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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아진 추격전 예능 이젠 패가 보인다

 

사실 추격전은 <무한도전>의 전매특허나 다름없었다. ‘여드름 브레이크’나 ‘돈을 갖고 튀어라’ 같은 특집들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드물게 실전에 가까운 긴박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여드름 브레이크’처럼 추격전 속에 독특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는 건 <무한도전>만이 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여겨졌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하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너무 많은 추격전들이 예능에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1박2일>은 여행 버라이어티이면서도 자주 추격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숨겨진 목적지까지 누가 더 빨리 도착하느냐는 미션은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었다. <런닝맨>은 아예 추격전을 하나의 주된 형식으로 만든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조금씩 다른 소재를 가져오지만 그 밑바탕에는 역시 추격전이 깔려 있다.

 

사실상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는 유재석이 <런닝맨>과 <무한도전>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은 추격전을 아이템으로 삼았을 때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너무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이번 ‘100 빡빡이 특집’ 같은 경우, <런닝맨>이 예전에 건물 하나를 빌려 유사한 복장을 입은 사람들 속에서 게스트를 찾는 미션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유재석과 하하가 양 프로그램에 동시에 들어가 있고 이들의 캐릭터가 두 프로그램에서 거의 같기 때문에(이것은 리얼 버라이어티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더더욱 변별력을 찾기가 어렵게 된다. 게다가 다른 출연자라고 해도 추격전에 들어가면 비슷한 캐릭터가 나오는 것도 스토리가 뻔해지는 이유로 작용한다.

 

흔히 등장하는 배신의 아이콘이나 카이저 소제 캐릭터는 대표적이다.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이 배신의 아이콘이라면 <런닝맨>에서는 이광수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무한도전> ‘100 빡빡이 특집’에서 맹활약한 카이저 흑채 박명수 캐릭터는 이미 추격전에서는 그다지 새로운 캐릭터가 아니다. <무한도전>에도 여러 차례 주도면밀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카이저 소제 캐릭터가 등장했었고 <런닝맨>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1박2일>에서도 은지원이 지니어스 원 캐릭터로 이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캐릭터가 유사하고 추격전이라는 형식이 같기 때문에 스토리가 새롭기가 어렵다. 결국 추격전이란 시청자와 제작진의 두뇌 싸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청자가 대충 이런 흐름으로 흘러 갈거야 라고 생각할 때 그 뒤통수를 치는 스토리 전개가 나와야 추격전의 진짜 묘미가 생길 수 있다. <무한도전>의 ‘100 빡빡이 특집’은 이제 전반부를 보여줬을 뿐이지만 100명의 빡빡이가 동시에 출연하는 스펙터클 이외에 새로운 이야기는 그다지 보여주지 못했다.

 

이렇게 <무한도전>의 추격전이 예전만큼 참신하게 여겨지지 않는 것은 너무 많은 추격전들이 쏟아져 나와 그 패턴이 읽혔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무한도전>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른 버라이어티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하나의 예능 형식으로 자리잡았다. <무한도전>처럼 무언가 새로운 것을 늘 추구하는 예능으로서는 더 복잡한 심리전과 게임을 선보여야 하지만 주말 저녁 시간대 보편적 시청층을 생각한다면 이런 시도는 자치 마니아적인 도전으로 흘러갈 위험성도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관찰 예능으로 가고 있는 요즘 트렌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패턴을 읽히지 않는 것이다. 관찰 예능에 대한 시청자의 요구는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을 포함한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도하려는 추격전은 더 많은 과제를 안게 되었다. 패턴을 넘어 반전을 만들어내면서도 너무 복잡하지는 않은 형태를 찾아야 하는 것.

