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하는 '슬의생', 신원호·이우정의 슬기로운 선택은 옳았다

마지막 회 같지 않은 마지막 회였다.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12부로 시즌1을 마쳤다. 하지만 끝이 아니라는 게 명백한 시즌1의 마지막 회였다. 12부와 11부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못할 만큼 지금껏 드라마가 그려온 율제병원의 평범해 보이지만 나날이 특별한 일상들이 담담하게 담겨졌다.

 

마지막 회에서도 드라마 전편에 등장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환자들의 이야기들이 채워졌다. 안정원(유연석)은 킥보드를 타다 다쳐 간 손상을 입은 아이 때문에 며칠 간을 잠도 자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며 돌봤고, 김준완(정경호)과 도재학(정문성)은 수술은 했지만 출혈이 멎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환자를 살려냈다.

 

아들을 위해 남편에게 간 이식을 해주지 않기로 선택한 후 자책하던 아내는, 마침 간 기증자가 있어 이익준(조정석)이 이식수술을 해주자 고마움과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건 양석형(김대명)에게 진료를 보기 위해 오래도록 기다리는 산모들이 불만을 터트리다, 한 산모가 아이를 사산하고 통곡하는 소리를 들으며 숙연해지던 장면이었다. 아이를 잃은 엄마가 느낄 고통을 공감하는 산모들은 묵묵히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사랑이야기도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그토록 짝사랑만 해오던 장겨울(신현빈)이 용기를 내 고백하자 안정원(유연석)은 그 역시 오래도록 가슴에만 감춰두고 있던 마음을 꺼내놓았다. 두 사람은 키스했고, 그건 안정원이 신부가 되는 걸 포기하고 의사로서 병원에 남을 것이고 장겨울과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 그건 사랑이 맺어지는 순간의 이야기지만, 또한 안정원이라는 인물이 의사로서의 소명을 선택하는 순간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건 다른 인물들의 러브라인이 어떤 결실을 보여주기보다는 다음 시즌을 위한 씨앗을 심어 놓으며 시즌1을 마쳤다는 사실이다. 이익준은 지방 병원으로 자청해 내려간 채송화(전미도)의 아파트까지 찾아와 그렇게 눌러 놓았던 사랑을 고백했고, 김준완은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이익순(곽선영)에게 보낸 반지가 반송되어 돌아와 어떤 일인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걸 감지했다. 또 추민하(안은진)의 짝사랑을 애써 거부하는 양석형이 향후에도 계속 그 관계를 이어갈지 아니면 사랑을 받아줄지도 궁금한 대목으로 남겨뒀다.

 

이처럼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애초에 기획했던 대로 시즌제 드라마로서 어떤 결론을 보여주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호흡 그대로 병원에서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즌1의 마지막을 그렸다. 그래서 끝났지만 끝난 것 같지 않았고, 내년에 다시 돌아온다는 자막이 벌써부터 시즌2를 기다려지게 만들었다.

 

이로써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본격적인 시즌제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우리네 드라마에서도 시즌제가 조금씩 익숙해진 건 사실이지만, 이처럼 아예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를 겨냥해 만들고 또 성공시킨 작품은 이 작품이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가능해진 건 드라마가 매회 소소해도 따뜻한 이야기들을 채워 넣으면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인물들을 제대로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의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저 마다의 매력을 드러내는 드라마라면 향후 시즌제를 끊임없이 이어간다고 해도 충분히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시즌1의 이야기는 그래서 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그리는 큰 그림의 밑그림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밑그림만으로 시청자들이 매회 따뜻하고 설레는 감정을 느꼈다는 건 향후 이 시즌제가 계속 이어나갈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든다.

