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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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안 아깝다는 '거리의 만찬', 대체 어떻기에옛글들/네모난 세상 2019. 1. 26. 12:40
‘거리의 만찬’ 같은 프로그램이 KBS의 가치를 높여준다시청률은 3%(닐슨 코리아)대다. 최고시청률 5.2%를 찍기도 했지만 사실 KBS 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방송사들의 격전지가 되어있는 금요일 밤 10시에 편성되어 있는 ‘시사’ 프로그램이니, 타 방송사의 웃음 터져 나오는 쟁쟁한 예능프로그램들과 경쟁이 될 리가.게다가 이 프로그램은 웃음보다는(그렇다고 시종일관 심각하다는 얘긴 아니다) 진지함과 아픔 때로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대한 공감이 더 많다. 실제로 여기 고정출연해 매회 현장을 찾아가 그 곳의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개그우먼 박미선, 정치학박사 김지윤, 아나운서 김소영은 그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기 일쑤다. 그러니 즐기고픈 ‘불금’에 높은 시청률을 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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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왜 중간관리자 지현우를 주인공으로 세웠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1. 10. 09:11
에서 중간관리자 지현우의 역할 JTBC 은 노동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외국계 유통체인점인 푸르미 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주인공으로 당사자라기보다는 관리자인 이수인 과장(지현우)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왜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닌 정규직 그것도 사원도 아닌 관리자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을까. 사실 이 부분은 에서 이수인 과장이 부신노동상담소를 찾아갔을 때 구고신(안내상) 소장이 그의 의도를 의심하는 장면에서 이미 거론됐던 이야기다. “이수인씨 관리자잖아요. 당신이 해고당한 것도 아닌데 왜 나서는 거요?” 그것이 구고신이 이수인 과장에게 던진 의구심이었다. 즉 자기 일에 나서는 것과 그저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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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이토록 통쾌한 왕따의 반격이라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1. 2. 08:22
, 오물을 뒤집어쓴 뒤의 역설적 자유 ‘돌아올 웃음이 없다는 게 명확해졌으니 웃어줄 이유가 없어졌다.’ 왕따가 되어버린 푸르미 마트의 이수인(지현우) 과장은 더 이상 갸스통(다니엘) 점장으로부터 미소 띤 칭찬을 받지 못하게 됐다. 직원들을 해고하라는 명령에 불복하면서다. 하지만 점장은 물론이고 동료 과장들도 그를 왕따로 만들어버리자 그는 오히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독자 노선을 가는 길을 선택했다. ‘보답 받을 호의가 없다는 걸 아니 애써 호의를 보일 필요도 없다.’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정민철(김희원) 부장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 그를 괴롭혀도 그는 더 이상 괴롭지 않게 됐다. 애초에 호의를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면서 아예 그런 호의 자체를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JTBC 드라마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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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우주 스펙터클에 시선 뺏긴 우리네 현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4. 11. 27. 09:47
광풍에 가려진 의 현실 “영화 상영관이 팍 죽었어요. 흥행 광풍에 직격탄을 맞고 휘청이다가 빌빌거리는 중입니다. 제작자로서 뼈가 아프네요. 가늘고 길게라도 오래 가고 싶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해 절박한 맘으로 만든 영화, 많이 봐주세요. 힘이 돼주세요.” 명필름 심재명 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마치 라는 영화의 처지가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외된 노동자의 처지처럼 다가왔다. 자신들이 원하는 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는 것이라는 영화 속 주인공의 이야기는 지금 우주 스펙터클의 광풍 속에서 들리지 않는 메아리로 울려 퍼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감독의 이름처럼(?) 놀라운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토록 우주로 날아가 심지어 차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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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 최인선 리더십이 묻는 ‘안녕들 하십니까’옛글들/명랑TV 2013. 12. 23. 09:12
최인선 감독이 말하는 ‘덕장’이라는 표현이 아마도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현재 의 농구팀을 이끌고 있는 최인선 감독은 유독 ‘팀’을 강조했다. 한두 명 잘 하는 친구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팀 전체가 다 같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경기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물론 이기려는 경기를 해야 하지만 너무 거기에 집착하다보면 더 큰 걸 놓치게 되요. 한두 번 당장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죠.” 즉 모두가 자기 역할을 하게 되고 만족스런 경기를 해냈을 때 승리는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의 농구팀은 실력 편차가 크다. 줄리엔 강이나 서지석, 김혁이 에이스 중에 에이스라면, 부상으로 주춤한 최강창민이나 아예 농구공을 잡아 본 경험이 별로 없던 강호동은 말 그대로 ‘구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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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 이 비현실적 계약직에 공감하는 이유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4. 4. 08:59
, 계약직의 비애 뒤집는 블랙 코미디 은 1997년 버블경제의 허상이 드러나며 IMF 구제금융으로 인해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비정규직, 일명 계약직이라는 신인류의 탄생(?)을 보여주는 짤막한 다큐 영상으로 시작한다. 똑같이 일해도 월급은 정규직에 반에 불과하고, 언제 잘릴 지 모르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인 계약직의 문제는 삼류대를 나와 3개월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정주리(정유미) 같은 인물에게는 우울한 현실이다. 어떻게든 정규직의 관문을 넘어서기 위해 계약직이면서도 밤을 새워 문서를 정리하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은 뭐든 하려는 정주리라는 인물의 처절함은 이 땅의 비정규직들이 매일 겪는 비애일 것이다. 은 이 지독한 현실을 밑그림으로 그려 놓고 그 위에 미스 김(김혜수)이라는 판타지를 세워놓는다. 우울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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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김기덕이 그린 자본의 풍경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2. 9. 12. 08:42
김기덕의 가 보여주려는 것 “돈 받아오라고 했지. 병신 만들라고 했어? 인간백정 같은 놈...”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 에서 잔혹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강도(이정진)에게 그의 고용주(?)는 이렇게 말한다. 고용주의 말대로 강도는 빌려간 돈을 받아내기 위해(이자가 무려 열배에 가깝지만) 청계천 공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을 보험에 들게 하고는 손목을 절단하거나 다리를 부러뜨리는 식으로 돈을 갚게 한다. 말 그대로 인간백정 저리 가라 하는 인물이다. 가 이 인간백정을 내세운 것은 돈이라는 기괴한 장치가 만들어내는 자본의 폭력과 추악함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고용주는 강도에게 돈을 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는 자기 알 바가 아니다. 돈이라는 장치 뒤에 숨어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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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와 '그림자', 그 놈의 일자리가 뭔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2. 20. 10:32
이범수와 안재욱, 그 카리스마의 정체 '샐러리맨 초한지'에는 유방(이범수)이 세운 팽성실업이란 회사가 등장한다. 팽성실업의 '팽성(烹成)'은 '팽 당한 사람들이 성공을 이룬다'는 뜻이다. 천하그룹의 해고 노동자들을 모아 세운 이 회사의 출범식에서 유방은 두 가지를 약속한다. "딱 두 가지만 여러분께 약속드리겠어요. 여러분들이 열심히 일해가지고 수익이 많이 발생하면요. 그만큼 여러분들하고 수익을 많이 나눠가질 거여요. 그리고 또 하나 형사법에 저촉되는 짓만 안하시면요 여러분들이 절대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일 없을 거예요." 아무리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대사라고는 해도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건, 정반대의 현실 속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일 게다. "저도 대기업에 다녀봤지만 우리나라에 이윤보다 사람을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