 

이러한 고충은 추격전 형식만이 아니라 <무한도전>의 다른 형식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여행을 소재로 했을 때 이제는 <1박2일> 같은 무수히 많은 여행 버라이어티들이 했던 패턴들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 사실상 국내의 모든 예능 프로그램들이 <무한도전>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무한도전>의 새로운 예능 형식 도전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패턴화된 추격전은 바로 이 어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Posted by 더키앙
'1박2일'과 '패떴'은 모두 여행을 컨셉트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의 접촉은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접촉에 대한 이 두 프로그램의 방향은 사뭇 다르죠. '1박2일'은 '집으로'편에서 볼 수 있었듯, 현지인들과의 보다 긴밀한 관계를 지향합니다. 반면 '패떴'은 정반대입니다. 도착하는 순간, 그 집 주인분들을 여행보내드리고, 하루를 온전히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즐깁니다. 집 주인조차 도착했을 때와 떠날 때 잠깐 만날 지경이니 현지인들과의 접촉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패떴'이 지금껏 단 한번도 현지인들과 만나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음식을 만들어 주민들과 나눈 적도 있고, 지역주민들을 모셔놓고 미니 공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벤트는 어딘지 인위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그것은 프로그램 성격 자체가 현지인과 어우러지는 형식이기보다는 패밀리들끼리의 놀이판 같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뭐 꼭 시골에 갔다고 시골 분들과 만나고 함께 어우러져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행 버라이어티는 기본적으로 그 장소에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어쩌면 이것은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또한 도시에 살아가는 이들이 자신들의 윤택한 삶의 뒤편에 병풍처럼 서서 바보처럼 모든 것을 내주는 시골에 대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1박2일-집으로'편에서 기산댁 할머니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다가 문득 거기서 환하게 웃고 즐거워하는 이들을 낯설게 여깁니다. 왜 자신은 이 산골에서 하루종일 고단한 노동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한탄을 손주같은 순길이(이승기)와 멍충이(MC몽)에게 해주죠. 그러자 그 둘은 일어나 할머니 앞에서 즉석 공연을 펼칩니다. 바로 그 장면은 '1박2일'이 가진 여행의 미덕을 드러내는 것이었죠.

예능 프로그램은 웃겨야 하고, 따라서 여행 버라이어티도 여행이라는 틀 속에서 웃음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웃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 점은(그것이 또 시청률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도시에서 시골로 가져간 논리일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반드시 시골의 진짜 힘겨운 삶과 부딪치는 면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1박2일'이나 '패떴'이나 마찬가지죠. 하지만 최소한 그 시골이라는 공간을 조명하는 태도에 '따라 그 민폐아닌 민폐는 소통이 될 수도 있고 그저 민폐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1박2일'이 찾아간 기산리 마을의 이야기는 그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웃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그들은 거기서 비로소 그분들과 교감하고 웃음과 눈물을 나눔으로써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패떴'에는 시골의 공간 속에서 도시적 아이콘처럼 보이는 손담비가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패떴'이 어떤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그랬는지, 그나마 남아있던 시골적 감수성(도회적 감수성이 부딪치는)은 사라지고, 폐가로 상징되는 공포의 공간으로서의 시골과, 촌스러움 속에서도 도시적 세련됨을 과시하는 아이템들이 더 많이 등장했죠.

아마도 '1박2일'이 보여준 산골 어르신들과의 교감이 준 감동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패떴'의 그림들이 그것과 비교되면서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말입니다. '패떴'은 여전히 시청률 최고의 주말 예능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시청률이 바로 그 시골에 빚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폐쇄적인 형식을 벗어버리고 좀더 현지인들과 다가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그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면서 또한 현재 '패떴'이 처한 고인 물 같은 프로그램의 매너리즘을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Posted by 더키앙

여행 버라이어티라는 새장을 세운 ‘1박2일’

‘1박2일’은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무한도전’의 한 지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1년 반 이상을 달려오면서 이 지류는 하나의 독립적인 강물을 형성하고 거침없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물론 이미 신화가 되어버린 '무한도전'은 여전히 리얼 버라이어티의 맨 앞에서 어떤 길을 제시해내가고 있지만, '1박2일'이 여행 버라이어티라는 분화된 장르로 구축해온 새로운 장은 현재의 리얼 버라이어티쇼들이 무시할 수 없는 전범이 되고 있다. ‘1박2일’이 지나온 길은 어떤 것이었고, 거기서 발견한 가능성은 무엇이며 또 앞으로 가야할 길은 어떤 것일까.

