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 훈련 대신 자존심 팀 대결로 돌아온 군대 리얼리티의 찐 맛

 

채널A <강철부대>에 대한 반응이 심상찮다. 대한민국 최고의 부대 6팀이 여러 미션으로 대결을 벌이는 군대 리얼리티 <강철부대>는 첫 회에 2.9%(닐슨 코리아) 시청률로 시작해 3.4%, 4.3%로 매주 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며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이 흐름대로라면 채널A의 새로운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는 무서운 상승세다.

 

<강철부대>가 가져온 군대 리얼리티는 강력한 흡인력을 가진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간 많은 논란의 요소들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최근 가학 논란으로 유튜브 방영을 중단했던 <가짜사나이> 논란은 대표적이다. <가짜사나이>는 군사 훈련의 가학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일부 교관의 부적절한 멘트들은 논란에 불을 지폈고 그렇게 강력한 자극과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강철부대>는 일단 군사훈련이라는 군대 리얼리티의 틀에 박힌 소재를 지워버렸다. 이미 준비된 6팀이 각자 자신들이 몸담았던 부대의 명예를 걸고 출연해, 갖가지 미션들을 통해 대결하는 방식은, 상명하복 같은 위계가 아니라 팀 단합과 명예를 위한 대결로 프로그램의 색깔을 바꿔놓았다. 가학성이 사라진 자리에는 저것이 인간의 능력인가 싶을 정도의 극한의 체력과 정신력 나아가 동료의 협동심을 보여주는 자리로 채워졌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특전사, 707 대테러 특수임무단, 해병대, UDT(해군특수전전단), SDT(군사경찰특임대), SSU(해군해난구조전대) 6팀이 각각 4명씩 팀을 이뤄 총 24명의 예비역들이 벌이는 팀전은 다 같이 모인 첫 만남에서부터 불꽃 튀기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아마도 악역을 맡게 된 것처럼 보이는 707팀이 군경력 대선배인 박준우(박군)에게 춤을 춰달라고 하거나, 뒤늦게 들어온 다른 팀에게 절을 하라며 몰래카메라를 유도하는 등의 도발행위(?)를 했지만, 맨 마지막에 들어온 UDT팀의 살벌한 무대응으로 오히려 신경전에서 밀리는 광경은 그 자체로도 흥미진진했다.

 

팀 구성부터가 자존심 대결을 예고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예를 들어 특전사와 707은 같은 육군특수전 사령부 소속으로, 특전사에서도 별도로 차출되어 대테러와 특수임무를 맡는 조직이 707이라는 사실 때문에 서로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다. 또 UDT나 해병대 그리고 SSU는 모두 해상 작전에 최적화된 팀이라는 점에서 자신들이 최고라는 걸 입증하려 애쓴다. 이 군대 리얼리티의 강력한 서바이벌은 애초 라이벌 의식을 갖는 팀 구성에서부터 이미 장착된 결과라는 것이다.

 

간단하게(?) 스튜디오에서 치러진 턱걸이 대결은 팀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가 되면서 출전한 팀원들을 죽기 살기로 만들었고, 그건 이제 본격적으로 야전에서 시작될 미션들이 얼마나 살풍경할 것인가를 예감케 해줬다. 칼바람이 부는 한 겨울 바닷가에서 시작된 첫 날의 대결은 참호격투, 각개전투, 해상구조를 쉬지 않고 해낸다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가운 진흙탕 속에서 한바탕 '악어 같은' 대결을 펼치고는, 달리기와 포복, 40킬로 타이어 들고 뛰기 그리고 10미터 외줄 타기를 연달아하는 각개전투를 한 후, 어두워진 밤바다로 뛰어들어 더미를 구조해오는 미션을 치른다. 과연 체력적으로 이게 가능한가 싶지만 이들은 포기한다는 걸 더 큰 치욕으로 여기며 승패를 떠나 끝까지 하는 자세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이 미션들을 수행해가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트로트가수로 유명해졌지만 오랜 군 경력을 가진 박준우는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짬에서 나오는' 전략적인 접근과 남다른 체력으로 각개전투에서 놀라운 수행력을 보여줬고, UDT 출신 육준서는 첫 등장부터 잘 생긴 외모지만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방송 이후 화가이자 유튜버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팬덤이 생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겉모습만으로도 위압감을 주는 현역 크로스핏 선수 황충원은 미션마다 괴력을 보여줘 '황장군'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고, 이밖에도 해병대 수색대팀의 오종혁이나 첫 번째 미션의 우승자로 우뚝 선 SSU의 정해철 등등 출연자들의 다양한 개성과 매력들이 미션마다 드러나고 있다.

