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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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제국', 돈에 미친 세상 다큐의 일침옛글들/네모난 세상 2012. 11. 20. 09:35
이 대선주자들에게 건네는 말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울렸을까. SBS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단 몇 분도 필요하지 않았다.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의 아주 작은 섬 아누타에서 촬영을 마치고 떠나는 제작진들을 향해 원주민들이 통곡을 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우리 주변의 누가 죽음을 맞이한다고 해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도시인들에게 그저 이별이 아쉬워 통곡하는 원주민들의 모습은 당혹스러움을 넘어 충격에 가까웠다. 아마도 제작진도, 그 장면을 보는 시청자들과 똑같은 마음이었을 게다. 그들은 처음에는 멍해졌다가 차츰 그 통곡이 그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심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가슴이 뜨거워졌을 것이다. 어느새 그 울림이 닿은 제작진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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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타', 김기덕이 그린 자본의 풍경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2. 9. 12. 08:42
김기덕의 가 보여주려는 것 “돈 받아오라고 했지. 병신 만들라고 했어? 인간백정 같은 놈...”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 에서 잔혹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강도(이정진)에게 그의 고용주(?)는 이렇게 말한다. 고용주의 말대로 강도는 빌려간 돈을 받아내기 위해(이자가 무려 열배에 가깝지만) 청계천 공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을 보험에 들게 하고는 손목을 절단하거나 다리를 부러뜨리는 식으로 돈을 갚게 한다. 말 그대로 인간백정 저리 가라 하는 인물이다. 가 이 인간백정을 내세운 것은 돈이라는 기괴한 장치가 만들어내는 자본의 폭력과 추악함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고용주는 강도에게 돈을 받아오라는 지시를 내렸을 뿐,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는 자기 알 바가 아니다. 돈이라는 장치 뒤에 숨어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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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 그 멘탈 붕괴의 현장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2. 5. 29. 07:22
, 어떤 맛일까 "이 맛에 우리가 이거 하는 거예요." 한쪽에서는 사람이 죽었는데, 돈을 건네며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이 맛'이란 다름 아닌 '돈의 맛'이다. 도대체 이 '돈의 맛'이란 어떤 맛일까. 물론 돈에 맛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그 뉘앙스에서 우리가 느끼는 맛은 분명 있다.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탐하게 되는(혹은 탐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맛이다. 온통 지폐다발로 쌓여진 방에 윤회장(백윤식)과 그의 비서인 영작(김강우)이 들어오는, 영화 의 첫 장면에는 사실 이 영화가 맛보여주려는 '돈의 맛'의 대부분이 들어 있다. 그저 종잇조각의 더미에 불과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영작은 이 돈 더미에 압도된다. 튼실한 가방에 누군가에게 뇌물로 전해줄 돈을 챙겨 넣는 영작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