복불복이라는 재미와 오지 조명의 의미 결합
‘준비됐어요’라는 프로그램에서 비롯되어 하나의 새로운 포맷을 구성하게 된 ‘1박2일’이 첫발을 디딘 곳은 한국의 알프스 영동이었다. 첫 회에서부터 ‘1박2일’이 내세운 것은 먹거리를 놓고 벌이는 복불복 게임. 음식을 얻기 위해 휴게소에서 즉석 사인회를 하는 장면은 ‘1박2일’만이 가진 복불복 게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따라서 초창기 ‘1박2일’은 각종 복불복 게임들(요트와 통통배를 두고 벌이는 복불복이나 정차역에서 가락국수 먹기 같은)을 통해 그 기본적인 재미를 구성했다.

복불복 게임은 자칫 자극적으로만 흐를 수 있는 위험성이 있었다. 하지만 ‘1박2일’은 그 자극적인 재미와 우리네 국토를 여행하고 오지를 조명한다는 의미를 결합시켰다. 독도에서 섬을 지키는 경비대들에게 따뜻한 자장면을 대접한다거나, 최 서남단에 위치한 전남 신안군 가거도의 가거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식사를 하는 모습은 이 프로그램이 그저 자극적인 재미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한편 복불복 게임은 점점 다채로워져 이외수 자택에서 벌어진 탁구게임이나 해운대 앞에서 벌인 배드민턴 경기는 저질 스포츠 자체로도 큰 웃음을 주었다.

최절정의 위치에서 내리막을 겪다
자극적인 복불복 게임의 재미와 지역주민들과 어우러지는 감동적인 의미를 통해 정상적인 궤도에 오른 ‘1박2일’에게 필요했던 건 역시 화제를 일으킬 수 있는 한 방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해준 것은 경남 거창에서 출연하게 된 ‘전국노래자랑’과 충주대에서 갑자기 벌어진 게릴라 콘서트, 그리고 백령도에서 강호동이 다시 샅바를 매게 한 해병대와의 씨름대회였다. 이때 프로그램은 최절정에 올랐고 그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백두산 원정’이라는 거대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생기듯 ‘1박2일’은 백두산 원정을 정점으로 조금씩 매너리즘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즈음 모든 것들은 비판의 시선으로 바뀌었다. 복불복은 지나친 출연진 학대라는 비판을 받았고, 의미는 억지 감동이 되었으며 주민들과의 대민접촉은 민폐가 되었다. 높아진 기대치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형식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논란은 ‘1박2일’이 당시 처한 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 보여준 사례다.

‘1박2일’에 대한 비판이 가중된 것은 타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의 약진과도 관련이 있다. 유재석을 내세워 맞불을 놓은 ‘패밀리가 떴다’는 ‘1박2일’이 가진 남성적이고 자극적인 리얼리티 콘셉트와는 정반대로 여성적이고 말랑말랑한 판타지 콘셉트로 주목을 끌었다. 여성 출연자로서 이효리와 박예진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투입된 결과는 많은 여성시청자들의 눈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1박2일’도 그 바람에 편승해 강원도 너와집에서 매니저와 코디들의 리얼 러브버라이어티를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뚝심 있게 리얼리티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다.

