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의외로 잘 챙겨서 더 훈훈한 환불원정대와 신박기획

 

완벽한 창과 방패의 조합이 이럴까.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이효리와 김종민의 조합이 그렇다. 환불원정대 프로젝트에서 각각 천옥과 김지섭으로 아티스트와 매니저 관계로 만난 두 사람. 천옥은 센 언니 캐릭터 그대로 처음 김지섭을 봤을 때부터 "뭘 봐?"하며 세게 밀어붙였지만 희한하게도 김지섭에게는 타격감 제로였다. 어떤 공격이든 척척 받아내는 튼튼한 방패 같은 김지섭의 리액션에 오히려 천옥이 당황하며 실소를 지을 정도였으니.

 

그래서 공항에 마중 나온 매니저 김지섭과 천옥이 한 차를 타고 이동하며 나누는 대화는 흥미진진했다. 누군가를 "이기고 싶은 생각 없냐"는 질문에 "이길 수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맨날 지니까 그런 생각이 없다"며 '지는 습관'을 얘기하는 김지섭 앞에 천옥은 웃음을 터트렸다. 노래 발표하고 1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만일 못하면 어떻냐고 묻는 질문에도 김지섭은 그저 "못하는 구나" 한다고 한다. 그 말에 천옥은 김지섭에게 "최고"라며 "너한테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한다. 뭔가 내려놓은 듯한 편안함이 거기서 느껴졌기 때문일 게다.

 

압권은 그래도 김지섭이 할 말은 다 한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천옥이 "공부는 안했어?"라고 다소 난감한 질문을 던지자, 김지섭은 거꾸로 "너 했어?"하고 되묻는다. 그러자 "안했지"라는 천옥의 답변에 "나도"라고 맞장구를 치며 의외의 동질감에 훈훈한 웃음이 터진다.

 

사람에게는 악한 마음도 착한 마음도 공존한다며 누군가 지나가다 "이 바보야"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김지섭에게 묻자 "아 예" 할 거라는 말에 빵 터지고, 누군가 길가다가 뒤통수를 치면 화가 나도 '더 맞을까봐' 그냥 간다는 말에 웃기면서도 천옥은 스스로 느끼는 게 많아진다. 하기 싫은 걸 시키는 PD앞에서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냐"는 김지섭의 답변 앞에서는 천옥이 결국 "스승님"이라며 배울 점이 많다는 걸 인정한다.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는 센 언니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하고 때론 언성이 높아지기 일쑤다. 그래서 이들을 이끄는 신박기획 대표 지미유(유재석)는 "미쳐 버리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의외로 이들은 서로를 챙겨주는 훈훈한 면모를 보인다. 공항에서 김지섭의 생일선물을 챙겨주는 천옥처럼, 지미유는 만옥(엄정화)이 갑상샘암 수술 후 한쪽 성대의 신경이 마비되어 파솔라 구간이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친한 후배이자 유명한 보컬 코치 노영주를 소개해줬다.

 

사비를 들여 10회 분 코치 비용까지 지불한 지미유 덕분에 만옥은 조금씩 목소리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고, 데뷔곡 '돈 터치 미(Don't touch me)'의 녹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 녹음 당일 스트레스 때문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자 급하게 노영주 코치를 불러 컨디션을 회복시켰고 결국 눈물과 감동의 녹음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처음 만나서는 툭탁거리며 불협화음을 내던 환불원정대와 신박기획 사람들이지만, 차츰 익숙해져가며 은근히 드러내지 않고 진심을 담아 서로를 챙기면서 만들어가는 하모니. "스승님"이라고 김지섭을 인정하게 된 천옥이나, "지미 덕분에 녹음을 한다"며 기뻐하는 만옥이나 이렇게 어우러지는 과정들이 있어 데뷔곡 '돈 터치 미'라는 멋진 노래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공개되자마자 음원 차트를 올킬 해버린 이 곡의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고 한다.(사진:MBC)

'놀면', 환불원정대를 보면 유재석의 부캐놀이가 새롭게 보인다

 

"재석 오빠 지미 유 캐릭터 맡고서 눈빛마저 차가운 거 알아? 완전 진짜 다른 사람처럼." 엄정화의 집에 모여 함께 즐거운 식사를 나누던 환불원정대. 이효리가 유재석의 지미유 부캐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툭 꺼내놓는다. 그러자 엄정화 역시 똑같이 느꼈다며 자신만 그렇게 느껴진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효리는 유재석의 연기를 이야기한다. "완전히 눈빛 자체가 달라. 연기자야 연기자. 연기자들은 원래 연기 들어가면 사람이 다른 사람처럼 변하잖아요." 이렇게 일종의 '부캐 놀이'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며 맞장구를 치는 환불원정대. 유재석이 몰입이 심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려면 꽤 오래 걸릴 것 같다며 '몰입병', '부캐병'이라는 농담까지 더해 넣는다.

