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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개그맨 오지헌, ‘유퀴즈’가 끄집어낸 세상 따뜻한 사람냄새 “등반을 하다 보면 셰르파들이 필요하잖아요. 셰르파들이랑 같이 등반을 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굉장히 급하고, 잘하니까 3일 정도 갈 길을 하루 만에 간 거죠. 근데 셰르파들이 인제 나 더 이상 못가겠다고 주저앉은 거에요. 왜 못가냐. 이대로 가면 히말라야 등반할 수 있는데. 셰르파들이 이렇게 이야기했대요. 내가 몸은 여기까지 왔지만, 아직 마음은 못 따라왔다. 제가 그런 상태였던 거 같아요.” tvN ‘DNA편’에 젊어서 국사 1타 강사로 유명했던 아버지와 함께 출연한 개그맨 오지헌은 20대 때의 자신의 감정을 셰르파의 이야기로 전해줬다. 부모가 이혼한 후 지냈던 아버지와도 서로 표현이 어긋나 각자 살아가게 된 그는 재수를 하고 대학을 간 후 ..
'괴물', 범인 추적만큼 이 스릴러는 피해자들의 아픔을 담았다 JTBC 금토드라마 의 종잡을 수 없던 사건의 전말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21년 전 이동식(신하균)의 여동생 이유연(문주연)의 죽음에는 박정제(최대훈)와 그의 엄마인 시의원 도해원(길해연) 그리고 이창진(허성태) JL건설 대표가 연루되어 있었다. 아마도 강진묵(이규회)의 범행으로 손가락이 잘린 채 도주하던 이유연이 박정제가 낸 교통사고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장면이었다(물론 진짜 뺑소니범은 따로 있었지만). 도해원과 이창진은 그 사건을 덮었을 테고. 이들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건, 강진묵에게 낚싯줄과 아내의 사망신고서를 건넨 인물이 이창진이었고, 그 진실에 다가가던 남상배(천호진) 소장을 죽인 인물 역시 이창진이었다는..
'오! 주인님', 정통 로코를 통해 이 드라마가 전하려는 위로의 정체 한비수(이민기)는 뭐든 완벽하게 정렬, 정리, 정돈되어 있어야만 하는 인물이다. 집에 들어온 그는 빨래집게를 가지런히 줄맞추고, 널브러져 있는 신발을 정돈하고, 열려 있는 서랍을 닫고, 보조작가가 볼일을 보며 살짝 열어 놓은 문을 닫는다. 물을 마시기 위해 열어 본 냉장고 안은 각을 맞춰 생수병들이 정렬되어 있고, 찬장에 살짝 열려 있는 문을 닫자 보조작가가 "저 정도는 괜찮지 않냐"는 말에 "완전히 닫혀 있어야 쓸 데 없는 걸 안 봐"라고 말한다. MBC 새 수목드라마 에서 한비수는 그런 인물이다. 완벽주의자. 유명한 드라마작가지만, 그 완벽주의가 주변인들을 힘들게 만든다. 캐스팅에 있어서도 자기 기준에 맞춰야 하고, 배우가 대본을 ..
‘시베리아 선발대’, 힘겨운 여정에도 웃음이 가득한 건 시베리아 횡단열차라고 하면 막연한 판타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버킷리스트로 꼽는 것이 이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일이다. tvN 예능 역시 바로 이런 막연한 판타지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어디 실제 여정이 생각한 판타지로만 굴러갈까. 가 보여준 횡단열차는 좁은 공간에 네 사람이 선반처럼 만들어진 침상에서 며칠간을 지내며 이동해야 하는 실제 여정의 현실을 보여준다. 물론 1등칸이나 2등칸처럼 완전히 독립적으로 구획되어 있어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공간은 그래도 저 판타지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 냄새 가득하고 사람들이 내는 소리가 뒤섞여진 3등칸은 뭘 먹는 일도 씻는 일도 자는 일도 결코 편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
‘한끼줍쇼’, 사람냄새 물씬 나는 이 프로그램의 정체나이가 들어도 어쩌면 저렇게 신사일 수 있을까. 신사동에서 한 끼 함께 할 집을 찾아 나선 JTBC 예능 에 출연한 배우 김용건은 아마도 ‘신사’로 정평이 난 그 면면 때문에 섭외된 인물이 아닐까 싶었다. 아재개그가 입에 철썩 달라붙은 김용건이 여러모로 신사동의 신사로는 딱 어울릴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 영하 10도를 오가는 겨울 날씨에 골목길을 떠돌며 한 끼 밥을 청하는 일은 젊은 사람들도 쉬운 일이 아닐 게다. 하지만 김용건은 연거푸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함을 잃지 않았고, 무엇보다 여러 사유로 거절하는 집 주인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이렇게 알아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것이다. 에 20년을 출연했고, 최근에는 에 출연해 남다른..
‘감빵생활’ 비하인드가 보여준 슬기로운 제작현장찍고 있는 공간은 긴장감이 넘치는 감방이지만 제작현장의 분위기는 이보다 따뜻하고 훈훈할 수 없다. tvN 수목드라마 비하인드가 보여준 제작현장의 이야기는 어째서 이 드라마가 이렇게 기분 좋은 사람 냄새를 풍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오로지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그 한 가지의 마음으로 모두가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를 이어기는 모습. 모든 드라마 제작현장이 더도 덜도 말고 이 드라마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인공인 김제혁 역할을 맡은 박해수는 그 얼굴에서부터 이 드라마 촬영이 그에게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를 느끼게 해줬다. 그는 단역을 해왔던 것에서 지금처럼 계속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고 했다. 그는 “너무 감사하다”며 “한 신 있으면 ..
일주일 내내, 드라마는 콩 볶는 중 월화드라마 대전에서 SBS 와 KBS 의 성패를 가른 건 무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는 건 바로 멜로다. 공교롭게도 같은 의학드라마 장르지만 는 멜로가 있고 는 멜로가 없다. 그것도 의 멜로는 손발이 오글거릴 정도로 대사나 행동들이 적극적이다. 에서 수술은 그 보조자를 누구로 하느냐 마저 멜로적인 구도로 그려진다. 혜정(박신혜)이 홍지홍(김래원)의 수술에 보조로 들어가기로 하자 서우(이성경)는 질투를 하며 자신도 들어가겠다고 요구한다. 또 혜정에게 마음을 조금씩 빼앗기고 있는 정윤도(윤균상)는 아예 대놓고 혜정에게 자신의 수술에 들어오라고 요구하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다. 이처럼 에서는 대부분의 사건과 상황들이 멜로로 귀결된다. 부모의 정..
, 가진 자들이 나누는 서민들의 판타지 돈 천 만원을 갚지 않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판에 몰린 김선영. 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 라미란과 이일화는 그것이 마치 제 일이나 되는 듯이 안타까워한다. 라미란은 몇 백만 원은 자신이 꿍쳐놓은 게 있다며 빌려주겠다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이 빌려줄 돈 천 만원이 없어 아쉬운 얼굴이다. 그런 그녀에게 김선영은 지금껏 신세져 온 것도 미안한데 그럴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이런 장면은 이 갖고 있는 특별한 판타지를 잘 보여준다. 보통의 드라마들이 그토록 많이 그려왔던 판타지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백화점을 통째로 갖고 있는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사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은 그런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