게스트 다변화로 활로 개척한 ‘1박2일’, 그 가야할 길
‘패밀리가 떴다’의 대본공개 논란으로 오히려 리얼리티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는 더 높아졌고 그것은 차츰 초창기의 모습을 회복하는 ‘1박2일’에게는 득이 되었다. ‘1박2일’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 충남 공주에서 ‘명사와 함께 하는 1박2일’이라는 타이틀로 박찬호를 게스트로 초청해 큰 호응을 얻은 ‘1박2일’은 ‘시청자와 함께하는 1박2일’로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MC들이 친구들을 초청해 함께 여행을 떠난 ‘함께 가자 친구야’는 이제 ‘1박2일’이 좀 더 일반인들을 향해 다가가 그 속에서 리얼한 재미와 감동을 찾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경북영양 산골마을 기산리에 사시는 어르신들의 집을 찾아가 1박2일을 지내는 ‘집으로’편은 이제 ‘1박2일’이 갈 길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거대한 프로젝트보다는 작고 세세한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의미도 있다는 것을 ‘집으로’편은 보여주었고, 이것은 ‘1박2일’이 앞으로 취해야할 방향성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1박2일’이 걸어온 길을 통해 리얼 버라이어티가 구축해놓은 것들은 꽤 많다. ‘1박2일’이 가지고 있는 여행 버라이어티의 요소들은 이제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기본처럼 자리하고 있다. 복불복 같은 게임적 요소가 그렇고, 특정 장소로 가서 1박을 하는 형식이 그렇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중들(특히 현지 지역주민들)과 어우러지는 방식일 것이다. 이것은 ‘1박2일’이 개척해놓은 가장 독특한 영역이 아닐 수 없다.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웃음을 주는 것이 제 일차 목표이겠지만 리얼 버라이어티는 야외로 나오는 카메라가 말해주듯이 어떤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재미와 의미가 동시에 구축되어야 롱런이 가능해진다는 걸 ‘1박2일’은 그 걸어온 길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또한 성공한 포맷이라고 하더라도 반복되다보면 오히려 그것이 독이 될 수 있다는 것도 ‘1박2일’을 통해 얻은 덕목이다. ‘1박2일’은 이제 ‘무한도전’이라는 리얼 버라이어티 지존의 그늘에서 벗어나 어떤 새로운 하나의 형식을 구축해놓은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제는 그 형식을 운용하는 정도에서 벗어나 좀 더 다채로운 형식과 실험적인 시도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 1박2일이 지나온 길

1. 한국의 알프스 영동 : 휴게소 즉석 사인회. 먹기 위한 복불복
2. 한국의 나폴리 통영-죽도 : 요트냐 통통배냐 복불복. 배멀미
3. 예향 전주 한옥마을 : 전주 KBS에서 생방송 도전기, 밥상 앞의 복불복
4. 강원도 정선 : 정차역에서 가락국수 먹기. 김종민 낙오 사건, 야생 삼종경기
5. 울릉도 독도를 가다 : 독도 경비대 식사대접
6. 경남 밀양 팜스테이 : 김C 출연
7. 평창. 혹한기 대비캠프 : 이승기 출연, 김종민의 복수
8. 겨울바다. 해운대 : 겨울바다 다이빙
9. 최서남단 전남 신안군 가거도 : 오지 두번째. MC몽 합류. 가거초등학교 아이들과 한때
10. 겨울방학특집 : 자아 찾기 셀프 여행, 이외수집에서의 탁구경기
11. 경북 울진 : 칼바람 맞고 오픈카. 대게잡이 배드민턴 경기
12. 전남 영광 : 서해안 기름제거. 떡국대접. 동백마을 재롱잔치
13. 전남 구례 : 고택 체험. 복불복 게임
14. 제주도 : 배냐 비행기냐. 배타고 가는 제주도. 우도에 가다. 바다 뛰어들기
15. 자유여행 : 은초딩 맘대로 여행. 1박2일 파업(?)사태
16. 경남거창 : 전국노래자랑 출연
17. 한국의 마추픽추 완도군 여서도 : 집 야생에서 직접 지어 자기
18. 강원도 정선 운치분교 : 사진 속 학교 찾아가기. 운치분교 아이들과 동강 나들이
19. 문경 : 경차로 떠나는 무전여행, 충주대 게릴라 콘서트
20. 경기도 일주 윷놀이 투어 : 김C의 번지점프
21. 서해 최북단 백령도 : 대청도에 버려진 MC몽, 해병대와 씨름
22. 백두산에 가다 : 동포와 아리랑, 천지에 오르다
23. 전북 장수군 농촌체험마을 : 4인 가족 20만원으로 여름휴가를, 복불복 마라톤
24. 인제 내린천 : 우정여행, 래프팅
25. 올림픽 특집 : 올림픽 스타와의 저질경기
26. 충복영동 : 1박2일 1주년. 초심여행
27. 전남 신안군 신의도 : 개매기 작업
28. 배추고도 귀네미 마을 : 추석맞이 공연
29. 부산 : 초저가 패키지투어. 사직구장 논란
30. 강원도 너와집 : 매니저와 코디들의 리얼 러브 버라이어티, 저질독서퀴즈
31. 강촌 : MT여행
32. 강원도 산골집 2회 혹한기 대비캠프
33.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 : 밤낚시 투어. 지상렬, 좌대에서 나오려면 10마리를
34. 외연도 : 녹도에 버려진 승기, 민박집 주인아주머니와 고스톱
35. 전남 해남 유선관 : 눈 오는 날 얼음물 입수 복불복
36. 충남 공주 : 명사와 함께 하는 1박2일. 박찬호 출연
37. 전남 벌교 : 용돈 쓴 만큼 꼬막 채취하기. 이수근의 밤샘 꼬막 작업
38. 전남 담양 : 승기연못, 떡갈비 놓고 벌이는 6종 경기
39.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
40. 신춘특집 제주도에 가다 : 날씨로 영종도 1박. 제주도 초저가 패키지. 올레길 체험
41. 광양 매화마을 : 섬진강 레이스, 광양불고기 아침 복불복
42. 대이작도 : 비바크 체험. 은지원 사승봉도에 버려지다
43. 정선 : 같이 가자 친구야
44. 경북영양 산골마을 기산리 : 집으로

