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심심해보여도 편안함을 얻는 방법

 

이번 tvN <삼시세끼> 고창편에는 왜 게스트가 없을까. 마지막회까지 촬영을 마친 나영석 PD는 끝까지 게스트는 없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그는 이번 편에 출연한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의 인물 구성이 게스트를 요구하지 않는다고까지 말했다. 게스트를 집어넣으려 해도 빈 구석이 있어야 그 효과가 나기 마련인데, 그런 여지가 없이 케미가 잘 맞는다는 것.

 

'삼시세끼(사진출처:tvN)'

나영석 PD의 말대로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만재도편에서 지금껏 이어오며 이제는 좀 오래되어 서로가 익숙한 부부 같은 느낌마저 준다. 유해진이 있어야 차승원의 아재 개그가 툭툭 터져 나오고, 차승원이 뭔가를 하려고 하면 이제 그거 하려고?”하고 묻는 유해진의 이심전심이 그렇다. 유해진이 뭔가 먹고 싶다고 툭 던진 이야기는 차승원의 손에 의해 요리가 되고, 부족하다 싶은 건 유해진의 맥가이버 같은 손이 척척 만들어낸다.

 

손호준은 이제 차승원과 유해진이 뭐라 하지 않아도 뭘 필요로 하는 지 알 정도로 <삼시세끼>라는 상황과 관계에 익숙한 존재가 됐다. 거꾸로 차승원이 손호준이 없으면 난 안돼 라고 말할 정도다. 새로 들어온 남주혁은 손호준의 동생으로, 유해진의 아재개그 제자로, 차승원에 의해 초딩 입맛조차 바뀌어지는 존재로 거듭나면서 이 가족 같은 구성원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러니 빈틈이 있을 리가.

 

하지만 이렇게 익숙해진 관계는 또한 심심해지기마련이다. 긴장감이 없고 뭐든 척척 케미가 맞아 돌아가니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삼시세끼> 고창편에서 새롭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 손오리나 유해진의 반려견인 겨울이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이다. 오리들의 성장담과 오리들과 가깝게 지내고픈 겨울이와 그 겨울이를 피해 도망 다니는 오리들의 이야기들 같은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관계의 재미는 요리부와 설비부로 나뉘어진 차승원-손호준과 유해진-남주혁의 밀고 당기는 약간의 대결구도 정도에서 나온다. 두 팀이 새롭게 푹 빠져버린 내기 탁구대결이나, 요리부끼리 또 설비부끼리 상대방을 비하하며 자신들이 훨씬 낫다고 주장하는 이야기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의 재미도 반복적인 재미를 줄 수는 없다. 그래서 이들의 탁구대결은 그 디테일한 재미 속으로 빠뜨리지 못하고 그저 편집되어 결과만 알려주고 지나간다.

 

요컨대 <삼시세끼> 고창편은 이제 출연자들도 익숙해졌고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들도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실제로 수치적으로 봐도 11%대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계속 떨어져 8%대까지 내려온 건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보편적으로는 시청자들의 유인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럴 경우 응당 나오는 것이 게스트 출연이지만 나영석 PD는 이를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건 아마도 게스트가 들어왔을 때 지금의 <삼시세끼> 고창편이 주는 그 편안함이나 따뜻함 같은 것들이 조금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게스트는 일종의 자극제 역할을 하고 그래서 출연자들이 무언가를 자꾸 하게 만들지만, 이번 <삼시세끼> 고창편은 아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상 유례가 없는 무더위 탓인지 우리는 누군가를 새로이 만나는 일조차 이제는 버거워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관계들을 굳이 만들어내는 게스트의 필요성보다, 조금 심심해도 편안해지고픈 욕망을 더 느끼는 지도. 정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삼시세끼>나 하며 지내고픈 그런 여름이 아닌가.

<집밥 백선생>의 맛을 구성하는 여섯 가지 레시피들

 

tvN <집밥 백선생>을 그냥 시청하는 것과 그걸 보고 한 번 따라 해보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그냥 보는 것이야 음식을 소재로 한 토크쇼에, 쿡방과 먹방을 덧붙여놓은 정도지만, 직접 따라서 해보는 건 마치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번 성취감을 맛본 후에는 프로그램이 완전히 달리 보인다. , 양파 같은 기본 재료들도 심상찮게 보이고 그걸 볶거나 삶거나 하는 조리 과정도 새롭게 다가온다. 재료를 달리해 저 조리방법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 재료가 공개되면 미리부터 마트로 가 그 재료를 사 놓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도대체 <집밥 백선생>이 나한테 무슨 마법을 건거야 하는 생각을 갖게 될 지도 모른다.

