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통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고통스러워도 진실을 향해 나가는 자의 숭고함 한석규의 고통 가득 인간적인 얼굴에 대책없이 빠져든다어두운 밤 구불구불한 도로 위를 차 한 대가 달려나간다. 부감으로 비춰지는 그 광경 속에서 이 차는 어떤 방향으로 갈 지를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헤드라이트의 불빛만이 거기 차가 있고 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 차가 한 참을 지났을 때 저 편에 온통 불빛들이 모여 있는 광경이 펼쳐진다. 그건 딱 봐도 사건 현장이다. 어둠 속을 뚫고 그 차들이 모여 빛이 겹쳐져 있는 사건 현장을 향해 달려가는 차의 모습은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를 가늠하게 해준다.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진실을 향해 어둡지만 계속 나아가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MBC 금토드라마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첫 회의 오프닝 시퀀스다.. 더보기
이성민과 이정은의 고통을 유연석은 느끼지 못한다는 건 ‘운수 오진 날’이 담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의미 “저, 고통을 못 느껴요.” 금혁수(유연석)는 사고로 편도체에 문제가 생겨 공포도 고통도 못느끼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금혁수(유연석)는 그걸 ‘신기한 능력’이라며, 운전을 하고 있는 택시기사 오택(이성민)에게 굳이 손바닥을 칼로 긋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며 오택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 마치 제 손을 긋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금혁수는 무표정하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 이 살벌한 논스톱 스릴러를 통해 담고 있는 게 무엇인가를 정확히 드러낸다. 그건 ‘타인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다. 한 평범한 택시기사가 연쇄살인범을 손님으로 태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스릴러의 근간은 바로 금혁수라.. 더보기
'그 남자의 기억법' 김동욱의 말이 너무나 공감된다는 건 ‘그 남자의 기억법’, 이렇게 진중한데 발랄한 드라마가 가능하다니 “하진씨 좋은 사람이에요.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진심이에요” 까칠하게 굴던 이정훈(김동욱)이 하는 그 말에 여하진(문가영)은 고마워하면서도 무언가 석연찮은 느낌을 받는다. 마치 마지막으로 볼 사람처럼 얘기한다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은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 정훈은 하진에게 선을 긋는다. “앞으로 이렇게 연락하고 만나는 일 다신 없었으면 좋겠어요.” MBC 수목드라마 에서 정훈의 이런 말은 그 부분만 떼어놓고 들으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좋은 사람이라며 행복을 빈다더니 다신 만나지 말자니. 하지만 정훈이 처한 앞뒤 사정을 놓고 보면 그 말이 너무나 공감된다. 그것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결코 지워내지 못하는 첫사랑 서연(이주빈)과 .. 더보기
'초콜릿' 하지원과 윤계상이 마주한 고통, 무엇이 치유해줄까 ‘초콜릿’, 고통스런 현실 우릴 살게 하는 초콜릿 하나 고통 속에서 우리를 살게 해주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JTBC 금토드라마 에 등장하는 문차영(하지원)의 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사치벽이 있던 엄마는 동생 태현(민진웅)만 데리고 야반도주해버렸다. 만나기로 했던 백화점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갑자기 무너져 내린 건물에 갇혀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 때 그 건물더미 속에서 한 아줌마를 만났다. 그 아줌마가 아들을 위해 샀다는 초콜릿 하나가 문차영을 살렸다. 그 고통을 버티게 해준 달콤한 초콜릿 하나. 그 건물더미에서 죽은 아줌마가 바로 이강(윤계상)의 엄마다. 거성재단의 둘째 아들과 사랑에 빠져 이강을 낳았지만 헤어져 시골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았던 그들이었다. 하지만 둘째 아들이 사망하자 거성.. 더보기
뾰족했던 '의사요한', 어쩌다 뭉툭한 멜로로 끝나 버렸을까 ‘의사요한’ 지성과 이세영의 해피엔딩,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 때론 해피엔딩이 전혀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그건 지금껏 드라마가 달려온 주제의식이 엔딩에 이르러 흔한 ‘사랑타령’으로 끝나버릴 때가 있기 때문이다. SBS 금토드라마 이 딱 그렇다. 통증의학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져와 고통과 삶과 죽음에 대한 만만찮은 이야기들을 그려왔던 이 마지막회에 이르러서는 차요한(지성)과 강시영(이세영)의 흔한 멜로드라마로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사실상 의 마지막회는 사족에 가까웠다. 통증에 대한 임상실험 참가자이자 연구자로서 미국에 간 차요한의 바이탈 기록을 매일 같이 체크하며 기다리는 강시영의 헤어질 듯 다시 만나는 뻔한 이야기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고 그렇게 3년이란 세월이 흐른 후 다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