Posted by 더키앙

여름에 빛나는 ‘패떴’, 겨울에 돋보이는 ‘1박2일’

날씨와 여행은 상관관계가 있다. 이것은 아마도 소풍 전날 다음날 비가 온다는 기상정보에 잠 못 드는 밤을 지낸 적이 있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다. 날씨가 좋으면 여행이 산다. 만일 출사여행이라도 갈라치면 날씨는 절대적이다. 수백 킬로를 달려가 일출을 찍으려 했는데, 마침 먹구름에 해가 가려버렸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날씨는 그림(사진 혹은 영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날씨가 여행에, 특히 영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여행버라이어티 역시 날씨와 상관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표적인 여행 버라이어티로 주말 저녁을 즐겁게 해주는 ‘1박2일’과 ‘패밀리가 떴다’는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것은 단지 그림의 변화가 아닌 이들 버라이어티쇼들이 갖는 독특한 분위기의 변화다.

‘패밀리가 떴다’에 드리워진 추위라는 야생
석모도에 간 ‘패밀리가 떴다’에게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칼바람을 맞으면서 하는 게임은 과거 이 프로그램의 최대 강점이었던 그저 웃고 즐기던 분위기를 변모시킨다. 이전만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정도의 추위 앞에서 그나마 프로의식을 발휘한 건 유재석이다. 그는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떠들어대면서 사리지 않는 몸 개그를 보여줘 가라앉을 수 있는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한다. 이러한 날씨의 침공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중심적인 아이템인 저녁 차려 먹기에서도 이어진다.

야외에서 밥을 지어먹는 즐거움은 차가운 날씨 속에서는 고역으로 변모한다. 문제는 이 버라이어티쇼가 지금껏 지향해온 것인 리얼리티 자체가 아니라 설정을 통한 유쾌한 즐거움이었다는 점이다. 야외에 나가서도 대외적인 접촉이 주는 스트레스를 피해, 저들만의 관계가 주는 폐쇄적인 즐거움에 몰두해온 그들에게 차가운 날씨란 꼭꼭 닫아놓은 문틈으로 들어오는 야생 그 자체다. 그들은 여전히 이 프로그램의 성격대로 설정된 즐거움을 보여주려 노력하지만 그 설정을 파고드는 차가운 날씨 앞에서는 어색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충남 보령시 외연도를 찾아간 ‘1박2일’에게 추운 날씨는 오히려 그림을 살린다. 야생과 리얼리티를 주창하고 있는 ‘1박2일’은 사실상 이러한 도전상황이 없으면 그림이 생기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에게 추위라는 상황은 어떤 사건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고, 심지어 아무런 사건이 없어도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되어준다. ‘혹한기 대비캠프’편은 아무런 외부적 상황 없이도 날씨 하나만으로 ‘1박2일’이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걸 보여주었다. 확실히 겨울은 ‘1박2일’에게는 제철이다.