 

또 신원호 PD가 모험적으로 시도했던 1주일에 1회 방영이라는 새로운 선택 역시 성공적이었다. 목요일마다 한 편씩 돌아온 드라마는 힘을 잃지 않고 매회 시청률을 반등시켰고 마지막 회는 14.1%(닐슨 코리아)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분 좋게 시즌1을 마무리시켰다. 하지만 가장 큰 성취는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시즌제 드라마라는 안정적인 작품을 세워놓았다는 점일 게다. 매년 돌아와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착한 시즌제 의드의 탄생이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슬기로운 선택은 옳았다.(사진:tvN)

‘하이에나’, 이번엔 정&윤으로 시즌2 안될까요?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가 종영했다. 시청자들은 벌써 끝났냐며 시즌2를 기다린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이에나>는 송&김의 송필중(이경영)이라는 법 위에 선 권력자와 맞서는 정금자(김혜수), 윤희재(주지훈)의 대결을 그렸다. 대법관을 세우고, 사업체를 마음대로 인수합병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법까지 바꾸는 무소불위의 권력자 송필중은 사람을 사냥개처럼 부리다 버리는 인물. 그런 인물에 뭐든 물어뜯는 하이에나의 방식을 살아온 정금자와 그에게 빠져들며 그의 길을 함께 걷게 된 윤희재가 날리는 속 시원한 한방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하이에나>가 특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이른바 ‘정금자의 방식’이라는 조직에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해가는 그 방식이 시대적 코드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가진 자들이 더 많이 가지고 못 가진 자들을 마음대로 쓰다 버리는 현실이 아닌가. 정금자는 그런 현실과 맞서 자신의 것을 지켜내기 위해 저들의 약점을 파고드는 치열함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의 전체 기조가 대결구도에 치중되어 있었지만,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끝까지 유쾌한 코미디의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도 정금자라는 독특한 캐릭터 덕분이었다. 모두가 양복을 입고 모인 주총 자리에 혼자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타난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정금자라는 캐릭터의 유쾌함이 담겨진다. 뻔지르르하게 입고 잘난 척 하지만 그 실체는 다를 수 있다는 걸 정금자의 그 도발적인 패션만으로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정금자와 윤희재의 멜로 또한 독특했다. 지금껏 봐왔던 멜로의 구도란 주로 남성이 이끌어가곤 했지만 이 드라마에서 그 주도권은 정금자가 쥐고 있었다. 오히려 사랑을 잊지 못하고 정금자를 ‘배알도 없이’ 찾아와 그 주변을 맴도는 윤희재 역시 지금껏 봐왔던 어떤 남성 캐릭터들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치열한 삶 때문에 결코 곁을 내주지 않던 정금자가 조금씩 윤희재에게 마음을 여는 그 과정은 질척임 없이 너무나 쿨하게 그려져 시청자들을 더욱 매료시켰다.

 

드라마는 후반부로 가면서 케이퍼무비의 진용을 갖추었다. 정금자와 윤희재가 중심에 서고 로펌 송&김에서 나와 이들에 합류한 김창욱(현봉식), 부현아(박세진), 나이준(정지환), 박주호(홍기준)와 늘 정금자와 함께 했던 이지은(오경화) 그리고 윤희재의 절친 가기혁(전석호)까지 함께 모여 일종의 팀플레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것.

 

갖가지 법률 사건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정금자와 윤희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그들의 멜로가 그려지며 나아가 이들과 함께 하는 팀플레이의 진용까지 갖추게 된 <하이에나>. 시즌2 요구가 생겨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들 캐릭터와 진용 그대로 색다른 사건들을 풀어내고, 사회적 공분을 이끌어낼 만한 새로운 빌런을 세워두기만 해도 시즌2는 충분히 흥미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OTT 시장이 열리면서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해외의 드라마들을 보는 일은 익숙해졌다. 그래서 그들이 운용하는 시즌제를 우리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하이에나> 같은 드라마는 바로 그 시즌제에 가장 적합한 틀을 갖고 있다고 보인다. 벌써 끝이냐며 시즌2를 요구하는 시청자들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송&김 같은 법 빌런과 대적하는 정&윤으로 다시 돌아오기를.(사진:SBS)

‘낭만닥터 김사부2’, 시즌2 드라마의 새 기록 세우나

 

김사부(한석규)의 낭만이 그리웠던 걸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가 2회 만에 18%(닐슨 코리아)라는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회 14.9% 시청률이 시즌1이 남겼던 기대감의 수치라면 2회의 이 수치는 시즌2 역시 충분히 시청자들을 만족시켰다는 증거다. 도대체 <낭만닥터 김사부2>의 무엇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든 걸까.

