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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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이 오락영화를 즐기기 어려운 까닭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8. 7. 09:44
의 무엇이 불편함을 만드나 영화 은 도대체 왜 만들어진 걸까. 이 핵심적인 질문을 던져보면 이 영화의 정체가 명확해진다. 일단 영화 외적으로 자꾸만 제기되는 ‘이념성’은 떼어놓고 보자. 물론 이 영화의 제작사 대표인 정태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놓고 “정신 무장을 하고 안보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이념을 앞세웠지만 그렇게 보면 영화는 그저 쉽게 선전물로 치부될 것이다. 하지만 만일 이념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면 의 의도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도대체 21세기에 여전히 공산당은 악마 혹은 적이라는 단순구도가 과연 먹힐 것인가. 70년대 반공시대도 아니고. 그러니 일단 의심해봐야 하는 건 이념을 앞세우는 것에도 또 다른 의도가 들어 있지는 않은가 하는 점이다. 그건 다름 아닌 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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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어째서 매력적인 인물이 보이지 않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5. 25. 08:37
의 무리수, 운빨에 맞춰버린 전개라니 역사를 상상력으로 재해석하거나 바꾸는 건 이제 그다지 큰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물론 이러한 역사 왜곡의 문제가 어느 선까지 허용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따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래서 SBS 이 그리는 다소 무리한 전개들, 이를테면 숙빈 최씨(윤진서)가 도박에 빠진 남편이 있었다거나, 그 남편 백만금이 숙종(최민수)과 도박을 벌여 숙빈 최씨를 얻었다거나 하는 것 같은 설정은 차치해두고 이야기하자. 하지만 드라마가 내적 개연성을 따라가기보다는 너무 인위적인 흐름이 느껴지는 문제는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문제다. 숙종의 명으로 이인좌(전광렬)가 형장에까지 나오게 되고 형 집행이 막 벌어지려는 그 순간 마침 숙빈 최씨가 사망하면서 집행이 유보되는 이야기는 너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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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예능으로 배웠어, 누굴 탓하랴!옛글들/명랑TV 2016. 5. 17. 09:44
송혜교에 대한 찬사와 설현 지민에 대한 비난 사이 사실 눈물이 났다. 근로정신대 양금덕 할머니가 미쓰비시자동차 광고 제의를 거절한 송혜교에게 쓴 감사의 편지의 한 구절. “우리나라 대통령도 못한 훌륭한 일을 송 선생님이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눈물이 나고 가슴에 박힌 큰 대못이 다 빠져나간 듯이 기뻤다. 날개가 달렸으면 훨훨 날아갈 것 같았다.” 얼마나 할머니의 힘겨운 삶에 관심을 주고 또 그 고통의 역사를 함께 인식해주며 행동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이토록 절절한 감사의 마음을 표할까. 하지만 정 반대의 일로 눈물을 쏟는 이들도 있다. 걸 그룹 AOA의 설현과 지민이 그들이다. 그녀들은 케이블채널 온스타일 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맞추는 퀴즈에서 ‘긴또깡’이라고 답해 대중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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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극은 <육룡이 나르샤> 전과 후로 나뉜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3. 23. 09:15
사극의 새 역사 쓴 SBS 월화 사극 가 이제 종영한다. 50부작에 이르는 긴 여정의 드라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이다. 어느 정도 흐르고 나면 늘어지기 마련인 장편 드라마들 속에서 는 확실히 다른 밀도를 보여줬다. 마치 한 회 한 회가 잘 짜여진 완성도 높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긴장감이라니. 이 사극이 50부작이었다는 게 실로 믿기지 않는 건 그래서일 게다. 정통사극, 퓨전사극, 판타지사극, 장르사극 등등. 사극은 역사와 상상력이라는 두 날개를 갖고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해 왔다. 정통사극이 역사에 방점을 찍었다면 퓨전사극부터 장르사극까지는 서서히 상상력쪽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해왔다. 하지만 상상력의 끝단이 만들어낸 결과는 역사라는 사실의 진중함이 결여된 허구라는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