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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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민주화에 다문화까지..여태껏 이런 예능 없었다옛글들/명랑TV 2017. 9. 1. 10:21
민주화와 다문화, ‘한끼’에 고스란히 녹아든 시대의 풍경들꼭꼭 닫혀 있는 문 저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각자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그래서 다를 수밖에 없지만, 저녁 시간 가족들이 둘러앉아 한 끼 식사를 나누는 그 정경 속에는 하루의 피곤과 허기를 채워주는 훈훈함 같은 공감의 정서가 흐른다. JTBC 예능 프로그램 가 기능하는 건 바로 그 지점이다. 서로 남남으로 살아가지만 저녁 시간 한 끼가 주는 그 공감의 정서 아래, 잠시 문을 열고 그 삶의 풍경을 보여주며, 그리하여 각각 다른 삶이라 여겨졌던 것들이 사실은 동시대의 공감지대를 갖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것. 수원 화서동에서 소녀시대 유리와 써니가 밥동무로 함께한 는 그런 점에서 왜 이 프로그램이 우리의 마음을 잡아끄는가를 제대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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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김현주, 이토록 유쾌하고 판타스틱한 시한부라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9. 4. 08:55
, 같은 시한부라도 과는 다른 까닭 JTBC 새 금토드라마 에서 여주인공 이소혜(김현주)는 시한부다. 그녀는 유방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게다가 그녀는 가족들 때문에 힘겨운 상황이다. 형부 때문에 집까지 잡혀먹고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그녀의 언니는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그럭저럭 드라마 작가로서 잘 살아가고 있던 이소혜지만 그녀의 삶은 지금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대체로 이 정도 상황이면 눈물 쏙 빼는 비극이 그려져야 할 텐데 어찌된 일인지 이 제목이 그런 것처럼 전혀 무겁지가 않다. 오히려 유쾌한 분위기가 이런 비극적 상황 자체를 압도한다. 이소혜는 시한부라는 죽음의 문턱 앞에서 물론 좌절하지만 그렇다고 시종일관 찌질하게 울고 짜고 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녀는 훌훌 털어내고 어차피 죽어질 몸, ‘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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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맹기용, 이겨도 질 게임 왜 하나옛글들/명랑TV 2015. 6. 24. 09:53
맹기용 논란, 끝없이 제기되는 까닭 이번엔 레시피 도용 논란이다. JTBC 가 맹기용을 출연시킨 후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첫 출연에서부터 줄곧 제기되어온 ‘자격 논란’이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가지치기를 해가는 형국이다. 그는 연달아 2연승을 거뒀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영 곱지만은 않다. 항간에는 일종의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건 이 문제가 맹기용의 문제에서 점점 프로그램의 문제로 커져가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호사다마(好事多魔). 현재의 에 딱 어울리는 얘기다. 가장 잘 나가던 그 시점에 맹기용이 출연하면서부터 이런 논란을 반복해서 겪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사실 초반에 간단히 진압될 수 있는 논란이었다. 처음 맹기용 출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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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구성 좋아진 '룸메이트' 시즌2, 남은 숙제는?옛글들/명랑TV 2014. 10. 7. 10:10
, 의도적 설정보다는 자연스러운 발견으로 출연자들을 대거 교체한 SBS 는 적어도 인물구성만으로는 꽤 기대감을 자아내게 만든다. 배종옥 같은 여배우가 자리함으로써 만들어내는 안정감은 의 유사가족을 좀 더 가족 같은 분위기로 만들어내는데 일조하고, 써니의 사근사근함과 영지의 전혀 아이돌스럽지 않은 털털함, 새벽에 삼겹살을 먹으러 가는 잭슨의 엉뚱함과 오타니 료헤이의 진지함이 잘 어우러진다. 또한 늙지 않는 ‘방부’ 박준형과 늘 기분 좋은 느낌을 주는 이국주의 흥은 의 셰어하우스를 유쾌하게 만드는 힘이다. 인물구성은 확실히 좋아졌다. 한 방을 쓰게 된 배종옥과 써니의 세대를 뛰어넘는 자매의 느낌이 궁금하고, 이제 막 아이돌로 활동하게 된 영지의 전혀 예능 조미료를 치지 않은 성장이 기대된다. 잭슨과 강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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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靑春), 소통의 키워드가 되다옛글들/SPECIEL 2014. 2. 6. 11:36
