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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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 신하균, 대상이 시사하는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1. 2. 10:52
드라마 연기의 새 차원 보여준 한석규 신하균 만일 한석규와 신하균이 없었다면? '뿌리 깊은 나무'와 '브레인'은 반쪽 자리 드라마가 됐을 것이다. 그만큼 이 두 사람의 연기는 드라마의 차원을 달리하게 만들었다. 한석규는 짧은 순간에도 계속 해서 변화하는 감정의 선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연기해 세종 이도라는 역사책 속의 박제된 인물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로 되살려냈다. 신하균은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깊이 있는 연기로 선악의 차원을 뛰어넘는 욕망과 좌절의 이강훈이란 캐릭터를 창출했다. 사실 TV를 통해, 그 중에서도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보기가 어려운 이 두 사람이 2011년 마지막 날, SBS와 KBS에서 각각 연기대상을 받은 것은 드라마계에 상당한 의미를 던져준다. 물론 영화인들이 드라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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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좋아 보인다구? 모르시는 말씀!새글들/책으로 세상보기 2011. 7. 20. 09:38
정말 영화처럼 사는 형이 있다. 물론 이 영화는 로맨틱한 장르가 아니다. 예술가의 삶을 다루는 조금은 지질하게도 보이는 홍상수표 영화 같은 장르다. 회사를 다녔고 마흔 즈음에 때려 쳤다. 그리고 한 지방 도시로 내려가 자그마한 방 한 칸 딸린 집을 얻었다. 한 때 음악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던(쫄딱 망했지만) 이 형은 방안 한쪽 벽 책장에 레코드판을 빼곡히 채워 넣었다. 찾아갈 때마다 마치 음악카페처럼 형은 velvet underground나 한대수 판을 틀어주곤 했다. 비가 올 때 좁은 방안에서 형이랑 소주 한 잔을 마시면서 음악을 듣는 맛은 정말 좋았다. 그것은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12시쯤 해서 게으르게 일어나 대충 밥을 챙겨먹고 하루 종일 동네와 일상을 기웃거리면서 감성을 열어놓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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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 사이, '아이리스'의 선택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1. 25. 15:49
'아이리스', 드라마와 영화사이 길을 찾다 '아이리스'의 대중적 인기는 이례적이다. HD나 대형화 되어가는 TV로 인해 안방극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드라마는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간 시도되었던 일련의 블록버스터 드라마들, 예를 들면 '로비스트'나 '태양을 삼켜라' 같은 드라마들이 실패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 실패는 영화적인 볼거리를 드라마적인 스토리가 따라가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그렇다면 '아이리스'의 선택은 볼거리가 아닌 스토리였을까. 그렇지 않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는 새롭지 않다. 우리는 이 드라마 속에서 수많은 영화들과 드라마들에서 보았던 익숙한 설정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아이리스'의 대중적인 성공을 가져왔던 것일까. '아이리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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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그 폭발적인 힘은 어디서 나올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09. 10. 30. 07:40
연출과 연기의 힘, '아이리스' '아이리스'의 화면은 멈춰서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기존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이 계속 움직이는 화면이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한 번 그 흔들리는 카메라에 적응이 되면 그 영상이 주는 심리적 뉘앙스는 새로운 묘미로 다가오게 된다. 마치 현장의 근거리에서 그 사건상황들을 바라보는 듯한 긴박감을 연출해내기 때문이다. '아이리스'는 또한 순간적인 점프 컷 같은 것들이 자주 사용된다. 갑자기 연결을 툭 끊어버리며 바뀌는 장면의 연속은 현장의 불안정한 주인공의 심리적 상황을 포착해낸다. 외부적인 사건이 끊임없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이러한 마치 주인공이 떠올리는 듯한 영상들이 툭툭 들어오면 무언가 긴박한 사건들이 여전히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