제철 만난 ‘1박2일’, 새로운 재미 보여주어야
야생을 피하고 안전한 즐거움을 찾는 ‘패밀리가 떴다’와 야생 그 자체가 주는 생고생을 통해 웃음을 주는 두 프로그램의 다른 분위기는 겨울이라는 도전을 만나 시청자에게 전혀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혼자 버려져 있다가 팀과 합류하려 새벽에 어선을 타고 팀에 합류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1박2일’에서는 그다지 독한 영상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현실적으로는 ‘패밀리가 떴다’에서 잠깐 벌어진 야생 상황이 주는 불편함 그 이상이지만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속에서는 편안한 상황일 뿐이다. 추운 날씨라는 도전 앞에서 시청자들이 느끼는 두 프로그램에 대한 편안함은 이렇게 달라진다.

이것은 거꾸로 이번 여름시즌 내내 ‘패밀리가 떴다’가 승승장구할 때, 작년 겨울 혹한기에서의 잠자리 복불복으로 승승장구하던 ‘1박2일’이 추락했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도전상황이 없을 때, ‘1박2일’의 영상은 단조로워진다. 그러니 무언가 인위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하고 되는 그림을 무리하게 찾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룻밤의 야외 체험을 담아내는 여행 버라이어티쇼에 날씨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겨울을 맞이하여 ‘패밀리가 떴다’는 추운 날씨에 무리한 야외 게임과 취사로 일관되는 그 패턴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 만일 그 패턴을 유지한다면 자칫 ‘1박2일’을 넘어설 수 있었던 그 편안함을 무기로 하는 차별점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반면 제철을 만난 ‘1박2일’에도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작년 겨울에 재미를 보았던 패턴의 유혹이 그것이다. 이미 한 해를 보낸 상황에서 ‘1박2일’은 한 단계 나아가는 새로운 재미를 보여주어야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겨울을 맞아 두 여행 버라이어티쇼들이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Posted by 더키앙

삶의 현장에서의 재미는 의미가 담보되어야 한다

‘체험 삶의 현장’이 2001년부터 무려 7년이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는 이 프로그램만이 갖는 독특한 재미에 있다. ‘삶의 현장’은 여행지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그것은 시골이 될 수도 있고 도시가 될 수도 있다. 즉 장소를 불문하고 땀흘리는 일터가 바로 그 현장이 된다. 예를 들면 병어잡이를 하러 배를 타는 어부들의 현장이나, 동물원 사육사들의 현장 같은 것이다.

‘체험 삶의 현장’이 장수할 수 있는 이유
이런 체험은 일반인들이 여행 같은 것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를 대리하여 체험하게 되는 출연자들 역시 마찬가지. 시청자들이 흔히 체험할 수 있는 보통 여행지와 체험하기 어려운 삶의 현장 그 중간을 이어주는 그 자리에 ‘체험 삶의 현장’만이 가진 재미가 존재한다. 게다가 그 체험을 하기 위해 마음껏 망가지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그 재미를 배가시킨다.

하지만 이런 재미만을 추구했다면 그 오랜 시간동안 프로그램이 장수할 수 있었을까. 만일 그랬다면 혹자들은 일터에서 민폐만 끼치는 이 프로그램을 외면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진짜 장수할 수 있었던 힘은 그 공공성에 있다. 체험을 통해 얻은 일당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이 있었기에 그 민폐(?)는 용인될 수 있었던 것. 이처럼 특정 지역을 프로그램 속에 넣는 과정에는 그 대민 접촉이 갖는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이 존재한다. 재미와 민폐의 차이는 아주 작은 것에서 비롯되지만 그 파장은 엄청나다.

