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눈부신 한지민·남주혁 이들이 겪을 청춘의 시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가졌지만 그 시계를 사용하면 빨리 늙게 된다.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의 타임리프 설정은 여느 유사 장르물들과 달리 그런 한계점을 덧붙여놓았다. 그래서 그런 ‘판타지의 룰’을 몰랐을 때 그 시계를 발견했던 어린 혜자(한지민)는 제 맘대로 시간을 되돌려 시험 점수를 올리거나 봉변을 모면하거나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구 시계를 쓰다 급성장해버리면서 혜자는 시계를 쓰지 않기로 한다.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눈이 부시게>는 바로 이런 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시계를 갖고 있는 혜자(한지민)라는 인물이다. 이런 시계가 탐욕 가득한 인물의 손에 들어갔다면 이 이야기는 좀 더 살벌한 스릴러가 됐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혜자는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할 줄도 아는 인물이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장난꾸러기였던 오빠 영수(손호준)의 장난에 늘 지지고 볶지만 그래도 큰 다툼을 벌어지는 않고, 미용실에서 일하는 엄마의 염색약에 거칠어지는 손과 ‘돈 들어갈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동아리 선배의 추천으로 에로영화 더빙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선배 때문에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지만, 다른 사람과 결혼해 종군기자로 해외로 나간 선배를 여전히 마음에 두고 있다. 

에로영화 더빙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의 힘겨운 상황이었다면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써서 더 엄청난 짓을 벌일 수도 있었겠지만 혜자는 그러지 않는다. 대신 우연히 알게 된 준하(남주혁)과 술자리를 함께 하며 벌인 ‘불행 배틀’을 듣다 술기운에 시계를 꺼내든다. 그런데 그건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다. 자신 때문에 고생하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할머니를 찾아가지 않겠다고 한 준하를 위해서다. 

이처럼 <눈이 부시게>의 타임리프 판타지 설정은 거창한 스릴러가 아니라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동화 같다. 결국 시계를 되돌린 혜자는 자신의 청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훌쩍 날려버린 채 나이가 들어버린 혜자(김혜자)가 되어버릴 처지다. 반면 없느니만 못한 아버지 때문에 모든 걸 다 갖추고도 무기력한 청춘을 보내고 있는 준하. 그의 앞에 할머니가 된 혜자가 등장한다. 과연 이들의 이 기상천외한 관계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타임 리프라는 소재는 시간과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그 설정 때문에 대중들의 시선을 끌었다. 누구나 한 번쯤 갖게 되는 상상이지만 결코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 하지만 <눈이 부시게>는 그런 시간을 되돌리는 판타지가 주는 어떤 결과들에 주목하기보다는, 이런 변화 속에서 ‘시간’이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묻는 드라마다. 

<눈이 부시게>라는 제목은 그래서 아마도 눈부신 ‘청춘의 시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청춘의 시간이란, 너무 살날이 많이 남은 듯 느껴지는 탓에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지나치기 마련이다. 그 시간이 얼마나 눈이 부시게 빛났는지는 한참 시간이 지난 후 되돌아봤을 때 겨우 발견되기도 하니 말이다.

어찌 보면 거대한 판타지 설정이 있지만 그것을 소소한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그 속에서 툭탁댔던 경험들조차 눈부신 일들이라 전해주는 이 드라마에서, 한지민과 남주혁, 손호준 같은 배우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보인다. 지금 막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이 배우들의 호연은 이 작품이 가진 동화 같은 매력을 비주얼만으로도 만족시키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 이제 나이 든 모습으로 돌아올 김혜자의 공력이 묻어나는 연기가 더해진다는 점이 이 드라마에 더더욱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다. 25살의 연기를 김혜자는 어떻게 구현해낼까. 준하와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게 될 2명의 혜자가 그와 엮어나갈 사랑과, 그 과정을 통해 알게 될 시간의 의미가 어떻게 그려질지 자못 궁금해지는 드라마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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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3’,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김영하의 여행

이건 소설가의 여행법이 아닐까. 피렌체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두오모 성당, 우피치 미술관이 있는 시내의 좁은 골목길과 오밀조밀한 집들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이지만, 김영하는 엉뚱하게도 ‘영국인 묘지’를 찾아간다. 여행을 하다보면 지치게 되기 마련, 그 때마다 이 소설가는 묘지를 찾아가곤 했단다. 그래서 피렌체에 와서 묘지를 검색해보니 ‘영국인 묘지’라는 게 있다 해서 가게 됐던 것. 

피렌체의 유서 깊은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3>의 수다가 두오모 성당과 그 성당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 이야기 그리고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을 때 김영하가 꺼내놓은 ‘영국인 묘지’ 이야기는 생소하기 때문에 참신하게 다가왔다. “도시에 묘지가 있으면 꼭 한 번씩 가본다”는 김영하의 말에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재치있는 농담을 섞어 답한다. “일단 조용해요. 고요합니다. 산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실제로 김영하가 간 ‘영국인 묘지’는 생각보다 예쁜 조각공원 같은 분위기의 묘지였다. 아름답다고 하자 그 곳에 있는 수녀님은 4월에 오면 붓꽃이 만발해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알고 보니 영국인만 묻힌 묘지는 아니라고 한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외국인들이 묻혔다고 한다. ‘피렌체의 이방인’들을 위한 묘지라는 것. 그러면서 슬쩍 꺼내놓는 생각. “도시를 설계할 때 우리도 산자와 죽은 자를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해요. 우리가 영원히 사는 게 아니니까.”

