로 달려가야만 우리가 생존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조장된 빨리 빨리는 뒤돌아보지 말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기억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또 다른 피눈물을 흘려야 할 것이다. <기억>이라는 드라마가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려서야 비로소 각성한 태석이라는 인물을 그려내는 건 여러모로 이런 우리 사회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그 끄트머리에 죽은 태석의 아이의 문제를 세워두는 것도 그래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실로 기가 막힌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토록 확장해 우리 사회의 문제로 환원시키고 표징 해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건 머리로 쓴 드라마가 아니다. 가슴으로 쓴 드라마다. 그 많은 아픔들을 가슴 깊이 새긴 채 피눈물을 토하며 쓴 드라마이기 때문에 인물들의 이야기에 우리 사회에 대한 이만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질 수 있었을 것이다. 보면 볼수록 섬뜩하게 가슴을 울리는 드라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회라니

<태후>의 비현실적 판타지, 그 어려운 걸 해낸 원동력은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지 말입니다.” 사지에서 돌아온 유시진(송중기)의 대사처럼 KBS <태양의 후예>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많은 드라마적 난점들을 신기하게도 봉합시켜나가는 일들을 해냈다. 죽을 위기를 그토록 겪으면서도 죽지 않는 인물들이나, 우르크라는 가상의 분쟁지구에서 벌어졌던 전투상황과 재난, 사고, 전염병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과한 설정들. 종영한 후 찬찬히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가 가진 현실성이나 개연성이 상당히 부족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태양의 후예(사진출처:KBS)'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런 부족함들이 드러날 때마다 마치 마법처럼 그걸 덮어버리는 보이지 않는 힘들이 등장했다. 사지에서 1년 만에 포로로 있다 탈출해 나온 유시진(송중기)을 본 강모연(송혜교)말도 안돼라고 말하고 그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은 잠시 후 강모연이 유시진에게 토라지고 짐짓 헤어지겠다고 말하다가 다시 사랑한다고 껴안는 장면들이 반복되면서 그럴 듯한 이야기처럼 봉합된다. 사실 그건 개연성 같은 합리적인 판단을 유예시켜버리는 두 사람의 강력한 판타지 멜로의 중독성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건 연기자들이다. 그걸 어느 정도의 리얼리티를 담은 연기로 보여줄 것인가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일정한 현실성과는 거리를 둔 농담 같은 설정이 들어가 있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 선마저 농담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감정은 살리되 자칫 실소가 나올 수 있는 과도한 진지함은 오히려 살짝 덜어내야 시청자들과 모종의 합의(?)’를 이룰 수 있다. 드라마 주인공들도 원하고 시청자들도 원하는 해피엔딩. 그 강력한 판타지 앞에 드라마의 비현실성은 살짝 덮여버릴 수 있고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건 그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능숙한 연기라는 점이다.

 

사실 이렇게 보면 <태양의 후예>가 그 어려운 일을 해낸가장 큰 원동력은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 같은 연기자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상남자의 면면에 특유의 여유 있는 농담을 툭툭 던지는 유시진 캐릭터는 사실 세상 어디에도 없는이상적인 남성상이지만 송중기가 있어 그걸 가능하게 했고, 때론 귀엽고 때론 사랑스러우며 한없는 상심에 눈물을 뚝뚝 흘릴 때는 보는 이들마저 마음이 아프게 해준 강모연이란 캐릭터 역시 송혜교가 있어 가능했다는 것이다.

 

또 무뚝뚝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서대영(진구) 상사나 사랑을 위해 온몸을 던지는 윤명주(김지원) 역시 마찬가지다. 만일 송중기나 송혜교, 진구나 김지원 같은 기꺼이 몰입하고 싶은 연기자들의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는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 비현실적인 드라마는 그대로 무너져버렸을 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이 드라마의 성공은 적당한 코미디적인 가벼움을 유지하면서도 순간 순간 진지해지는 상황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연기자들의 공이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수훈 갑은 역시 김은숙 작가다. 황당한 이야기 설정이나 급 전개가 가진 무리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김은숙 작가는 놀라운 대사의 힘으로 이 많은 난점들을 돌파해냈다. 사지에서 돌아온 유시진과 강모연이 마지막회에서 보여주는 폭풍 멜로의 향연은 그것이 너무 달달해 모든 드라마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을 유예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머나먼 길을 돌아와 이제 남은 해피엔딩의 행복감을 충분히 느끼게 함으로써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만들어버렸다. 물론 그것이 김은숙 작가의 단점으로 지적되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멜로의 대가라는 그 지칭이 틀리지 않다는 걸 입증한 셈이다.

 

<태양의 후예>는 무려 38.8%(닐슨 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아마도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많은 것들이 불가능한 일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가진 난점들도 또 지상파 드라마가 늘 고민하던 시청률과 화제성의 문제도 시청자들의 시선과 연기자를 포함한 제작진의 최선으로 넘어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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