 

사실 별거 아닌 농담처럼 슥 지나가는 이야기 속에 나온 연기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대목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하는 부캐 놀이에 점점 몰입이 더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지미 유 캐릭터는 이전에 싹쓰리 프로젝트에서 그가 꺼내놨던 유두래곤 캐릭터와는 사뭇 다르다.

 

유두래곤이 어딘지 젊은 날 좀 놀았을 법한 캐릭터로 그 때의 열정을 다시 불태우는 그런 인물로 이효리가 분했던 린다 G에게 늘 주눅 드는 캐릭터였다면, 지미 유는 어딘지 사기 캐릭터의 냄새가 솔솔 풍기고, 할 말은 하는 의외로 강한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톱100귀를 갖고 있다며 노래에는 절대 터치하지 말라는 환불원정대의 이구동성에도 그는 자신의 선택이 더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단발에 하와이안 셔츠 그리고 일수가방처럼 들고 다니는 백 같은 스타일로 마치 옛날 분위기를 풍기는 대부업체 사람 같은 캐릭터를 꺼내놓은 지미 유. 그런데 왜 유재석은 이번 부캐에서 이렇게 색다른 캐릭터를 세워놓고 좀 더 그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는 걸까.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 번째 이유는 '환불원정대'가 가진 센 언니들 캐릭터에 적당한 대립구도를 만들어야 그들의 팀워크도 단단해지고 또 센 느낌 역시 적당히 중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싹쓰리에서는 이효리에게 주눅 드는 모습을 보여도 비가 막내로서 적절히 툴툴 대고 앙탈을 부리는 모습으로 균형 잡힌 케미가 완성됐다. 하지만 '환불원정대'에서 유두래곤 같은 '당하는 캐릭터'를 고수하면 자칫 센 언니 캐릭터가 과잉되게 보일 가능성이 높다. 지미 유가 절대 밀리지 않고 이들의 센 기세에 자신도 할 말을 하는 건 그런 이유다. 물론 그렇다고 밀리지 않는 건 아니지만.

 

지미 유가 이런 캐릭터를 세워두고 남달리 몰입하는 두 번째 이유는 '환불원정대'가 출범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이 캐릭터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만들어내는 색다른 재미와 웃음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제작자로서 이상민이나 송은이 같은 이들을 만나 조언을 듣는 이야기나, 매니저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지미 유의 이런 다소 우스꽝스러운 사기 캐릭터는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어낸 바 있다. 이상민으로부터 "매니저는 말귀를 못 알아들어야 제작자가 빛난다" 같은 다소 엉뚱한 조언들을 듣는 모습이나, 그래서 만난 김종민이 "예?"라고 묻기만 해도 웃음이 터졌던 상황들은 지미 유라는 과하게 몰입해 유재석이라는 본캐와 선을 그은 부캐가 있어서다.

 

개그맨이라고 하면 웃음을 주는 사람으로 그 직업을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 그전에 코미디언이라고 불렸을 때만 해도 이들은 모두 연기자였다. 웃음을 주는 캐릭터에 몰입하고 특정한 상황극에 진짜처럼 빠져야 보는 이들에게 더 큰 웃음을 선사할 수 있다. 유재석의 부캐 놀이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소속사 사장님(?) 김태호 PD의 강제에 의해 주어졌지만, 차츰 유재석 스스로 그 새로운 캐릭터에 몰입해 빠져드는 면모로 진화하고 있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목표에 대해 묻는 청년들에게 유재석은 자신이 특별히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거였다. 다만 자신의 성격이 무언가 맡겨지면 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되면 최선을 다해 한다고 했다. 애초 유재석에게 부캐놀이는 자신이 생각한 목표는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태호 PD에 의해 맡겨진 그 목표 속에서 유재석은 최선을 다하면서 점점 그 일에 몰입해가고 있다. '환불원정대'에서 유재석이 이전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사진:MBC)