‘무한도전’에 의해 시도되고 ‘1박2일’에 의해 정착된 여행 버라이어티는 이제 ‘패밀리가 떴다’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들 여행 버라이어티는 점점 재미에 더 열을 쏟고 있다. 오락 프로그램이니 재미에 대한 추구는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빈번하게 대민 접촉이 일어날 수 있는 이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재미에만 몰두하는 건 여러모로 그 생명을 단축시킬 우려가 있다. 촬영은 그 촬영지의 주민들에게는 환영받기도 하면서 동시에 비난받기도 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버라이어티, 그 재미와 민폐 사이
여행 버라이어티로서 오락 프로그램이 추구해야할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그 여행지 즉 촬영지의 민폐를 상쇄하는 방법으로 ‘1박2일’이 초반부에 했던 것들은 ‘오지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었다. 즉 독도나 가거도 같은 오지에 사는 분들을 조명해주고 현지인들에 대해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이벤트를 벌이는 식이다. 이것은 민폐를 넘어서 어떤 감동으로까지 이어줄 수 있는 이 프로그램만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백두산을 가던 에피소드 같은 거대담론에서부터 ‘1박2일’이 가진 소박한 느낌이 점점 지워졌고, 또한 캐릭터가 정착되면서 이야기가 자꾸 캐릭터에 매몰되는 형태를 띄게 되었다. 즉 장소가 주는 의미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그 상황에서도 ‘1박2일’은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대민 접촉을 계속해서 시도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공공성에서 비롯되는 공감을 바탕으로 깔고 있던 ‘1박2일’로서는 그것이 많이 상쇄된 이 시점에서의 대민 접촉은 오히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리고 터진 것이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한편 ‘패밀리가 떴다’는 애초부터 ‘1박2일’같은 공공성 자체가 희박했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여행 보내드리고 그 집을 하루 봐주는 것이 어쩌면 공공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비춰질 수는 있지만 사실상 ‘패밀리가 떴다’는 장소를 빌려 하룻밤 재미있게 노는 프로그램이다. 자칫 민폐가 될 수 있는 이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패밀리가 떴다’가 하는 것은 대민 접촉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다.

거의 장소로 정해진 시골집 안에서 게임을 벌이고, 또 개울이나 논두렁에 가서도 거의 현지인들과의 접촉을 통한 재미는 끌어내지 않는다. 추석 특집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호박죽을 나눠주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 외에 그다지 현지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집 주인 어르신들을 초반부에 만나고 다시 돌아왔을 때 보는 것이 거의 유일한 대민 접촉이다. 대신 ‘패밀리가 떴다’는 자신들 패밀리 내부의 관계와 접촉이 주를 이룬다.

일터에서 하는 게임, 괜찮을까
하지만 ‘패밀리가 떴다’가 하는 체험은 저 ‘체험 삶의 현장’의 체험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해넘이 마을의 갯벌로 나가 대나리 그물로 하는 물고기잡이 체험 같은 것은 일반인들이 경험하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그것은 여행지라기보다는 삶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짧은 체험을 해보고 결국 오리발을 발에 끼고 본래 모습인 게임을 하는 그 갯벌은 현지인들에게는 일터가 되는 셈이다. 그 노동의 현장에 있는 패밀리들은 노동과는 유리되어 있다.

그 특별한 체험은 저 ‘체험 삶의 현장’이 그러한 것처럼 일반인들이 경험할 수 없는 재미를 주지만 이것은 관점 자체가 현지인이 아닌 외부인에 맞춰져 있다는 약점이 있다. 그들이 연예인이고 또 방송 촬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빼놓고 같은 상황을 일반인이 했다고 생각해보면 한 쪽에서 땀흘리며 일하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게임을 하고 있는 이 상황이 그다지 현지인들에게 좋게 보일 리는 없다.

흔히들 버라이어티쇼 같은 오락 프로그램을 가지고 의미 운운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오락 프로그램이 의미를 찾지 못하면 그 재미는 타인의 피해를 대가로 치르는 경우가 생긴다. 현지인들의 생계가 달린 삶의 현장에 의미는 없이 재미만을 찾아가는 여행은, 마치 그런 삶의 현장을 밀어내고 그 위에 세워지는 도시인들의 현란한 재미공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지금의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재미는 물론이고 그 의미를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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