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샐러리맨 (13)
주간 정덕현
과 가 그리는 법 정의의 문제 최근 종영한 JTBC 에는 김인겸(장현성)이라는 변호사가 등장한다. 그는 서한그룹의 사위이면서 그 재벌가를 지키는 변호사지만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그에게 가족이라고 손이 안으로 굽는 일은 좀체 없다. 그는 철저히 자기 이득에 따라 아무 쪽에나 붙을 수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그는 서한그룹 비리의 증거를 갖고 있는 오혜원(김희애)을 구석으로 몰아붙이다가 거꾸로 그 증거를 공유하는 조건으로 그녀의 편으로 돌아선다. 가 그리는 김인겸이라는 인물은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변호사의 모습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변호사들이 누구를 위해 일하고 어떤 일들을 하는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드라마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이다. 이 드라마에는 차영우펌이라는 로펌..
의 김명민, 우리들의 불편한 자화상 역시 김명민이다. 그가 연기하는 MBC 수목드라마 의 김석주라는 변호사는 특별한 구석이 있다. 첫 회부터 일제에 강제 징용당한 어르신들의 반대편에서 서서 일본기업을 변호하는 김석주는 피도 눈물도 없는 로펌 변호사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 재벌 2세의 강간치상을 변호하면서 피해자 여자 연예인의 치부를 드러내 자살시도까지 하게하고 결국 그녀가 살인까지 저지르게 만든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렇게 지독한 악마지만 그에게서 왠지 모를 연민이 느껴지는 건. 의 로펌 변호사는 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의 변호사와는 너무나 다르다. 그것은 인권변호사냐 아니냐의 차이가 아니라 고용 변호사냐 아니냐의 차이다. 에서 김석주가 다니는 차영우펌은 돈 되는 재벌..
힘겨웠던 8년, 무한상사의 도전기 왜 하필 무한상사였을까. 8주년을 맞은 이 소재로 삼은 무한상사에는 그간의 8년 세월이 녹아 있었다. 거기에는 특유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리얼 콩트가 있었고, 그 위에 깨알같이 터지는 애드립이 있었다. 뮤지컬이라는 최근 트렌디한 형식도전이 녹아 있었고, 무한상사를 먹여 살릴 미래형 수트 제작이 가진 아이디어에 그 수트가 견고한가를 실험하는 몸 개그가 있었다. 무엇보다 정신없이 웃다보면 어느 순간 먹먹해지는 만의 ‘웃픈’ 정서가 있었다. 무한상사라는 콩트로 그간 8주년 간의 도전들을 압축해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무한상사와 뮤지컬 의 만남은 최근 과 로 이어진 패러디 트렌드를 가져와 회사 버전으로 녹여냈다. 무한상사가 굳이 의 패러디를 차용한 것은 우리네 회사 생활이 군대..
'1박2일'의 강호동, 퇴근이 좋은 것만은 아니야 아마도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1박2일', 왕 레이스 미션에서 승리한 바보당에서 강호동과 이수근이 조기퇴근을 했을 때 교차했던 그 마음은. 퇴근은 모든 샐러리맨들이 꿈꾸는 것이지만, 막상 모두가 일하는 시간 혼자 퇴근했을 때 느껴지는 그 허전함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미션에서 승리했을 때만 해도 강호동과 이수근은 '조기퇴근'을 "최고의 혜택"이라 말할 정도로 즐거워했다. 왜 그렇지 않을까. 매번 복불복을 해야 하고 그래서 때론 밥도 굶고 때론 엄동설한에 야외에서 취침을 해야 하는 이 '일터'로부터의 탈출. 모두가 일할 때 혼자만 쉰다는 그 짜릿한 자유. 하지만 조기퇴근의 현실은 다르게 다가왔다. 일단 바보당의 세 명 중 두 명을 선택해..
장준혁을 위한 변명 ‘하얀거탑’은 결국 환타지보다 현실을 선택했다. 장준혁(김명민)에 대해 쏟아지는 애정의 근원은 바로 그가 우리네 3,40대 샐러리맨들의 자화상을 담고 있기 때문. 성공을 위해 밤낮 없이 달리던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픽 쓰러지는 장면들은 이제 낯선 장면이 아니다. “장준혁을 살려내라”는 거센 요구는 바로 그런 현실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이다. 그렇다면 장준혁이 달려온 길은 이 시대 샐러리맨들의 자화상을 어떻게 대변했을까. 장준혁도 이주완(이정길) 과장이 딴 맘을 먹기 전까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개원의도 아니고 종합병원에서 그것도 모두가 기피하는 외과에서 10여 년을 숨죽여가며 주는 봉급 받아가며 살아온 샐러리맨. 실력은 최고지만 조직의 생리가 어디 실력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