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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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선택은 없어, 양자경의 수백 가지 얼굴이 주는 감동동그란 세상 2022. 11. 8. 15:47
입소문 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삶을 꿰뚫는 멀티버스 가족코미디 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의 영화 는 일단 제목이 너무 길어 머릿속에 단번에 입력되지 않는다. 포스터만 봐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마치 만다라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그 포스터에는 중심에 주인공 에블린(양자경)이 서 있는데 그 뒤로 눈알을 이마에 붙인 복면의 존재가 마치 그를 조종하는 듯 보인다. 그리고 양자경 주변으로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딸 조이(스테파니 수), 세무국 직원 디어드리(제이미 리 커티스),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 아버지(제임스 홍)가 원형으로 포진되어 있다. 멀티버스를 소재로 한다는 것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포스터만으로 그 세계의 복잡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영화는 시작과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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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혁명? '녹두꽃'이 담아낸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가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7. 1. 10:33
‘녹두꽃’, 죽을 걸 알면서도 나선 의병들, 그건 전쟁 아닌 사랑 막강한 화력으로 무장한 일본군들이 지키고 있는 우금티 고개. 도적이 출몰해 소가 지나는 걸 금했다는데서 이름 붙여진 우금티는 공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서 뚫고 들어가기가 결코 쉽지 않은 요지다. 일본군들이 기관포로 쏴대면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그 길.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그랬고 그걸 재연해낸 SBS 금토드라마 에서도 그러하듯이 그들은 죽을 줄 알면서도 그 고개를 넘기 위해 뛰어든다. 전투가 아니라 학살에 가까웠다는 우금티 전투. 그 처절한 의병들의 사투가 이제 에서 서막을 올렸다. 도대체 이들은 왜 그 죽음이 예고된 길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나아갔을까. 아마도 이라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담으려 했던 건 이 혁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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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처절히 망가지는 저들을 보며 기묘한 감정 든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 6. 11:35
'SKY캐슬'의 풍자 판타지에 이토록 빠져드는 이유도대체 무엇이 JTBC 금토드라마 에 이토록 열광하게 만드는 걸까. 이 드라마의 시청률표를 보면 그 상승곡선이 말 그대로 드라마틱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1.7%(닐슨 코리아)로 첫 회를 시작했지만 2회에 4.3%로 치솟았고, 10회에 11.2%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13회에는 13.2% 최고 시청률을 다시 한 번 경신했다.그 열광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이 드라마가 건드리고 있는 ‘사교육 문제’에 대한 풍자다. ‘SKY 캐슬’이라는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사교육이 그것이다. 수 십 억을 들여 입시 코디네이터를 두기도 하고, 집에 아예 감금시키듯이 아이를 공부시키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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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취 빠지지 않는 '어서와' 제작진의 현명한 균형감각옛글들/명랑TV 2017. 12. 30. 11:22
‘어서와’, 프랑스편 약해도 이런 호불호가 진짜MBC 에브리원 프랑스편은 시청률이 전편이 핀란드편보다 평균적으로 낮다. 핀란드편이 평균 4%대에서 최고 시청률 4.8%(닐슨 코리아)를 찍었던 반면, 프랑스편은 평균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이 수치도 그리 낮은 것은 아니지만 한참 상승세를 타던 것과 비교해보면 조금 주춤하는 느낌을 주는 건 분명하다.이렇게 된 건 기존의 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프랑스편이 보여주고 있어서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독일편이나 최고 시청률을 찍은 핀란드편이 그랬듯, 이 프로그램이 힘을 발휘하는 건 아무래도 한국문화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호감이나 이해 같은 걸 드러냈을 때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왔지만 그러한 공감대 속에서 소통하는 즐거움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장 큰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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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식당', 참 기발한 방식으로 '윤식당'의 그림자 지웠다옛글들/명랑TV 2017. 12. 21. 16:31
망하거나 멘붕이거나, ‘강식당’의 기묘한 관전 포인트내놓고 을 패러디했다고 밝혔고 로부터 탄생해 외전을 내세웠지만 tvN은 ‘자기복제’가 아니냐는 시선이 존재했다. 하지만 3회가 방영된 지금 은 의 그림자를 지웠다. 과 비교되기보다는 만의 색깔이 뚜렷하다는 게 증명되고 있어서다. 이 윤여정이 가진 푸근한 느낌을 주는 힐링 예능에 가깝다면, 은 강호동이 가진 다소 거칠지만 웃음만은 빵빵한 리얼리티 예능에 가깝다.실로 이 을 이겨내는 방식은 기발했다고 보인다. 그것은 아예 처음부터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망하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했고(물론 그것도 쉽지 않지만), 처음 경험하는 식당 개업에서의 어떤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이를 테면 손님들의 반응 같은) 물밀 듯이 밀려드는 손님들과 다양한 주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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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집밥' 같은 프로그램도 소통하려 하는데옛글들/명랑TV 2016. 11. 17. 10:16
요리 만큼 소통, 콘서트의 의미 이제 시즌2를 조금씩 마무리하는 시간, 왜 하필 는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콘서트를 선택했을까. 사실 대단할 건 없다. 이미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때때로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왔던 건 오래된 전통에 해당하니 말이다. 거기에는 감사의 의미도 있지만 더 큰 건 ‘소통’의 의미다.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열린 자세로 시청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미. 음식을 만들어가며 하는 ‘요리 콘서트(?)’ 형식으로 준비된 ‘집밥 콘서트’에서는 그래서 백종원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가장 많이 했지만 간단한 차이 때문에 제 맛을 내지 못했다는 허경환의 이야기로 파기름을 볶는 노하우를 다시금 되새겨주고, 그걸로 즉석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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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 어째서 모두가 눈물을 참지 못 했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1. 8. 09:55
이 시대와 노무현 사이의 거리, 의 슬픔과 위로 2000년 겨울 부산의 어느 거리. 차가운 날씨에도 거리 유세에 나선 노무현은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었다. 그 짧은 장면 하나만으로도 노무현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주머니에 넣었던 두 손이지만 다가오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할 때는 두 손을 꼭 빼서 정중한 마음을 담았다. 당시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부산. 시민들이 노무현을 반가워할 리 만무했다. 지역감정이 여전히 부추겨지는 선거 속에서 그는 마치 적진에 고립된 적장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손을 내밀었다. 그들이 적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섬겨야할 ‘왕’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다큐멘터리 영화 는 왜 하필 부산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노무현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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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에게 좀비란 어떤 의미일까옛글들/명랑TV 2016. 10. 17. 09:21
는 왜 500회 특집을 좀비로 마무리 지었을까 어쩌다 보니 좀비를 등장시키게 된 걸까 아니면 500회 특집에 맞게 의도한걸까. MBC 이 500회 특집으로 마련한 ‘무도리go’ 게임의 마지막 라운드는 지금은 텅 비어있는 여의도 MBC사옥에서 벌어졌다. 이른바 ‘꼬리잡기’ 형식을 따온 ‘무도리잡기’ 게임. 그런데 엘리베이터에서 각 층에 한 명씩 내려놓고 시작한 게임은 갑자기 좀비들이 출현하면서 ‘좀비 특집’이 되었다. 의 좀비 연기를 했던 연기자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실감나는 좀비들의 출현은 출연자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고, 깜짝 놀라고 쓰러지고 무서워하는 모습만으로도 큰 웃음을 주었다. 특히 산만한 덩치를 갖고 있는 정준하는 시종일관 말을 더듬을 정도로 긴장하며 좀비들이 나타날까봐 전전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