 

첫 회가 시즌1의 리마인드와 함께 새 진용으로 등장한 서우진(안효섭)과 차은재(이성경)를 소개하고 이들이 김사부가 운영하는 돌담병원으로 오게 되는 과정을 다뤘다면, 2회는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담았다. 국방부 장관이 차로 이동 중 운전기사가 갑자기 의식을 잃는 바람에 차량이 가드레일을 치고 나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렇게 가장 가까운 병원인 돌담병원을 찾게 된 긴급환자들을 수술하는 김사부와 서우진 그리고 차은재의 이야기가 펼쳐진 것.

 

환자가 국방부 장관이라는 위치가 주는 중압감과 복합적인 내상에 아스피린을 상시 복용해 출혈을 잡기 힘든 상황으로 과연 수술 자체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김사부는 CT 촬영 같은 장치를 활용하지 않고도 재빠르게 출혈을 잡아내는 면모를 보여줬다. 이를 도운 서우진은 김사부의 놀라운 수술과정을 보면서 반신반의하며 “감과 운이 좋았을 뿐”이라 했지만 점점 그게 김사부의 진짜 실력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낭만닥터 김사부2>가 첫 번째 에피소드로 보여준 국방부 장관 수술 이야기는 사실 시즌1에서도 등장하곤 했던 유사한 에피소드다. 즉 유명인사의 수술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수술에 성공하는 김사부와 이를 돕는 후배 의사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한편에는 그 공을 가로채려는 도윤완 이사장(최진호)이 등장해 김사부와 각을 세우는 에피소드다.

 

결국 시즌1의 이야기 구조를 몇몇 설정들을 바꿔 가져온 것이지만 의외로 그 힘은 여전히 세다는 걸 <낭만닥터 김사부2>는 보여준다. 그건 워낙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이 구축해낸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다는 뜻이고,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 구조 자체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정서적으로 잡아내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거대병원(이름 자체에 거대하다는 뜻이 들어있다)과 정반대의 대척점에 있는 지방의 소박한 돌담병원의 대결구도가 그 강력한 이야기 틀의 밑그림이라면, 그 위에서 팽팽한 대결을 보여주는 김사부와 도윤완의 만만찮은 캐릭터가 주는 힘이 드라마의 메인 극성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역시 소외된 젊은 의사들이 김사부와 처음에는 갈등하지만 차츰 한 팀을 이뤄가는 이야기가 주는 판타지가 더해진다.

 

김사부는 젊은 의사들에게 돌려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사부의 역할’을 해서 오명심(진경) 같은 수간호사가 지적하듯 ‘꼰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게 그들을 챙겨주는 모습을 통해 그 지적에 담긴 진심을 드러낸다. 서우진을 몰아붙이지만 그가 다친 걸 알고 다른 의사들을 시켜 약도 챙겨주고 검사도 하게하며, 울렁증으로 수술대에서 도망쳐버린 차은재에게 그러려면 의사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알고 보면 그를 스카우트한 장본인이 김사부라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꼰대가 아닌 사부의 면면을 보여주는 김사부와 그를 통해 성장해가는 서우진. 차은재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낭만적 판타지’를 제공한다. 물론 그건 돌담병원이 거대병원도 하지 못하는 갖가지 어려운 수술들을 김사부와 그 팀이 힘을 합쳐 해나가고, 심지어 거대병원에 의해 처하게된 어려운 상황들을 이겨나가는 것 또한 ‘낭만적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낭만닥터 김사부>가 보여주는 건 단지 의학드라마의 장르적 재미만이 아니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잘 되고, 욕망에 흔들리지 않고 정직하게 할 일을 한 사람이 상찬 받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해야 할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우리네 사회를 뒤집어 보여주는 재미다. 물론 그런 당연한 일들이 ‘낭만적 판타지’가 된 현실은 씁쓸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지만, 그래서 우리는 <낭만닥터 김사부2>의 여전한 그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 그건 우리네 사회가 시즌1이 방영됐던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사진:SBS)

