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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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차분한 목소리로 뭐든 설득시키는 연기 협상가이주의 인물 2025. 4. 6. 09:10
‘협상의 기술’로 전설의 협상가가 되어 돌아온 이제훈배우의 자질 중 목소리가 가진 지분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 보여지는 게 직업인 배우인지라 비주얼이 가장 중요할 거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배우는 보여지는 것만으로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보는 이들을 그 역할에 몰입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가 하는 말과 행동에 설득되게 해야 한다. 여기서 진짜 중요해지는 건 목소리다. 중저음의 차분하고 진중한 목소리가 주는 신뢰감은 똑같은 대사도 달리 들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제훈은 바로 그 차분하고 진중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배우가 아닐 수 없다. 그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뭐든 설득될 것 같은 신뢰감이 느껴진다. 최근 드라마 ‘협상의 기술’은 그래서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가진 이 신뢰감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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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를 넘나드는 이성민과 이희준의 명연기, 어째 점점 잘생겨 보이기까지이 영화는 봐야해 2024. 7. 7. 20:23
‘핸섬가이즈’, 오컬트와 B급 코미디도 A급으로 만드는 이성민과 이희준 이 영화 수상하다. ‘핸섬가이즈’라는 제목과 강렬한 인상을 강조한 이성민과 이희준의 예사롭지 않은 얼굴에 ‘왜 다들 우리집에서 죽고 난리야’라는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를 보면 어딘가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같은 섬뜩함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 섬뜩한 얼굴은 어딘가 피식피식 웃음이 피어나게 만든다. 도대체 저 섬뜩함을 뒤집어 얼마나 웃기려고 작정들을 한 걸까 하는 예감 때문이다. 그 예감은 영화를 보면 적중한다. 살벌한 인상과는 달리 너무나 순박하고 착한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는 그 강렬한 얼굴을 과장될 정도로 무섭게 드러내는 것으로 먼저 웃음을 만들어낸다. 마치 귀신의 집에 들어가서 오금이 저려 쩔쩔 매는 사람들을 보며 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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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진의 끈질긴 생존, 이것이 당당한 전사의 선택이다(‘연인’)동그란 세상 2023. 10. 28. 17:31
‘연인’, 존버 시대 안은진이라는 독보적 캐릭터의 탄생 “내가 살고 싶다는데 부모님이 무슨 상관이야? 종종아 일전에 강화도 때 다 뛰어내리는데도 우린 살았어. 난 살아서 좋았어.” 노예 사냥꾼들에게 쫓기다 벼랑 끝에 몰린 조선인 여성들은 그 곳에서 치마로 얼굴을 감싼 채 뛰어내린다. 더럽혀진 몸으로 돌아가면 부모님께 죄를 짓는 거라며. 그러자 길채(안은진)는 그렇게 말한다. 살고 싶은데 부모님은 상관없다고. 사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MBC 금토드라마 은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사극이다. 병자호란이라는 극단적인 전쟁 상황을 가져와 그 곳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민초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담았다. 파트1이 병자호란 상황 속에서의 살아남기라면, 파트2는 전쟁은 끝났지만 그 배경을 중국 심양으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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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 김영광이라는 연기 괴물의 발견동그란 세상 2022. 11. 28. 11:46
‘썸바디’, 이 괴물은 왜 살벌한데 쓸쓸할까 “무슨 소리일까요? 이 소리는 여기 직경 20미터 높이 50미터의 사일로 내부의 소리입니다. 여기 사일로 내부에 들어가면 아주 작은 숨소리조차 녹슨 철판에 난반사되어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본인의 숨소리까지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이 사일로 내부에 있는 녹슨 철판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버텨왔을까요? 50년입니다. 50년 동안 여러분들의 목소리, 숨소리를 기다리고 있던 겁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서 성윤오(김영광)는 나포시청 도시재생 사업 공모전에서 바닷가 옆에 세워진 오래된 사일로에 대해 그렇게 브리핑한다. 거대한 괴물처럼 서 있는 사일로. 바닷가 옆 흉물처럼 보이지만, 성윤오는 그 내부에 들어가 자신이 내는 숨소리, 목소리를 온 몸으로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