 

어찌 보면 <강철부대>는 해외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우리네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과 접목시켜 시너지를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MBC <진짜사나이>와 유튜브 <가짜사나이>가 모두 보여줬던 일반인 참여 군 체험이라는 틀을 과감히 벗어버림으로써, 군대 리얼리티가 그간 가졌던 가학성이나 군사문화 미화 논란 같은 불편한 지점들을 지워버렸다. 대신 마치 자존심이 걸린 스포츠 대결 같은 양상으로 미션대결을 펼침으로서 최강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물론 그들끼리는 자존심 대결이라 누가 최강자가 되는가는 중요한 일일 테지만, 시청자들에게 그건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다. 대신 그 과정에서 보이는 이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의지를 느끼고, 한편으로는 든든한 마음으로 그 매력에 빠져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테니 말이다. 군대 리얼리티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강철부대>. 어딘가 심상찮은 신드롬의 조짐이 보인다.(사진:채널A)

'나는 살아있다'와 '가짜사나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이거다

 

보통 군사 훈련은 지시하는 자와 따르는 자가 나뉘어 있다. 물론 아주 조금 교관이 시범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교관은 지시하고 교육생(훈련생)들은 이에 따른다. 거기에는 이른바 상명하복, 군기 같은 군대식 규율이 암묵적으로 깔려 있다. 바로 이 지점은 군대 훈련을 소재로 담는 프로그램들이 갖는 가장 큰 불편함이다. 육체적 고통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율적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명령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타율과 강압에 의한 것인가 하는 지점.

 

tvN <나는 살아있다>는 시작 전부터 이 프로그램이 '군사훈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대신 이 프로그램은 '생존의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고 습득시켜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이 프로그램을 이끈 박은하 교관은 방영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는 살아있다>는 '여자판 <가짜사나이>'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후, "<가짜사나이>는 일반인들에게 특수부대의 훈련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나는 살아있다>는 일반인들에게 생존에 대한 지식과 기술들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물론 박은하 교관이 알려주는 생존 기술 역시 군 특수부대의 훈련에서 나온 것임은 분명하다. 또한 재난 생존에 있어서도 멘탈 강화와 기본적인 체력 단련은 필수적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살아있다>는 처음 도심생존에서 불을 피우거나 물에 빠진 차에서 탈출하고 또 불이 난 건물에서 완강기를 타고 내려오는 '생존법'을 알려주며 그 차별점을 보여줬지만 바다로 나가 자연에서의 생존법을 알려주는 대목에서는 몸의 근육을 풀어주고 기초체력과 정신력을 강화해주기 위한 방식으로서 목봉 체력단련 같은 군사훈련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마지막으로 무인도에서 출연자들끼리 생존하는 미션을 수행하기 전 멘탈을 강화하기 위해 한 듯한 바닷물에서 하는 훈련은 가학성 논란을 일으켰던 <가짜사나이2>의 영상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 초반 <나는 살아있다>의 차별점에 반색하던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결국은 유사한 군대예능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산악 생존 훈련'에서 6인의 교육생들이 2인1조로 10kg 쌀 포대를 지고 1052m 마산봉 고지를 오르는 과정에서 박은하 교관이 교육생들과 함께 20kg 쌀 포대를 혼자 지고 오르는 모습은 <나는 살아있다>가 가진 차별점을 몸소 보여준 면이 있다. 말로 시키는 게 아니라 자신도 도전에 함께 참여하는 건 군사 훈련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 중간 쉬는 지점에서 헬멧 교관이 등장해 장기자랑(?)을 보여준다거나, 교관과 교육생이 허벅지 씨름 같은 게임을 통해 실내 취침과 야전에서의 취침을 결정하는 모습도 군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여장군 김민경이 허벅지 씨름으로 교관을 간단하게 이기고, 교관이 룰대로 야외 취침을 하는 장면은 이 생존 훈련에 담겨진 자율성을 잘 드러낸다.

 

군대(혹은 군사훈련)를 소재로 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장 의아하게 여겨지는 건 혹독한 훈련을 시키는 교관들이 어째서 자신들은 그 훈련에 몸소 참여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말로 명령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하며 그것이 멘탈 훈련의 하나라고 변명하는 방식은 실제 군대에서도 이제는 사라져야 할 구악이다. 들여다보면 훈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훈련 방식들이 과거의 군대 방식의 상명하복 구조를 그대로 갖고 있는 부분에서 나타나는 불편함이 문제라고 여겨진다.

