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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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한 갈망, '싸인'에도 폭발하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 27. 08:34
'싸인', 그 무서운 뒷심은 어디서 오는걸까 '싸인'의 상승세가 무섭다. 첫 번째 에피소드였던 한 유명가수의 죽음은 고 김성재의 의문사를 떠올렸지만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마도 CSI 같은 세련됨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기대치에는 맞지 않는 우리식의 법의학 드라마라는 점도 작용했을 듯 싶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오히려 우리 식의 정서가 묻어나는 '싸인'은 힘을 발하고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로 연쇄살인범의 등장과 함께, 긴박한 사건들을 다차원적으로 엮어내는 연출의 힘이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우리네 드라마에서 스릴러 같은 장르적 성격이 성공한 적은 극히 드물다. 고현정이 출연했던 '히트'가 그랬고, 손예진이 맹렬 기자로 등장했던 '스포트라이트(물론 이 작품은 스릴러는 아니지만 그런 요소가 강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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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은 'CSI'가 될 수도, 돼서도 안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1. 1. 14. 11:19
이 땅에서 법의학 드라마를 한다는 것은 "CSI 같은 드라마 보고 멋있겠다 싶어 깝치는 부류를 보면 구역질난다." '싸인'에서 법의학자인 윤지훈(박신양)은 고다경(김아중)에게 이렇게 소리친다. 이 대사에는 '싸인'이라는 드라마가 지향하는 바가 함축되어 있다. '싸인'은 'CSI'처럼 쿨하지도 않고, 또 쿨할 수도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 왜? 그것이 다루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네 삶과 직결된 인권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싸인'은 'CSI'가 보여주는 놀라운 과학의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죽은 자의 인권'이라 생각하는 드라마다. 물론 'CSI'가 인권을 다루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만큼 우리네 법의학의 역사에서 인권의 문제만큼 화두가 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화 시대에 빈번하게 불거져 나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