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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가벼운 시트콤 같은 ? 차라리 시트콤이 낫다 “이 여러가지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가족 스릴러 시트콤처럼 가볍게 시작한 오락 드라마다. 진지하게 평가해서 줘서 민망하다.” 지난 16일 열린 2016 MBC 드라마 라인업 기자간담회에서 박성수 MBC 드라마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모로 MBC 드라마 전체가 막장으로 치부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기자간담회였고, 새로 시작하는 네 편의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호소하는 자리였다. 사실 MBC 드라마 전체를 막장이라고 호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박성수 국장이 말한 것처럼 실제로 지난해 같은 작품이나 같은 좋은 작품이 있었던 건 사실이니까. 최근 방영되고 있는 은 재혼이라는 새로운 관점에 맞춰진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이고 주말에 방영되고 있는 ..
, 엄마 연기도 자연스러워진 한예슬 아마도 한예슬의 대표작을 고르라면 여전히 을 지목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드라마에서 한예슬은 안나조라는 캐릭터를 통해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을 터트리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어딘지 가볍고 엉뚱할 것 같은 안나조라는 캐릭터는 한예슬에게 맞춤이었고, 바로 그 점은 한예슬에게 연기생활의 득이면서 독이 되기도 했다. 그 이상의 캐릭터를 연기해내지 못한다는 건 연기자로서는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다. 한예슬이 딱 그랬다. 무얼 해도 안나조의 잔상을 털어내지 못했고, 그 캐릭터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 는 물론이고 , 까지 그녀는 연기변신을 하지 못했다. 연기에서 주목받지 못하자 그녀가 보이는 건 광고 이미지뿐이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만..
엄마로 울리고 웃기고, 의 남다른 저력 애초에 ‘남편 찾기’ 콘셉트가 에서도 계속된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원호 PD가 밝혔을 때 대중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건 또 비슷한 패턴의 이야기가 시대만 바꿔 반복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은 이전 시리즈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물론 여전히 여주인공 덕선(혜리)의 남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이 드라마의 주요한 동력 중 하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요소일 뿐 의 전부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이 이전 시리즈와 확연히 다른 점은 뭘까. 물론 여전히 염소 BGM이 흘러나오며 웃기는 장면들이 연출되지만, 유독 눈물의 밀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눈물은 다름 아닌 가족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성동일이 모친..
패턴화된 , 쇄신이 필요한 시점 오랜 시청률 1위라는 타이틀에 취해 있었던 탓일까. 의 부진이 심상찮다. 시청률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하락세다. 이렇게 된 데는 몇 가지 외부적 요인이 작용한다. 그 첫 번째는 MBC가 이 시간대에 밀어붙이고 있는 주말드라마들이 여러 차례 막장 논란이 있었지만 어쨌든 동시간대 헤게모니를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와 은 각각 16.7%, 17.9%(닐슨 코리아)로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가져가고 있다. 이것은 같은 화제를 남긴 이 시간대의 MBC 드라마들이 고정적인 시청층을 확보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여기에 두 번째 요인으로 이 시간대 과감히 편성되어 맞대결을 선언한 SBS 의 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는 시간대를 옮긴 후 6% 시청률을 기록하며 점점 ..
전미라, 무엇보다 강한 모성애의 힘 “내가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여군특집3 부사관 후보생 면접에서 전미라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결혼 전에는 테니스 선수 전미라로 살았는데 방송하는 신랑을 만나서 아이를 낳고 살다보니 내가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한동안 힘든 시기가 있었다”는 것. “남편은 도와줄 수 없는 바쁜 상황이었기 때문에 혼자서 이겨내야 했다”고 말하며 그녀는 눈물을 삼켰다. 혹자는 전미라의 이런 이야기를 두고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이야기가 한 줄의 기사로 나갔을 때 비난의 목소리들이 생겨났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 존재감의 문제는 잘 살고 못 살고와 상관없이 생겨난다. 제 아무리 잘 살아도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든 의 음식 배달 모두가 엄마의 밥으로 큰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보니 늘 “밥은 먹었니”하고 묻고, 나이 들어도 여전히 어린 자식 대하듯 어떻게든 밥을 챙겨주려 애쓰는 엄마에게 괜스레 툴툴댔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있다. 너무 편하고 익숙해 잊고 있던 엄마의 음식에 담긴 가치. 이 이역만리에 떨어져 살고 있는 분들에게 전해준 음식이 그토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 건 잠시 잊고 살았던 엄마의 음식에 담긴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배달한 엄마의 음식이 각별하게 다가온 건 그 주인공인 선영씨가 아기 때 해외로 입양된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 잃어버렸던 아이에게 엄마가 가졌을 미안함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 아이가 이제 아이를 가졌다는 소식에 엄마가 먼..
내 일 같은 , 과한 편집도 수긍되는 까닭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눈꽃열차’를 타는 거라고 말하는 엄마는 강원도가 미지의 세계라고 하셨다. 광주에 살면서 고작 강원도를 미지의 세계라고 하게 된 이유는 이런 여행조차 갈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 엄마는 새벽부터 일어나 거의 뛰듯이 하루 종일 일 속에서 사셨다. 딸은 그런 엄마를 걱정했다. ‘눈꽃열차’를 좋아할 정도로 예쁜 걸 좋아하시던 엄마가 일 때문에 그런 감성조차 잊고 사시는 걸 걱정했다. 새벽에 녹초가 되어 쓰러진 엄마 대신 마치 우렁각시처럼 집안일을 해놓고 잠이든 딸은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가 없었다. 가 들려준 이야기는 빠른 엄마와 느려터진 딸 사이의 갈등이었지만 거기에는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두 사람의 입장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 일 ..
의 균형 맞춰줄 손호준-이다희 콤비 SBS 의 추동력은 최영진(김희애)에게서 나온다. 엄마이자 형사인 워킹맘으로서의 고충과 비리에 연루된 상사와의 갈등, 아줌마 특유의 촉을 보여주는 수사는 물론이고,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의 출소로 새로운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까지 모두 최영진의 역할이다. 이처럼 최영진의 역할은 이 드라마에서 절대적이지만 그렇다고 드라마가 한 사람의 힘으로만 굴러가는 건 아니다. 게다가 요즘은 드라마의 다양한 곁가지 잔재미들이 있어야 시청자들이 지루해하지 않는다. 각종 강력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은 그래서 피해자들의 이야기까지 덧붙여져 무거울 수밖에 없지만, 드라마가 시종일관 무거워서는 곤란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에서는 적어도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최영진이 다시 강력계로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