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선택 (29)
주간 정덕현
, 문제는 선택이 아닌 과정에 있었다 MBC 의 이수는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할 선택이었다. 미성년자 성매수 사건에 연루된 가수를 지상파, 그것도 를 통해 복귀시킨다는 건 무리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애초에 이수라는 이름을 꺼내놓지 않았다면 는 좀 더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첫 무대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한 박정현보다 방송에서 편집된 이수의 2위가 더 이슈가 되고 있다. 항간에는 이수에 대한 동정론이 나오고 심지어 “안타깝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만일 방송 전부터 논란이 쏟아졌던 이수가 방송된 대로 방영됐다면 어떤 상황이 전개됐을까. 그것은 아마도 이수에 대한 비난과..
의 질문, 변화는 가능한가 시간 MBC 은 시간에 대한 드라마다. 거기에는 과거가 있고 과거로부터 단절된 현재가 있으며 그 현재가 만들어갈 미래가 있다. 김석주(김명민)는 기억상실을 겪게 되는 사건을 통해 과거로부터 단절된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과거 속에는 자신만 있는 게 아니다. 자신과 관계된 사람들이 있다. 차영우펌에서 에이스로 일하며 관계해온 대기업의 인물들은 김석주가 자신들을 대변해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과거와 단절된 김석주는 현재라는 시간대에 새로운 자신을 세우려 한다. 심지어 과거의 자신이 만들어놓은 것들을 현재 뒤집으려 한다. 현재는 과거와 대결한다. 그의 약혼자인 유정선(채정안)과 그녀의 집안인 유림그룹은 과거로부터 튀어나온 이들이지만 현재의 그와 약혼관계로 연결되..
파경 드라마, 하지만 육아 예능 그 의미 적어도 우리네 드라마 상에서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니라 선택인 것 같다. 흔하디흔한 가족드라마들이 파경을 다루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는 이미 한 번 결혼에 실패해지만 재혼한 여자가 겪는 또 한 번의 파경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풍겨나듯이 이 드라마에서 결혼한 이들은 하나 같이 불행하다. 재혼한 여자는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도 너무나 뻔뻔해질 수 있는 지독한 이기주의자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재혼한 남자는 아내가 아이를 보듬어주기는커녕 아이를 심지어 질시하는 미성숙한 인물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결국 김수현 작가가 하려는 얘기는 타인과 함께 살만큼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거나 혹은 자신을 기만하고 결혼한 이들은 예정된 파행을 겪게 된다..
, 왜 이토록 폭발력 있나 봤더니... 무고한 자의 고통을 바라본다는 건 얼마나 아픈 일인가. KBS2 수목드라마 의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이 그렇다. 사랑하는 남자가 성공할 때까지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하고, 심지어 검사가 된 그를 위해 뺑소니 사고를 온전히 뒤집어쓰고 감옥에 대신 가는 강유정이라는 캐릭터는 물론 트렌디한 인물은 아니다. 요즘 세상에 이런 희생적인 인물이 얼마나 되겠는가. 즉 은 겉모습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트렌디한 멜로나 치정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강유정이라는 무고한 인물이 처하게 되는 고통을 통해 그 불행의 원인을 사회 시스템적인 차원에서 보여주는 드라마다. 의 전반부는 그래서 강유정이 하게 되는 일련의 선택들이 그녀를 얼마나 불행 속으로 밀어 넣는가를 바닥 끝까..
, 진정 다 가진 드라마였던 이유 가 종영했다. 종영했지만 이 놀라운 드라마가 헤집고 간 파문은 꽤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듯하다. 우리네 드라마 현실에서 이처럼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성을 가진 작품을 시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는 우리네 드라마에서 좀체 성공하기 힘들다는 스릴러 액션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 가족드라마의 문법을 성공적으로 묶어낸 작품. 게다가 그 안에 우리네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준엄하게 꾸짖는 시선까지 담아놓았다. 2주라는 짧은 시간을 나눠 하루를 한 회 분량으로 풀어내는 형식미는 이 드라마의 시간을 훨씬 더 숨 가쁘게 만들었고 그 2주를 끝없이 뛰어다니던 장태산(이준기) 옆에 늘 함께 하는 딸 수진(이채미)을 판타지로 엮어내는 방식은 탈주극이 가족드라마의 테두리 안에 온전히 놓여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