김영하의 여행을 들여다보면 그 흐름이 마치 소설을 읽는 것만 같다. 사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소재가 독자들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남들이 다 가는 곳이 아니라 가지 않는 곳을 찾아간다. 무엇보다 ‘영국인 묘지’라는 이름이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왜 영국인이 이 먼 곳에 와서 묻혔을까 하는 궁금증이다. 소설이 끊임없이 궁금증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를 몰입시키듯이 김영하의 여행은 그 흐름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간 곳에는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 발견된다. 영국인 묘지에 존재하는 시인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묘지. 그러면서 그와 그의 남편 로버트 브라우닝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어 사회 비판시를 많이 썼던 이 시인은 40세에 로버트 브라우닝과 사랑에 빠지면서 유명한 사랑 시를 썼던 인물이라고 한다. 편지를 통해 이어진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스산해져가는 초가을에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봤던 묘지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가 생각하는 최고의 묘지는 파리의 페르 라셰즈. 파리 시내에 있는 이 거대한 묘지에는 쇼팽, 짐 모리슨의 묘가 있다. 김영하는 이 묘지의 장점이 “아름답고 파리의 도시에서 가깝고 유명인들의 묘지이고 잘 가꿔져 있다”고 말한다. ‘묘지 투어’를 할 정도로 여행을 할 때 묘지를 찾는다는 김영하를 보며 유시민은 “역시 소설가는 다르긴 다르다”라고 말했다. 김진애 교수는 “작가에게 묘지가 중요한 건 죽음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생길 수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이야기는 김진애 교수가 썼다는 ‘묘비명’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라고 썼다는 묘비명에서 김진애 교수는 ‘의외로’에 꼭 인용구 마크를 넣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항상’이 아니라 ‘의외로’ 라는 것. 이 말에 빗대 김영하라는 소설가의 여행법을 들여다보면 그는 그 ‘의외로’ 멋진 것들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모두가 잠든 새벽. 아침 일찍 일어나 도보로 피렌체 도심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에 일출을 보기 위해 오르는 김영하는 여러 차례 피렌체를 방문하면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을 이야기한다. 스무 살 남짓에 처음 찾아왔던 피렌체와 신인작가 시절 그리고 중년에 또 그 곳을 찾아오면서 변화한 건 자신뿐이라고 말한다. 그대로 변화하지 않고 있는 그 곳이 고맙게 느껴진다는 것. 그 와중에 시간이 흘렀고 그도 시간을 따라 흘러왔다. 그 흐름은 한 편의 소설 같다.

피렌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김영하는 이렇게 말한다. “일출을 백 번 보든 천 번 보든 내 삶에 무슨 상관이 있어요. 근데 먹고 사는데 아무 상관없을 지라도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동할 때 내가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요.”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이고, 또 소설 같은 예술 작품을 보는 이유가 아닐까. 김영하라는 소설가의 여행법이 새삼 특별하게 다가온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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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와이프’, 이정은이 전한 진짜 사랑의 의미

“누구나 돌이키고 싶은 순간이 있어. 가고자 하는 데로 간다는 보장도 없고 원하는 대로 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그래도 기회는 자주 오는 게 아니야.”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에서 우진 엄마(이정은)가 서우진(한지민)에게 한 그 말은 아마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시간을 되돌려 다른 삶을 선택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판타지가 아니라, 꼬이고 꼬여 풀기 어려운 실타래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아는 와이프>는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사람처럼 변해버린 아내 대신 첫 사랑을 선택해 다른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시작한 드라마다. 차주혁(지성)은 그렇게 시간을 되돌려 서우진 대신 이혜원(강한나)과 결혼해 살아가지만 그 삶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자꾸만 서우진에게 눈이 가고, 과거 그에게 못해줬던 일들이 눈에 밟힌다. 그래서 그는 결국 이혜원에게도 또 서우진에게도 좋은 남편이 되지 못한다. 

<아는 와이프>의 이런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요소가 되었다. 주인공인 차주혁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모든 주변 사람들을 힘겹게 만들기 때문이었다. 친구 윤종후(장승조)는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던 서우진이 차주혁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고는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이혜원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차주혁에게 이혼서류를 보낸다. 서우진은 차주혁에게 마음이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아는 와이프>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불편함을 풀어낼 수 있는 길은 바로 그 문제를 만들어낸 차주혁이 철저히 부서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차주혁은 모든 걸 잃게 된다. 이혼을 하게 되고 이혼 전 재벌 회장인 장인만 믿고 했던 대출이 사기로 드러나 직장도 잃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잃는 그 순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간을 되돌린다. 