 

'집밥 백선생2(사진출처:tvN)'

<집밥 백선생>은 비판이 많았다. 백종원이 프렌차이즈 사업을 한다는 사실 때문에 집밥과 과연 어울리는가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또 물론 방송의 과장된 편집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슈가보이라는 별명이 만들어지면서 지금도 설탕을 넣을 때면 미묘한 머뭇거림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비판들이 있다고 해도, <집밥 백선생>이라는 프로그램이 우리 같은 요리무식자들에게 주는 효용성은 모든 걸 용서하고도 남는다. 집에서 홀로 해먹는 요리라고 해봐야 라면 끓여 먹는 정도였던 우리를 이제는 볶음 우동도 만들고 쟁반 짜장도 만들며 제육볶음 정도는 뚝딱 해치우고, 양파만 달달 볶아도 맛이 완전히 다른 카레를 내놓을 수 있게 해주었으니까.

 

물론 이런 레시피가 새로운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제 아무리 레시피가 있으면 뭐하나. 그걸 보고 실제로 해볼 수 있을 만한 동기를 부여해주지 않는다면 두꺼운 요리책 속의 수많은 레시피들은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을 게다. <집밥 백선생>은 그래서 그저 어떤 재료들을 갖고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대한 기본 레시피만으로 맛을 낸 프로그램이 아니다. 거기에는 이 프로그램만이 갖고 있는 독특하며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숨겨진 레시피들이 있다. <집밥 백선생>만의 특별 레시피.

 

1. 간편하다

<집밥 백선생>의 특별 레시피 중 가장 강력한 건 바로 간편하다는 점이다. 그 많은 만능을 제조해낸 건 바로 이 간편함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만능간장, 만능된장, 만능고추장, 만능춘장까지. 물론 음식전문가들은 이 만능의 천박함을 얘기한다. 그런 단순한 공식(?)이 섬세하기 이를 데 없는 음식의 세계를 폄훼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해먹는 음식이 모두 작품처럼 만들어지는 건 아니고 또 그럴 수도 없다. 특히 요즘처럼 맞벌이 가정이 늘고 있고 그래서 간편하지 않으면 해먹기 힘든 현실 속에서는 음식을 작품 대하듯 하는 이런 태도가 심지어 위화감마저 느끼게 만든다. 똑같아도 좋으니까 기본이라도 하게 해줘. 아마도 <집밥 백선생>의 간편함에 환호하는 열혈 시청자라면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2. 응용이 무한하다

간편하게 만능으로 일단 장을 제조해 놓고 냉장고에 넣어 두면 그 응용이 무한하다는 점은 <집밥 백선생>의 레시피를 일종의 마법처럼 여기게 되는 이유다. 만능간장 하나로 꽈리고추에 넣어 먹기도 하고, 잡채를 만들기도 하며, 가지를 조려 먹기도 한다. 만능춘장을 만들면 단 몇 분 만에 쟁반짜장이 가능하고, 짜장 라면이 짜장 떡볶이는 너무 쉬운 음식이 된다. 이건 단지 만능 장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를 테면 파 기름 내는 것 하나만 알고 있어도 볶음밥 맛이 달라지고 볶음 우동의 맛이 달라진다. 한 가지 레시피를 알고 나면 거기에 재료만 살짝 바꿔도 다른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지대를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레시피대로 따라하다가 차츰 다른 재료를 넣어 응용해보게 되는 것. <집밥 백선생>의 세계는 초심자들도 요리라는 즐거운 세상으로 인도하는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3. 이건 마치 화학실험실 같다