‘배가본드’, 시작이 엔딩이었다는 건 뭘 말해주나

 

재밌게 보던 시청자들도 뜨악했을 것 같다.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가 종영했지만, 그게 끝이라는 게 사실 믿기지 않는다. 전체 16부작이지만 사실 15부까지만 해도 다이나믹 시스템의 에드워드 박(이경영)이 이 모든 걸 뒤에서 계획하고 움직였던 사마엘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알게 된 고해리(배수지)는 제시카 리(문정희)를 따라 로비스트가 되고, 창고 폭파로 사망한 줄 알았던 차달건(이승기)은 살아남아 탄핵을 당한 정국표(백윤식)에게 자금을 지원받아 릴리(박아인)를 고용하고 에드워드 박과 관련된 용병단체에 들어가 복수를 꿈꾼다.

 

이 상황만 보면 지금껏 제시카 리, 민재식(정만식), 윤한기(김민종)에 정국표, 홍순조(문성근)로 이어져온 일련의 악당들은 저 뒤편으로 밀려나고 에드워드 박을 중심으로 이들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또 다른 조직이 전면에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만일 이 드라마가 시즌2를 애초에 계획한 것이라면 시즌1의 이야기는 비행기 추락사건의 중요한 증인이자 범인인 김우기를 우여곡절 끝에 데려와 재판정에 세우게 된 12회에서 끝내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사실상 그 후 보다 높은 곳까지 연루되어 있는 사건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해져 있던 것인지 16부작으로 뚝 끊어져 종영해버린 <배가본드>는 그 마지막회를 보던 시청자들을 허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설마 저러다 끝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건, 드라마 첫 회에 봤던 차달건이 누군가를 저격하려 하고 총을 드리웠지만 거기 고해리가 나타나는 장면이 다시 등장하면서다. 그렇게 <배가본드>는 시작을 엔딩으로 세웠다.

 

그런데 이런 엔딩은 지금껏 달려온 16부작을 앞으로 이어질 본편(?)의 예고편처럼 만들어버린다. 무엇보다 새롭게 등장한 강력한 악당 에드워드 박은 버젓이 살아 홍순조를 대통령 만들고 국정을 농단하려 하고 있다. 용병단체에 들어가게 된 차달건은 과연 이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또 로비스트가 되어 나타난 고해리는 차달건과 어떤 콤비를 보여줄까. 이런 궁금증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시즌2가 확정된 게 아니라면 이런 엔딩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 된다. 이건 흔히 말하는 ‘열린 결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린 결말은 어쨌든 결말이 등장했고 그 결말에 대한 해석이나 판단이 열려있다는 뜻이지, 아예 결말 자체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껏 16부를 열심히 몰입해서 봤던 시청자들을 생각한다면 시즌2는 고려 중이 아니라 ‘확정’이어야 옳다.

 

하지만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제작사인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입장은 이렇다. 애초 시즌2를 염두에 두고 작가도 연결되는 구도로 구상했지만 제작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 정도의 이야기로 마무리했으며, 이 후의 이야기는 시즌2에서 풀어야 하는데 시즌2는 시즌1 출연자들의 캐스팅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 아직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것. 결국 시즌2는 결정된 게 없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결론내지 않고 끝내고 나서 그 뒷이야기가 계속 될지 아닐지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니. 이런 무책임한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시즌제 드라마는 이제 우리에게도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니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시즌제를 계획하고 만들어지는 드라마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시즌1에서 어떤 결말 없이 끝나는 것에 대해서도 이제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용인한다. 시즌2가 예고되어 있고 그걸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가본드>처럼 시즌2에 대한 확정을 하지 않은 채 뚝 끊어버리는 건 시청자들에게도 또 고생한 연기자들에게도 예의는 아닐 것이다. <배가본드>는 열린 결말이 아니다. 시즌2가 아니라면 용두사미라 불러도 할 말 없는 무책임한 결말일 뿐이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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