복고를 타고 온 청춘, 세대를 진정 소통시키려면 청춘(靑春)은 아름답다. 지금 그 청춘을 누리는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그 청춘이 한참 지나가 추억으로 자리한 세대도 마찬가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이 시기는 그래서 젊은 세대든 나이든 세대든 똑같은 감성으로 공감할 수 있는 지대가 된다. 흔히들 복고 트렌드를 현재에서 과거를 들여다보는 어떤 것으로 말하곤 할 때, 그 트렌드의 중심에 늘 청춘이 서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의 최루탄이 뽀얗게 깔리던 80년대도, 과 의 김동률의 음악에서 아련한 향수를 느끼던 90년대도 그 시기만 달랐을 뿐, 거기에는 늘 당대의 청춘들이 주인공으로 서 있었다. 또 의 어르신들이 그 멀고 먼 유럽까지 날아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발견한 것이 다름 아닌 ‘청춘’이다. 어르신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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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추억은 어떻게 상품이 되는가옛글들/대중문화와 마케팅 2011. 6. 7. 11:39
우리에게 80년대란 무엇일까. 매캐한 최루탄 냄새와 일렬로 도열해 있는 전경들. 그들과 대치해 있는 학생들, 시민들. 일촉즉발의 상황. 그리고 급기야 뒤엉켜버리는 그들. 수배되어 쫓기는 대학생과 그 와중에도 안타깝게 싹트던 청춘의 사랑.... 이들이 그려내는 풍경들일까. 강압적으로 통제된 세계 속에서 저마다 숨통이라도 트기 위해 어두운 지하 카페에서 술과 음악에 빠져들거나, 혹은 억압에 반항하듯 밤새도록 방탕(?)한 춤을 추었던 기억일까. 광주 민주화 운동을 초반에 겪은 80년대는 시대적으로만 보면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심지어 어떤 이들에게는 돌아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참담하기까지 한. 그러나 이것은 사진처럼 찍혀진 현실이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기억을 통과해 덧붙여지고 각색된 추억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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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왜 80년대를 다루면 뜰까옛글들/네모난 세상 2011. 5. 22. 07:37
대중문화에 부는 80년대 복고 트렌드, 그 이유 '과속스캔들'로 830만 관객을 기록했던 강형철 감독이 이번에는 '써니'로 일을 낼 모양이다. 벌써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써니'는 중년의 나이에 우연히 만나게 된 친구를 통해 여고시절 7공주로 지냈던 추억을 찾아가는 영화. 특히 80년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가득 채워져 있다. 교복 자율화로 어딘지 촌스러워 보이는 옷차림에서부터 음악다방에서 차 마시며 음악 듣던 그런 풍경들, 또 '젊음의 행진', '영11' 같은 그 때를 떠올릴 수 있는 TV프로그램들은 물론이고, 그 때 최고의 스타였던 소피마르소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이 관객들을 80년대의 추억으로 안내한다. 그 무엇보다 압권은 음악. Joy의 'Touch by touch'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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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추억을 조립하는 재미 쏠쏠하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1. 5. 20. 09:55
'써니', 당신의 추억만큼 재밌는 건 없다 익숙한 80년대 풍경. 매캐한 최루탄 냄새와 일렬로 도열해 있는 전경들. 그리고 그들과 대치해 있는 학생들. 일촉즉발의 상황. 그리고 급기야 뒤엉켜버리는 전경들과 학생들, 시민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순간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Joy의 'Touch by touch'. 80년대를 살았던 사람치고 이 잿빛 기억의 시대를 순식간에 발랄한 추억으로 만들어놓은 이 장면에서 빵 터지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써니'가 위치한 유쾌한 지점은 바로 이 장면 속에 압축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유쾌하고, 어떻게 보면 도발적인 '써니'의 이 기묘한 조합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 광주 민주화 운동을 초반에 겪은 80년대는 시대적으로만 보면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심지어 어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