남자들에게 그래도 요리가 낯설다면 <집밥 백선생>은 그 부엌을 마치 화학실험실처럼 활용함으로서 그 낯섦을 상쇄시켜준다. 계량컵으로 돼지고기 두 컵, 간장 한 컵, 양파 두 컵... 이런 식으로 죽 늘여놓고 그걸 프라이팬에 하나씩 차례로 넣어 요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요리에 익숙지 않은 남자들에게는 마치 화학실험을 하는 것 같은 흥미를 유발한다. 물론 이 화학실험은 그 결과물로 맛좋은 안주를 만들어내기도 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4. 없어도 된다

요리 무식자에게 재료는 절대적이다. 그래서 무슨 요리를 레시피를 보고 하려고 하다가도 재료 하나가 없다면 포기하는 게 다반사다. 요리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그 재료가 없으면 결코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밥 백선생>에서는 없는 건 없는 대로 패스하는 통쾌함(?)을 말해준다. 그리고 원 재료가 없을 때 대체할 수 있는 걸 알려주기도 한다. 이를테면 굴소스가 없을 때 간장으로 비슷하게 맛을 내는 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모든 게 있어야 제 맛을 낸다는 생각에 빠져 있어 포기하게 되는 요리를 <집밥 백선생>은 쿨하게 패스함으로써 우리 같은 요리무식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5.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이른바 요리에 대한 신화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다. 이를테면 엄마의 손맛같은 것이 그것이다. 물론 엄마의 손맛을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걸 과도하게 신격화하는 건 요리를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장벽을 만든다.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집밥의 의미를 과도하게 엄마의 밥상으로만 상정하게 되는 것도 이런 신격화 때문이다. 하지만 <집밥 백선생>은 내놓고 누구든 따라 하기만 하면 되유라고 말한다. <집밥 백선생>은 그래서 누구나 집에서 해먹는 밥집밥의 의미로 재위치시킨다.

 

6. 고급진 것처럼 보인다

가끔 쑥스러운 듯 백선생은 우리끼리의 사기라는 표현을 쓰면서 똑같은 음식도 조금만 달리해 고급진것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물론 전문요리사가 아니라는 것 때문에 을 알려주면서도 이런 자기 폄하를 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이 팁이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된다.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게 아니고 눈으로도 먹는 것이니. “있어 보이는 건맛만큼 중요한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있어빌리티가 또 하나의 능력으로 치부되는 시대에는 더더욱.

<집밥 백선생>, 시금치 요리로 보여준 백종원 레시피의 진가

 

대충 대충 하는데 맛있어요.” 김국진의 이 한 마디는 tvN <집밥 백선생>이라는 쿡방의 정체성을 거의 담고 있다. 시금치 요리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것이 시금치 무침이나 김밥 속에 들어가는 시금치 혹은 시금치 된장찌개 정도일 게다. 너무 흔하지만 그래서 너무 뻔해보였던 시금치. 하지만 백종원은 이 뻔한 재료를 갖고 세계 음식 기행을 떠난 듯한 다양한 맛을 선사한다.

 

'집밥 백선생(사진출처:tvN)'

항상 시작은 기본부터. 시금치를 데쳐 간장과 간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후 고소한 깨를 얹어 먹는 시금치 무침. 그 간단한 기본을 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듣도 보도 못한 시금치 된장 죽이나 동남아풍 시금치 덮밥에 말도 안되는 이태리풍 시금치 토마토 피자 같은 것이 레시피로 제공된다.

 

오죽하면 아이들이 잘 안 먹어 <뽀빠이> 같은 만화를 통해 시금치가 인기 음식으로 소개됐을까. 그만큼 시금치라는 식재료는 어딘지 선입견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금치 된장 죽 같은 레시피를 보고 나면 해장으로 이만한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시금치 토마토 피자는 백종원이 말하듯 맥주를 부르게 만드는 레시피다.

 

마치 수학 공식을 배워 차츰 응용으로 나가듯 <집밥 백선생>의 음식 레시피들은 처음에는 기본 공식으로 식재료 특유의 맛과 향 그리고 특징을 이해한 후 응용으로 들어간다. 시금치의 경우 살짝 데쳐주면 그 거해 보이던 양이 한 줌으로 줄어드는 특징과 특유의 채소가 주는 건강한 느낌이 특징이다.

