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용감한 녀석들 (7)
주간 정덕현
풍자의 부활에서 느껴지는 개그맨들의 고충 ‘민상토론2’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의 ‘대통형’은 더 직접적으로 현 시국에 대한 풍자를 담았다. ‘민상토론’의 콘셉트는 시사나 정치에 대해 할 말은 있지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상황을 통해 웃음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시사 풍자는 직접적이기보다는 애써 빙 둘러가는 형태로 이뤄졌다.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어”라고 변명하면서 풍자하는 방식이었던 것. 반면 ‘대통형’은 대놓고 서태훈이 대통령 캐릭터로 등장하고 유민상이 국무총리, 이현정이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호가 교육부 장관, 김대성이 문체부 장관, 홍현호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출연한다. 국정 운영의 파행에 대한 직접적인 풍자를 담는다는 점에서 ‘민상토론’의 간접적인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깨톡으로 회의하..
그러면 풍자를 존대로 하란 말인가 뭐 대놓고 욕을 한 것도 아니다. 정책을 잘 지키란 얘기였고 그간 정치인들이 해왔던 웃지못할 코미디 같은 짓은 하지 말아달라는 뼈있는 식의 덕담이었던 셈이다. 정치와 코미디의 유사점에 대한 농담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일 게다. 그런데 이 방송 내용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바람직한 정치풍자로 보기 어렵다며 행정지도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정치풍자’란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 참으로 애매모호한 표현이 아닐 수 없지만, 적어도 방통심의위측의 말을 잘 새겨보면 적어도 그들이 말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풍자’가 무엇인가를 가늠할 수 있겠다. 방통심의위는 “정치풍자라 함은 정치권의 부조리나 과오 등을 빗대어 폭로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
풍자를 바라보는 두 시선 의 날선 풍자 정신이 되살아나고 있다. 의 최효종, 새 코너인 의 김기열 그리고 의 정태호가 그 포문을 열었다. 에서 최효종은 투표에 있어서 공약만 난무했지 실제 된 일은 없다며 늘 국민들이 을인 이유를 밝히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제발 국민 갑갑하게 하지 말고 국민 모두 갑으로 만들어 달라." 새롭게 시작한 코너인 의 김기열은 우유부단한 국회의원으로 등장해 끝없이 말을 바꾸는 정치인을 에둘러 풍자했다. 한편 의 정태호 역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서민들을 위한 정책, 학생들을 위한 정책, 기업들을 위한 정책들 잘 지키길 바란다.”면서 “하지만 한 가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코미디’를 지목하기도 했다. “웃기는 것은 자신들이 할 테니 나..
, 여전히 시청률은 1위지만 는 전체 예능 시청률 1위다. 한때 17%까지 시청률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8주째 20% 선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매주 기록하고 있다. 코너들도 그런대로 화제가 되는 것들이 적지 않고, 이 코너들이 쏟아내는 유행어도 꽤 많다. 무엇보다 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의 위상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제 출신 개그맨들을 다양한 CF에서 발견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안정된 지표들이 존재하지만 실상 의 내용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렇게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코너들이 전체적으로 적체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고, 이미 만들어진 유행어와 상황의 반복으로 웃음을 주고는 있지만 무언가 새롭다거나 신선하다는 인상은 별로 없다. 어떻게 보면 몇몇 유행어와 개인기 혹은 상황..
‘용감한 녀석들’, ‘네가지’에 이어 ‘희극여배우들’까지 “나는 까진 여자가 아니다.” 개그우먼 허안나는 잔뜩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도발적인 대사를 던진다. 마치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처럼 보이는 이 자리, 그녀 옆에는 박지선과 정경미가 X표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앉아있고, 그녀 앞에는 기자들로 보이는 일단의 무리들이 앉아있다. 허안나는 개그우먼으로서 자신을 왜곡시켰다며 “나를 에로배우 만든 제작진을 고소한다!”고 외친다. 에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희극여배우들’의 한 풍경이다. 허안나가 소리를 질러가며 항변을 할 때마다 관객들은 말 그대로 빵빵 터진다. 어떤 관객은 그녀의 항변에 속시원함마저 느끼는 표정이다. 허안나가 토로를 끝내고 나면 박지선이 나선다. 박지선의 첫 멘트는 “저는 못생기지 않..
, 위기를 기회로 삼다 “이경규! 한물갔어... 라고 김준호가 말하는 것 들었다!” 에 나온 용감한 녀석들의 박성광은 대놓고 이경규를 디스하는 것으로 용감함을 보여줬다. 그들은 기존 멤버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간의 문제들을 꼬집었다. 용감한 녀석들의 양선일은 윤형빈을 “무존재감 1위”라고 했고, 신보라는 김태원보다 “박칼린 포에버”를 외쳤다. 정태호는 김국진에게 “와 중 어느 프로가 더 중요하냐”는 곤란한 질문을 던졌고, 이윤석은 해도 방송에 안 나간다며 아예 아이템을 짜오지도 않는 용감함(?)을 보여줬다. 이 시즌2로 재시작을 알리며 한 작업은 시즌1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 폭로하는 것이었다. 아예 미션을 ‘남자, 너의 용감함을 보여줘’로 세워두고 그간 용기가 없어서 못했던 말들을 허심탄회하게..
제2의 김준호를 꿈꾸는 차세대 유망주, 정태호 정태호라는 이름은 아직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발레리노', '감사합니다' 그리고 '용감한 녀석들'에서 랩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아 그 친구!"하고 그의 얼굴이 떠오를 것이다. 그는 자신이 코너를 만들고도 한 켠에서 누군가를 받쳐주는 개그를 주로 해왔다. 그가 들어간 코너는 늘 대박이 났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코너의 한 파트로 기억될 뿐 중심이 된 적은 별로 없다. 아이디어도 좋고, 연기력도 좋으며, 성실한 그에게 이른바 '깔아주는 개그'에 대해 물었다. "글쎄요. 사실 '깔아주는 개그'에 대해서 서운하지 않느냐 이런 질문 자주 받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김준호 선배님도 제 연차 때 그랬거든요.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