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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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누나', 무엇이 손예진·정해인 멜로를 설레게 만들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4. 1. 10:00
‘예쁜 누나’, 팍팍한 일상 손예진, 그래서 더 간절해지는 설렘 정해인어째서 그저 밥 한 끼를 같이 먹고 평범한 농담을 나누며 집까지 바래다주는 그 일상을 보여줄 뿐인데 이토록 설레는 걸까. 새로 시작된 JTBC 금토드라마 에서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는 누나 동생의 관계처럼 등장하지만 벌써부터 왠지 모를 멜로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들이 함께 있을 때 보이는 눈빛과 작은 손짓들까지 누나 동생의 관계 그 이상의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의 이야기는 그 겉면만 보면 그리 특별한 일들이 벌어졌다고 보기 힘들다. 즉 남자친구와 헤어진 윤진아와 그를 위로해주는 절친 서경선(장소연) 그리고 그의 동생 서준희가 자연스럽게 누나 동생 관계로 엮어져 있고, 윤진아와 서준희의 관계가 조금씩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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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 저런 곳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옛글들/명랑TV 2017. 3. 26. 09:38
‘윤식당’, 익숙한 듯 낯선 나영석 PD의 명민한 선택‘나도 저런 데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아마도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을 보면서 내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을 지도 모르겠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어느 한적한 섬. 유럽과 호주에서 온 여행자들이 북적대며 오로지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 채워진 그 곳에서 작은 한식당을 연다는 건 나영석 PD가 기획의도로 밝힌 것처럼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일이 아닐까. 여기서 키워드는 이 복잡한 도시를 ‘떠난다’는 것이고, 낯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다. 가끔 삶이 지긋지긋해지고 막막한 현실 앞에서 “이번 생은 글렀어”라고 얘기하게 될 때, 우리는 이 곳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진다. 사실 그건 ‘이번 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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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공간과 일탈의 미학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0. 15. 08:37
, 공간이 주는 위안과 기억들 비행이 있어 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최수아(김하늘)는 서도우(이상윤)가 보낸 메시지를 받는다. 조심히 잘 다녀오라는 것. 그런데 그 때 딸 효은(김환희)에게서 전화가 온다. 텅 빈 집에 아이가 혼자 서 있다. 기장인 아빠는 시드니에 있고, 승무원인 엄마는 이제 비행을 하기 위해 공항으로 간다. 그런데 문득 최수아는 그 텅 빈 집에 홀로 있을 아이의 잔상이 마음에 못내 가시처럼 박힌다. 버스에서 내린 최수아는 갑자기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현주언니한테 효은이 데리고 병원 가서 진단서 끊어야 한다고 말하는 걸 깜박 했다. 하 김밥. 속은 만들었는데 효은이 한테 말도 못했고. 아 밥을 안했다. 아 김도 없지. 아 내가 뭘 해놓고 나온 거지?’ 그녀는 갑자기 모든 일들이 낯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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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불륜인데 어째서 이렇게 공감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9. 30. 09:14
이 불륜을 다루는 특별한 방식 “어느 낯선 도시에서 잠깐 3,40분 정도 사부작 걷는데 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복잡한 생각이 스르르 사라지고 인생 별거 있나 잠시 이렇게 좋으면 되는 거지... 그 3,40분 같아. 도우씨 보고 있으면.” 최수아(김하늘)가 하는 이 한 마디의 대사는 이라는 드라마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서도우(이상윤)와 함께 있으면 좋다는 이야기지만, 그래서 기혼자들끼리 마음이 오고간다는 걸 뜻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불륜’의 정서를 담지는 않는다. 그것은 ‘잠깐 동안의 일탈’이다. 늘 가던 길에서 잠깐 멈춰서거나 어느 날 살짝 자신도 모르게 다른 길을 걷다가 느끼는 잠시 동안의 일탈. 고작 3,40분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의 일탈이 어쩌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