 

야전에서의 생존법은 아무래도 군사 훈련에서 더 효과적인 노하우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노하우가 효과적이라고 해서 일반 대중들이 모두 군사 훈련의 방식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똑같은 훈련도 보다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 그런 점에서 보면 박은하 교관이 직접 교육생들과 함께 도전에 참여하는 그런 방식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사진:tvN)

소심했던 '장르만 코미디', 위기 속 빛나는 가능성들

 

JTBC <장르만 코미디>가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긴급진단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질문으로 <장르만 코미디>가 가진 시간은 '자아비판(?)'에 가까운 얘기들이 쏟아져 나온 바 있다. 시청률이 0%대까지 떨어지고, 웃기지 않다는 댓글들이 붙는 이 상황을 <장르만 코미디>는 아예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개그맨들답게 무엇이 원인이고 누구의 책임인가를 가감 없이 쏟아내는 회의에서도 이들은 드립을 치며 빵빵 터트리는 웃음을 줬다. 자신들을 대놓고 비판의 대상으로 삼아 몰아가기도 하고 덤터기 씌우기도 하면서 담긴 이야기들은 유머가 담긴 것이면서도 치열한 자기 반성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 회의 테이블의 한 가운데 앉아 있었던 안영미는 <장르만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총대를 맨 것 같은 투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장르만 코미디>가 너무 순하다며 MBC <놀면 뭐하니?>의 린다 G(이효리)를 자신과 비교했다. "저쪽에 린다G가 있으면 여기는 진짜 G리는 사람이 있는데"라며 너무 심심하게 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세윤이 유튜브에서 하고 있는 콘텐츠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꺼내며 결국 유세윤은 유세윤스러워야 재밌다는 결론에 공감한 이들은 각자의 주특기를 살리자는 제안을 내놨다. 그건 최근 들어 예능에서 점점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리얼리티를 위해 현명한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똑같은 걸 하더라도 대본으로 짠 캐릭터를 연기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연기를 하더라도 진짜 현실 속으로 들어가 그걸 보는 진짜 리액션으로 웃음을 주는 시대가 아닌가.

 

이어진 이번 회에서도 '긴급진단'에 이은 이른바 '개벤져스' 회의가 이어졌다.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가 가장 재밌다는 김준호의 이야기대로, 회의는 그간 이 프로그램이 해왔던 그 어떤 콩트 코미디들보다 재미있었다. 개그맨으로서의 솔직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개그맨들 각각의 진짜 모습과 매력이 그 회의 과정을 통해 보여졌다.

 

그 회의 속에서 흥미로웠던 대목 역시 '찰리의 콘텐츠 거래소'에 대해서 장기영이 거래만 하고 실제 쓰지는 않았다는 걸 지적하자 유세윤이 '가짜'였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왜 방송을 가짜로 하나?"라는 질문에 김준호는 "내가 가짜사나이네"라는 유머로 받아쳤지만, 진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은 날카로운 현실 인식이 담겨 있었다.

 

회의에서 지적된 대로 진짜를 담아야 하고 어떤 걸 하고 있는지 보다 명확해야 하며 새로움을 위해 파격도 실험해야 한다는 것 등등이 모두 옳은 이야기들이었다. 중요한 건 이걸 현실로 옮길 수 있는가 하는 점. 흥미로운 건 <장르만 코미디>가 그 과정을 아예 콘텐츠로 담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19금 개그에 대해 어디까지 가능한가를 질문하겠다며 나선 김준호, 안영미, 박영진이 JTBC 심의실을 찾아 심의위원들과 나누는 진짜 대화는 그들이 회의 때 이야기했던 바로 그 진짜 리액션과 리얼리티가 담겨 있었다. 재치 있고 과감한 멘트들이 주는 웃음과 카타르시스와 더불어 코미디에 대한 이들의 진지한 고민들이 대화 속에서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지금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리얼리티가 담보된 웃음이 아닐까.

 

사실 <장르만 코미디>에서 그간 해왔던 많은 코너들 중 가장 주목받았던 건 '장르만 연예인'이었다. KBS <개그콘서트> 폐지 이후 갈 곳을 잃은 개그맨들이 JTBC에 적응하는 과정을 때론 리얼리티로 때론 콩트적으로 오가며 소화해내는 이 코너는 그들의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점 때문에 공감의 깊이가 달랐다. 최근에는 <가짜사나이>로 주목받은 이근 대위를 초빙해 지옥훈련을 하는 이른바 '가짜연예인'을 찍어 화제가 되었다.

