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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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김혜자, 채시라, 이하나 보는 재미 다르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3. 20. 09:19
수목극 점령한 의 세대적인 안배와 공감대 KBS 에는 세 세대별로 각기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 그 첫 번째는 강순옥(김혜자)과 장모란(장미희)의 복잡 미묘한 심리전이다. 사라진 남편을 사이에 두고 본처와 내연녀인 두 사람의 관계는 앙숙인지 동지인지 알 수 없는 애매한 면이 있다. 처음 만나자마자 강순옥이 장모란의 가슴을 발로 차버린 것에서 드러나듯 거기에는 넘을 수 없는 앙금이 깔려 있지만, 그럼에도 시한부 인생인 장모란을 집으로 초대해 좋은 약과 밥을 챙겨 먹이는 강순옥에게서는 여성으로서 또 한 인간으로서의 정 혹은 동지의식 같은 것이 느껴진다. 아마도 강순옥과 장모란의 이런 관계는 그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공감가는 것이 될 것이다. 즉 이 나이대의 시청자들이 자주 봐왔던 불륜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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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당연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수목극 평정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3. 6. 14:04
, KBS가 발견한 새로운 성공 방정식 결국 KBS 이 수목극을 평정했다. 다중인격의 캐릭터들이 현빈과 지성이라는 연기자의 몸을 빌어 수목극 경쟁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슬며시 들어온 의 힘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의 시작은 아주 조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는 마치 하나의 가족드라마 구조를 가져왔기 때문에 그저 그런 드라마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이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왜 이런 가족드라마 구조를 가진 드라마가 주말이나 일일이 아닌 주중에 포진했는가 하는 점이다. 거기에는 이 드라마가 가진 독특하고도 신선한 실험을 예감케 했다. 또 놀라운 점은 이 평이해 보이는 드라마의 대단한 캐스팅이다. 김혜자, 이순재, 장미희, 채시라, 이하나도 모자라 손창민, 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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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감사 전한 '펀치' 박경수, 이것이 작가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2. 18. 09:10
군림 하는 작가와 감사 표하는 작가 SBS 의 종영을 앞두고 박경수 작가가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진심어린 편지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그는 “부끄러운 대본을 부끄럽지 않은 영상으로 만들어주신 이명우 감독님, 김효언 감독님, 윤대영 촬영감독님, 그리고 모든 스태프분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 한정환 EP님,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출연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지목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의 박정환은 래원 씨가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전 래원 씨가 만든 박정환을 따라간 것에 불과합니다. 정말 훌륭했어요. 래원 씨.” 박경수 작가는 극중 주인공인 박정환을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이 아니라 연기자 김래원이 만든 걸 자신이 따라간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이태준 역할의 조재현에게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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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안 변해”, '펀치'의 지독한 허무가 주는 공감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4. 12. 31. 10:00
, 김래원의 지독한 허무주의에 공감하는 까닭 “그러니까 이걸로 너 나오게 할 거야. 하경아 세상 안 바뀌어. 너부터 살아.” 의 박정환(김래원)이 전 처인 신하경(김아중)에게 건네는 이 말 속에는 세상에 대한 지독한 허무주의가 깔려 있다. 세진자동차를 부도내 해고노동자 열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10조 원의 현금을 외부로 유출하고 단 한 푼도 갚지 않은 김상민 회장(정동환)과 그와 공조한 이태섭 대표(이기영), 이태준 총장(조재현)을 한꺼번에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진술서. 그 진술서를 받아내고도 박정환은 그들을 처벌하기보다 딸 예린(김지영)이의 엄마 신하경을 풀려나기 위한 카드로 그 진술서를 활용한다. 박정환에게 있어 세상의 현실이란 ‘정글’이다. 누구 한 사람의 비리를 파헤치고 그에게 법적인 처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