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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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당신은 어떤 세계의 삶을 진정 원하는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3. 18. 10:24
흥미로운 '풍문'의 화학실험, 신데렐라 아닌 갇힌 소녀 “요즘 같은 시대에 귀족이 어디 있습니까.” 한정호(유준상)은 그렇게 말하면서 ‘시민사회’의 자유와 평등을 운운한다. 하지만 그렇게 평등한 시민사회의 한 일원인 척 하는 한정호의 실상은 뼛속까지 귀족인 양 특권의식으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그는 엄청난 대기업들의 대리를 해주는 로펌의 대표로서 권력을 행사한다. 비상한 머리로 타인의 치부를 들춰서라도 얻을 건 얻어내는 그런 인물이다. SBS 월화드라마 는 그 대부분의 공간적 배경이 바로 이 한정호의 집이다. 벌써 7회를 넘기고 있지만 이 집의 구조는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 집을 무작정 쳐들어온 서봄(고아성)의 엄마 김진애(윤복인)가 ‘너무 커서’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다. 공간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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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이거 왜 사극 보는 느낌이 들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3. 5. 08:50
, 상류사회의 전근대성, 그 시대착오의 쓴 웃음 이건 왜 사극을 보는 느낌일까. SBS 는 알다시피 지금 현재가 시대적 배경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어딘지 사극을 닮았다. 한인상(이준)이 사는 집은 마치 조선시대의 거대한 권문세가를 연상시킨다. 한정호(유준상)와 최연희(유호정)는 이 권문세가의 주인들이고 그들의 비서들인 양재화(길해연)나 이선숙(서정연)은 사극으로 말하면 하인들 중에서도 집안의 대소사를 꾸리는 수노(首奴)에 가깝다. 물론 이 집에는 운전기사부터 유모까지 하인들(?)이 수두룩하다. 신분제가 사라진 지 백년이 넘게 흘렀지만 어찌된 일인지 의 풍경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신분제의 틀에 멈춰져 있다. 물론 그 신분제는 태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태생으로 이미 빈부가 결정되는 자본주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