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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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을 먹고 자라는 이상한 임성한 월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5. 24. 09:10
가 던진 비난 떡밥들, 입질은 있었나 아예 작정을 한 걸까. 임성한 작가의 새 드라마 첫 회는 욕 먹기를 작정하기라도 한 듯한 장면과 대사와 상황이 쏟아졌다. 시작부터가 불륜이다. 오금성(손창민)이 내연녀에게 “한 달만 기다려. 정리하고 올께. 약속해.”라고 천연덕스럽게 던지는 말은 자못 도발적이다. 저녁 7시 대 일일드라마로서 첫 장면에 불륜 장면을, 그것도 너무나 버젓이 던지는 건 이 드라마가 가진 색깔을 명확히 해준다. 다음 시퀀스는 임성한 월드의 특징을 정확히 보여준다. 여주인공 오로라(전소민)가 검사인 남자친구의 어머니와 대면하는 장면. 위 아래로 훑어보며 “다 해봐야 십만 원 밖에 안되겠네”라고 대놓고 말하는 속물근성 덩어리 어머니의 안하무인격 태도에 발끈하게 될 즈음, 갑자기 극 흐름과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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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이승기의 구미호 뭐가 달라졌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3. 5. 1. 09:09
반인반수 영웅으로 재탄생된 이승기의 구미호 왜 가 다루는 우리네 민초들의 영웅은 반인반수로 태어났을까. 이승기에 의해 재탄생된 구미호는 우리가 에서 보던 “서방님 하루만 더 참았어도...”하며 원망의 눈길을 보내던 그 구미호가 아니다. 우리네 전설에서 구미호라는 존재가 한이 내면화된 민초들의 억압에서 탄생한 존재라면, 의 반인반수 최강치(이승기)는 안으로 꼭꼭 숨겨두는 한보다는 겉으로 터져 나오는 분노에서 탄생한 존재다. 확실히 지금은 조선시대의 수동적인 구미호의 신파가 감흥을 잃은 시대다. 아마도 70년대 가부장적인 가족체계 내에서라면 이른바 고부갈등과 시집살이에 꾹꾹 눌려진 억압이 구미호의 신파적인 변신만으로도 눈물로 풀어져버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라진 시대는 달라진 구미호를 요구한다. 최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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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새 코너 ‘노애’, 그 공감의 이유옛글들/명랑TV 2012. 12. 4. 09:24
, 노예, 거지 캐릭터 전성시대 왜? “지가 마님 옷을 떨어뜨렸슈.” “우리 목도 떨어지겄구만.” “옷이 찢어졌슈.” “내 사지도 찢어지겄어.” 의 새 코너 ‘노애’는 드라마 의 상황을 패러디한다. ‘분수도 모르고 종놈들끼리 눈 맞으면’ 개죽음을 당하는 그 상황에 송영길과 허안나는 격렬한 사랑의 감정을 액션(?)으로 표현한다. 빨려던 마님의 옷을 떨어뜨린 별 것도 아닌 일에 자신들의 목도 떨어질 거라고 말하는 송영길의 모습은 그 과장된 처절함 때문에 웃음을 준다. 하지만 고작 웃전의 옷 하나 때문에 사지가 찢어질 것을 걱정하는 이 노비들의 죄를 들은 마님의 반응은 이들의 상황을 더 처참하게 만든다. “나 이 옷 안 그래도 질려서 버리려던 참인데. 이거 개집에나 깔아줘라.” 누군가에게는 목숨이 왔다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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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진요 스캔들이 보여준 우리 사회옛글들/네모난 세상 2012. 7. 10. 08:31
왜 그들은 희생양을 찾았을까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스캔들. 이것은 마치 사이비 종교를 닮았다. 20세기 말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언에도 불구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그 때의 사건 말이다. 당시 그들은 모두 자신의 믿음이 잘못됐다고 여기며 집으로 돌아갔을까. 아니다. 뇌리에 각인되어버린 믿음이란 그렇게 쉽사리 지울 수 없는 일(고통이 따른다)이기에 그들은 또 다른 믿음을 스스로 만들기 마련이었다. 타진요 공판에서 법정이 증거와 사실정황을 들어 그들에게 유죄선고를 내릴 때조차 몇몇은 끝까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물론 사법적 판결은 이들의 유죄선고로 일단락됐지만, 그렇다고 이 사건의 불씨가 모두 꺼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타진요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인, 이른바 왓비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