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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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중, 단 2회 만에 ‘역적’을 기대작으로 만들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2. 2. 08:53
'역적' 김상중이 미친 듯이 연기해낸 한 노비의 초상“우리 길현 어매, 길동이는 손가락 빨렸어도 도련님한테는 젖 물렸고, 우리 길현이는 도련님 대신해 숱하게 매 맞으면서 커들 않았서라. 내는 이날 이때까지 나리 모시느라고 허리 한 번 못 펴봤고,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까지 이 집에 뼈며 살이며 힘줄까지 발라 바쳤는데... 아녀 아녀 나리 잘못이 아녀. 다 내 탓이여. 나리가 뭔 잘못이 있겄어. 온통 노비들은 인간이 아니라고들 하는데 나리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었겄어... 어째서 그 때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잉. 인간 같지 않은 것들 싹 다 죽여뿔고 새로 태어날 생각을 워째 못했을까잉.”MBC 월화드라마 에서 아내의 죽음에 아모개(김상중)는 드디어 사태를 깨닫고 각성한다. 자신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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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촛불, 죽을 것 같은데 살아난다옛글들/명랑TV 2016. 12. 5. 08:53
의 꺼지지 않는 현실 인식, 이러니 국민예능이지 “이걸 보면 사람들이 박수를 쳐요.”, “죽을 것 같은데 살아나요.”, “뜨거운 데 만질 수 있어요.”,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이걸 들고 만났어요.” 7살 어린이가 또박또박 던지는 말들이 새삼 가슴에 콕콕 박힌다. 아이가 이야기하고 있는 건 ‘촛불’이다. 정답을 확인한 멤버들은 조금은 숙연해졌다. 정준하는 “죽을 것 같은데 살아난다”는 아이의 표현에 “그게 중의적인 표현이었네”라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물론 아이가 ‘촛불집회’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엄청 많은 사람들이 이걸 들고 만났어요”라는 말 하나일 것이다. “이걸 보면 박수를 친다”는 건 아무래도 ‘생일’을 떠올리는 광경일 테고, “죽을 것 같은데 살아난다”는 건 바람 앞에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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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바', 진정한 사과와 쉽지 않은 용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1. 29. 08:54
, 현 시국을 떠올리게 하는 면면들 과연 불륜은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일까. JTBC 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불륜’을 하나의 논제로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아내가 바람을 핀다’는 그 내용보다 중요한 한 지점이 있다. 그것은 이 제목이 주인공인 도현우(이선균)가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의 제목이라는 점이다. 그건 이 드라마가 불륜이란 소재를 가져와 하려는 이야기가 단지 불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오히려 불륜이라는 한 사안을 보는 여러 사람들의 관점들과 그들이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며 그래서 어떻게 현실을 바꿔가는 지가 주된 관심사라는 걸.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핀다는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려놓는 순간, 그 사적인 이야기는 공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아내를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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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어떻게 시대의 입이 되었나옛글들/명랑TV 2016. 11. 12. 08:16
어째서 사담과 농담이 현실을 더 정확히 드러낼까 “우병우 이러면요, 무능하고 오만한 박근혜 정부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가 무능하고 오만하다는 거예요. 그 상징이 우병우란 말이에요.” JTBC 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노려보는 문제의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목소리에 날을 세웠다. 시사 문제 같은 걸 도마 위에 올려 마음껏 썰어본다는 의 성격을 정확히 드러내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본격 시사 프로그램 같은 데서나 나올 법한 것일 게다. 이 시사 소재를 예능적 방식(일종의 토크쇼 방식)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어째서 이런 이야기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정확히 사안을 드러내는가가 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