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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뿔났다

'아버지가' 김영철이 그리는 아버지 왜 유독 짠할까 ‘아버지가 이상해’, 김영철 캐릭터로 본 우리 시대의 아버지우리네 가족드라마에서 아버지의 쓸쓸함이 느껴지게 된 건 이미 오래다. 김수현 작가의 나 같은 작품에서 아버지들은 어느새 집안의 중심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앉아 있었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엄마들. 하지만 그래도 이들 드라마에서는 그나마 가족이라는 틀이 공고했고 밖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힘겨운 현실들의 문제들은 대부분 가족애라는 이름으로 버텨낼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KBS 주말드라마 에서 아버지 변한수(김영철)의 모습은 어딘지 가족에서 살짝 바깥으로 밀려나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것은 이 아버지가 숨기고 있는 어떤 과거사 때문이기도 하지만(아마도 친구와 연관이 있는), 그것보다는 집안의 거의 모든 대소사에 이 아버지가.. 더보기
이 시대의 드라마... “아버지는 죽었다” 드라마, 아버지 부재의 시대를 말하다 아버지는 죽었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말한 것처럼. ‘엄마가 뿔났다’에서 엄마가 뿔을 내는 동안, 아버지 나일석(백일섭)은 늘 그 엄마 주변을 빙빙 돌며 눈치를 보거나 혼자 씩 웃고 있거나 가족 대소사에서 한 걸음 뒤편에 서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가 내는 뿔을 거의 다 받아주었다. 심지어 ‘1년 간의 휴가’를 달라고 했을 때, 아버지는 자신이 나서서 엄마가 살 전셋집을 구하러 다닐 정도였다. ‘엄뿔’이 보여준 아버지의 존재감 이 가족드라마에서, 그것도 가족의 변화형태를 가장 잘 포착한다는 주말 저녁 드라마가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과거의 권위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주말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중장년 여성이란 점이 영향을 끼친 결과이겠지만, ‘엄마가 뿔났다’에서.. 더보기
'엄뿔', 이 시대 가족의 뿔을 보듬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가족 제시한 '엄마가 뿔났다'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가족에 대한 두 가지 시점이 교차한다. 그 하나는 고전적인 가족드라마 속의 가족으로 드라마 초반부에 보여주었던 가족관이다. 장남 영일(김정현)은 어느 날 불쑥 자식까지 가진 여자를 집으로 들여 아내로 맞고, 도무지 결혼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노처녀인 장녀 영수(신은경)는 이혼남을 사랑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금지옥엽 키워낸 막내 딸 영미(이유리)는 부잣집 아들과 결혼해 품격 운운하는 시어머니의 구박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식들을 가진 엄마, 김한자(김혜자)의 뿔 이야기는 지금껏 가족드라마들이 늘 다루었던 것들. 하지만 '엄마가 뿔났다'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이 아니다. 장남 영.. 더보기
뿔난 엄마들의 반란 혹은 로망 엄마의 로망은 불륜이 아니라 자기생활이다 주말 밤 가족들의 때아닌 토론(?)이 벌어진다. 그간 엄마로서 희생하며 살아온 것은 이해하겠는데, 그렇다고 ‘1년 간 휴가’를 간다는 건 좀 아니라는 의견과 그간 희생해온 대가로 ‘1년도 적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다름 아닌 ‘엄마가 뿔났다’ 이야기. 모든 가사활동에서의 해방을 주장한 뿔난 엄마, 김한자(김혜자)는 결국 집을 나오는 길에 남편의 차안에서 “너무 좋아!”하고 소리지른다. 그 장면은 마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하던 모 회사 광고를 떠올리게 한다. 한편, ‘달콤한 나의 도시’의 은수엄마(김혜옥)는 늘 자신을 무시해온 권위적인 남편에게 “이제 헤어지자”고 말한다. 애써 차려준 밥상에서 곱게 먹어도 시원찮을 판에 늘 투덜투덜 반찬투정을 해대는 남편.. 더보기
나이 먹고 주책? 우리에게도 인생이 있어! ‘엄마가 뿔났다’, 역전된 가족 드라마를 보여주다 가족 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 하나. 서로 다른 계층의 두 가족이 자식들 결혼 때문에 얽히고 설킨다. 서로 다른 생활습관과 빈부격차로 맘에 안 들지만 자식들이 사랑한다니 어쩌겠나.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승낙해주고 사돈지간이 되면서 서로 부딪치게 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양가가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 ‘엄마가 뿔났다’가 초반부에 보여준 구조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한자(김혜자)의 자식들은 하나 같이 엄마의 바람을 무너뜨리고 어울리지 않는 상대방과 결혼한다. 첫째 딸은 애까지 딸린 이혼남과 결혼하고, 둘째 딸은 격차가 너무 많이 나는 상류층 자제와 결혼하며, 장남은 어느 날 불쑥 임신해 들어온 연상의 여자와 등 떠밀리듯 결혼한다. 이 정도면 제목에 걸맞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