 

어려울 것 없어요.” 백종원이 입에 거의 달고 다니는 이 말대로, 또 김국진이 대충대충 하는데 맛있다.”는 말처럼, 그의 레시피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게 강점이다. 요즘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루 종일 음식을 갖고 씨름하는 건 여러모로 부엌에 들어가지 못하는 큰 장벽을 만든다. 하지만 백종원은 냉장고에 흔한 기본 재료 몇 개를 갖고 슥슥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요리의 세계를 알려준다.

 

또한 본 재료가 없으면 포기하게 되는 게 일반적인 요리자들의 습성이지만, 백종원은 그 맛을 대치할 수 있는 걸 알려준다. 이를테면 동남아풍의 맛을 내기 위해 피쉬 소스가 없다면 액젓을 사용해도 된다고 알려주고, 새우 패이스트가 없다면 건새우를 잘라 그 맛을 내면 된다고 한다. 하다못해 피자 빵을 직접 만들 필요 없이 만두피만으로 퀘사디아도 만들고 피자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건 요리 무식자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의 차원을 넘어선다. 보다 간편하고 보다 쉬우면서도 그 맛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요리라면 주부들도 눈이 가기 마련이다. 그 뻔하고 흔했던 시금치 한 단이 이토록 그럴싸한 고급진 요리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건 있어빌리티의 세계에서는 흘려보낼 수 없는 귀한 정보일 수밖에 없다. 대충 하는 데 맛있는 요리. 시청자들이 <집밥 백선생>에 빠져드는 이유다

안재현으로 인해 생긴 <신서유기2>에 대한 호감

 

이건 안재현 효과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tvN <신서유기2> 이야기다. 사실 <신서유기>는 시작할 때만 해도 걱정스러운 면들이 있었다. 그것은 <12>의 전 멤버들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저마다 크고 작은 논란들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나영석 PD의 예능 프로그램은 그 전제가 기분 좋은 출연자들을 세우는 데서부터 시작해왔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신서유기>는 확실히 시작점에 불안한 면이 없었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애초에 이 프로그램이 TV가 아닌 인터넷 플랫폼으로 시작했던 것도 그런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

 

'신서유기2(사진출처:tvN)'

그나마 이런 불안함을 사라지게 해주는 존재가 이승기였다. 이승기는 그래서 대놓고 형들을 디스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기도 했고, 늘 그랬듯이 밝은 에너지를 프로그램에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기가 군 입대를 하게 되면서 그 빈자리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그런데 이런 위기상황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게 된 건 이승기의 추천으로 들어온 안재현이라는 막내의 화수분 같은 매력 때문이었다.

 

분위기 있는 외모와 달리 허당 캐릭터로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론 과감하게 형들을 디스하기도 하며 그러면서도 게임에 있어서는 지니어스 은지원을 놀라게 만들기도 하는 다양한 면들이 그에게서 끝없이 보여졌다. 리장에서 벌인 몸으로 말해요게임에서 그는 감정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의외의 동작들을 보여줘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들었다. 또 옥룡설산을 오르는 케이블카에서 고소공포증을 드러내며 작은 움직임에도 경기를 일으키는 모습은 나영석 PD가 드래곤볼을 걸고 게임을 제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안재현이 <신서유기2>에 들어오면서 생겨난 새로운 면은 달달함이다. 그는 아내인 구혜선에 대한 마음을 드러냄으로써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구혜선은 <신서유기2>에 한번도 출연하지 않았지만 마치 이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안재현을 통해 그 존재감마저 생겨났다. 남자들끼리의 여행이기 때문에 조금은 거칠게 다가올 수 있는 면들이 안재현의 등장으로 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안재현은 <삼시세끼>에 출연해도 될 만큼 섬세한 요리 실력을 보여줬다. 아침 미션으로 안재현이 아침밥을 차리는 모습은 그저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를 먹는 사람들에 대한 그의 배려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밥을 잘 챙겨먹기 위해 요리학원을 다녔다는 이야기는 엉뚱하게도 다가왔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안재현이라는 인물이 얼마나 섬세한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안재현이 <신서유기2>의 출연자들을 하나하나 지목해 형들은 사실 어떤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장면은 그래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은지원이 사실은 자기를 세심하게 챙겨주고, 무섭게 보이는 강호동이 사실은 귀여운 면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수근이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그의 이야기는 형들에 대한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훈훈하면서도 동시에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 또한 호감으로 만드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신서유기2>는 지금 안재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