 

김준호와 안영미 그리고 박영진이 JTBC 심의실을 찾아가는 이 과정 역시 그런 점에서 보면 '장르만 연예인'이 가진 그 진정성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억지로 콩트를 짜서 웃음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본인들의 욕망과 진심을 담아 어떤 현실 상황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웃음을 찾아내는 것. 어쩌면 지금의 대중들은 이런 걸 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위기 속에서 진짜 가능성들이 찾아진다고 했던가. 실제로 이 진지한 고민을 담은 12화는 시청률이 1.4%(닐슨 코리아)로 지금까지의 방영분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사진:JTBC)

'장르만 코미디', 점점 유튜버와 함께 가게 된 까닭

 

JTBC <장르만 코미디>의 '찰리의 콘텐츠 거래소'는 애초에는 개그맨들의 개인기나 개그 아이템을 보여주는 코너로 시작했다. 하지만 도티가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이 코너는 유튜버 특집으로 꾸며졌다. 253만의 구독자를 가진 도티와 '찰리의 콘텐츠 거래소'의 주인장격인 김준호가 나란히 앉아 있었지만 이날 출연한 유튜버들(개그맨 유튜버 포함)의 시선은 도티에 집중됐다. 물론 웃음을 위한 콩트적인 상황이 더해져 있었지만, 그건 유튜브 시대를 맞아 달라진 개그맨들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첫 번째로 등장한 '낄낄상회'는 도티도 잘 알고 있는 개그맨 유튜버들이 만든 채널이다. 스님과 목사 캐릭터로 실제 현실 속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상황극으로 주변 사람들의 리액션을 담는 그런 영상들로 유명한 채널. 이 채널을 운영하는 개그맨 장윤석과 임종혁은 등장해서도 대놓고 김준호를 내려 보는(?) 상황을 연출했다. 14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을 갖고 있다는 이들은 김준호 역시 개설한 유튜브 영상의 몇 천 대 조회수를 거론했고, 구독자수와 조회수가 권력인 유튜브 시대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로 등장한 구독자 87만여 명을 보유한 '오킹TV'의 오킹은 후원금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한 리액션으로 웃음을 줬고, 다음에 등장한 안시우, 이수한 역시 '오인분'이라는 유튜브를 개설한 개그맨들로 말하는 닭 콘텐츠로 큰 웃음을 줬다. '억G&조G'로 <장르만 코미디>에서 독특한 미래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이상훈 역시 피규어 콘텐츠를 하고 있는 유튜버였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원하고 있는 건 도티와의 유튜브 합방이었다. 물론 이번 '찰리의 콘텐츠 거래소'의 콘셉트가 유튜브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 것이지만, 개그맨들이 하나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하고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가려는 건 달라진 시대의 풍경이 아닐 수 없다.

 

KBS <개그콘서트>가 폐지되면서 갈 곳을 잃은 개그맨들이 정처 없이 떠도는 장면으로 시작한 <장르만 코미디>의 '장르만 연예인' 역시 최근 유튜브 콘텐츠인 <가짜사나이>로 주목받고 있는 이근 대위를 섭외해 개그맨들이 특훈을 받는 이른바 '가짜연예인'을 선보이고 있다.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짜 섬에서 UDT 훈련을 받는 개그맨들은 중간 중간 삽입된 인터뷰를 통해 웃음의 요소를 넣고는 있었지만 사뭇 진지한 모습들이었다. 무언가 이를 계기로 프로그램도 또 이들이 이 아이템으로 유튜브에 개설한 '가짜연예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진심이 묻어났다.

 

실제 유튜브에 이들이 개설한 '가짜연예인'은 이제 1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동영상도 두 개만 올라와 있지만 구독자가 1500명을 넘어섰고 지난주 올린 영상의 조회 수는 4만 회를 기록했다. '가짜사나이'가 영상 하나에 1,000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조촐한(?) 결과들이지만 그래도 개그맨들의 절실한 노력이 만든 적지 않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어진 '억G&조G' 역시 대도서관을 찾아 실시간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보여줬다. 미래에서 왔다는 설정 때문에 미래의 모습에 대해 묻는 여러 질문들에 천연덕스럽게 엉뚱한 답변들을 내놓는 것으로 웃음을 줬다.

 

<장르만 코미디>가 조금씩 유튜브를 소재로 끌어오고, 실제로 유튜버로서 새 길을 찾고 있는 개그맨들의 모습을 담기 시작한 건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일 게다. 한때 무대 개그로 관객들 앞에 섰던 개그맨들은 점점 사라져가는 무대에 최근 코로나까지 겹쳐 새로운 대안으로서 유튜브를 선택하고 있다. 늘 무대에서 개그를 해왔던 개그맨들에게 이것은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가짜사나이'의 성공을 보고 '가짜연예인'의 아이디어를 내 실제로 힘겨운 훈련을 받는 개그맨들을 보다보면 웃음 뒤에 남는 짠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달라진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개그맨들의 분투기를 보는 듯한 실감을 주기 때문이다. 실로 이 생존 환경 속에서 이들이 새로운 길을 찾아내기를.(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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