만일 차주혁의 선택으로 시간이 되돌려졌다면 그건 또 다른 불편한 요소를 만들었을 게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시간을 되돌린다는 건, 그의 이런 판타지 시간여행이 주변인들의 삶이 꼬이는 건 생각도 하지 않고 ‘한 번 해보는’ 이기적인 선택처럼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두 번째 시간을 되돌리는 선택은 차주혁이 아니라 서우진이 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 전개는 시청자들이 바라는 점이기도 하고 또 작가가 바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개 과정은 너무 급하게 진행된 느낌이다. 갑자기 차주혁이 서우진에게 우리가 부부였다는 걸 고백하고, 그걸 서우진이 믿게 된다는 설정은 사실 너무 빠르게 전개되어 개연성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인물로 우진 엄마가 있었다는 점이다. 치매가 아니라 시간여행자였던 그가 서우진에게 과거로 갈 수 있는 동전을 주고 시간을 되돌리게 해주는 장면은 엄마로서의 마음과 아내로서의 마음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그 역시 시간을 되돌려 죽은 남편을 살리려 했던 것이지만, 딸의 행복을 위해 그걸 포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장면은 또한 반드시 누군가와 결혼을 하고 같이 살아야 사랑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나 잘했지 여보? 그 때 내가 조금만 더 빨랐어도 당신을 구할 수 있었는데.” 우진 엄마가 남편의 사진을 보며 하는 이 말에는 회한과 가정이 담겨있지만, 또한 남편에 대한 그의 깊은 사랑 또한 담겨있다. 개연성 부족한 급전개였지만 그나마 우진 엄마의 이 한 대목이 있어 꼬이고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게 된 느낌이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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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국적을 넘어 우리는 과연 소통할 수 있을까

연일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로 연예계가 들썩거린다.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사실은 전 세계의 유력 매체들에 의해 긴급 타전되었고, 국내에서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보낸 사실 역시 빌보드의 뉴스에서 다뤄졌다. 게다가 모두가 기대하던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K팝 그룹 최초로 10위로 진입한 사실 역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빌보드의 뉴스는 이들이 보여주는 행보를 ‘현상(Phenimenon)’이라고 표현한다. 즉 단순한 음악적 성취 그 이상의 ‘사건’으로 다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비영어권의 음악으로서 방탄소년단이 만들어낸 전 세계적인 열광은 ‘신드롬’이라고 불러야 비로소 합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의 무대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관객들이 보인 반응은 실로 과거 영국의 비틀즈가 미국을 ‘침공’했을 때 벌어졌던 열광적인 모습들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당시는 영어권이라는 공통의 바운더리가 있었다면, 이번 방탄소년단은 국적은 물론이고 언어까지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현상이라 부를 만했다. 

생각해보면 이미 새로운 시대는 인터넷이라는 전 세계를 엮어낸 네트워크를 통해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유튜브 같은 공간을 통해 조금씩 글로벌 문화를 공유해왔다. 거기에 국가나 언어는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해외에서 올려진 어떤 영상들도 우리는 그 공간 속에서 동일하게 누리기 시작했다. 마찬가지의 흐름은 정반대로도 이어졌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이라는 곡으로 보여준 건 미국 시장으로 강제진출하게 된 것만이 아니라, 국적과 언어를 뛰어넘는 글로벌 문화의 가능성이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소거된 이 네트워크 공간의 빠른 소통과 전파 속에서 방탄소년단이 이번 빌보드 차트 입성으로 보여준 것 역시 글로벌 문화라는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다. 그간 문화란 국적, 언어와 떼놓을 수 없는 한계를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한류’니 ‘K팝“이니 하는 용어 속에 국적의 의미들이 담기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문화적 교류의 단계는 이제 국적과 언어의 차원을 넘어서게 되었다. 방탄소년단이 보여주는 음악의 특징은 이런 경계를 넘어선 요소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거기에는 K팝 특유의 색깔(아이돌이니 군무니 하는 것들)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힙합, 댄스, EDM 심지어 라틴 음악까지 공존하고 있다. 이것은 이제 이미 보편화된 음악적 장르가 사실상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새로운 ‘글로벌 언어’로서 자리하게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방탄소년단의 성취를 보면서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은 그간 시간과 공간(국적과 언어를 포함한)의 제약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문화가 이제는 디지털에 의해 융합되는 ‘글로벌 문화’로 나아가고 있는 그 흐름이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또 20세기적인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적 틀에 얽매여 있을 일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지구촌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문화지대에 걸맞는 관점과 문화적 콘텐츠들을 만들어나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방탄소년단 ‘현상’은 그 새로운 세계를 음악이라는 ‘글로벌 언어’를 통해 우리 앞에 증거해 보이고 있다. 그러니 물론 자랑스럽고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단지 그 놀라운 성취에 도취될 것만이 아니라, 이제 그 세계에 어떻게 모두가 동참하고 공감해갈 것인가를 생각해봐야할 시점이다.(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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