김종민이 이렇게 웃겼나? '놀면'이 만들면 찐 캐릭터가 되는 건

 

김종민이 이렇게 웃겼던가. 물론 그간 KBS 예능 <1박2일>에서 그가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게 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리액션과 답변으로 바보인가 천재인가를 알 수 없는 그 캐릭터가 늘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고 훈훈한 웃음을 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의 김종민은 그 웃음의 밀도 자체가 달랐다. 말 한 마디, 표정 하나만으로도 빵빵 터졌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놀면 뭐하니?>는 새로 시작한 '환불원정대'의 매니저 면접을 하면서 유재석에게 쓰던 방식을 그대로 썼다. 당사자들에게 매니저 면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그 장소로 오게 한 것. 갑자기 매니저 면접을 받게 된 양세찬, 조세호는 지난주 그래서 유재석이 자신들을 모른 체 하며 '지미 유'라고 소개하고 다짜고짜 면접을 하는 그 상황극 속에 들어와 당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그런데 매니저 면접을 하다 갑자기 이번 회에서는 이상민을 초대해 제작자로서 조언을 듣는 시간이 마련됐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이상민은 어떤 매니저가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말 귀를 못 알아듣는 매니저'가 제작자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기상천외한 조언을 해줬다. 그리고 추천한 인물이 바로 김종민이다. 이상민은 빨리 그를 잡으라는 조언을 남긴 채 떠났다.

 

바로 이렇게 일종의 '밑밥(?)'을 깔아 둬서일까. 2차 매니저 면접을 하기 위해 온 김종민은 지미 유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터졌다. 들어서면서부터 너무 황당한 표정으로 "예?"를 여러 차례 반복하는 모습은, 이상민이 조언했던 '말 귀를 못 알아듣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다.

 

편견이나 무언가를 잘 보이려는 모습 그런 것들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순수함으로 무장한 김종민은 매니저 면접으로 그를 불렀다는 질문에도 "왜요?"라고 말하고, 어떤 일 하다 오셨냐는 질문에도 더듬대며 "집에 있다 왔다"고 말하고는 그것이 '매니저의 덕목'이라고 했다. 질문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 "예?"를 반복하는 김종민의 모습에 지미 유는 면접을 이어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음소거 웃음을 터트릴 정도였으니.

 

스스로의 단점이 이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솔직히 말하는 김종민은 웃음을 주면서도 순수한 모습으로 호감을 줬다. 나라의 수도를 잘 안다고 자신했지만 네 문제 중 세 문제를 모두 틀리고 나자 금세 "잘 모른다"고 태세를 전환하는 모습에서도 지미 유는 "신선함"을 느꼈다.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지원한 적이 있다는 프로필에 '무대 위의 고충'을 묻자, "무대 위의 고충요?"라고 되묻는 것만으로도 김종민은 큰 웃음을 주는 캐릭터였다.

 

중요한 건 그것이 설정이라기보다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찐 캐릭터'라는 점이었다. 결국 지미 유는 그에 대한 평가로 "김종민 이 사람은 찐이다"라고 썼다. 사실 김종민의 이런 캐릭터가 완전히 처음인 건 아니었다. 이미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왔던 모습을 매니저 면접이라는 상황 속에서 보여줬을 뿐이다. 하지만 <놀면 뭐하니?>는 그의 캐릭터를 매니저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이상민의 이야기를 더해줌으로써 제대로 끌어올렸다. 조금 답답해 보이는 그의 어눌한 말투가 모두 웃음으로 바뀌게 된 이유였다.

 

이것은 어쩌면 <놀면 뭐하니?>가 그 많은 캐릭터 놀이들을 그토록 재미있게 만들어내는 힘이 아닐까 싶다. 똑같은 캐릭터도 앞뒤 스토리텔링을 달리하거나 유재석의 쥐락펴락하는 유도에 의해 보다 빵빵 터지는 캐릭터로 부각시키는 것. 환불원정대의 매니저로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김종민을 단 몇 분 만에 기대하게 만든 그 힘이 바로 이런 데서 나오는 게 아닐까.(사진:MBC)

 

'식스센스', 컴온! 게임보다 유재석과 제시의 케미가 더 돋보인 건

 

tvN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식스센스>는 진짜들 속에 가짜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첫 회에는 세 군데의 특이한 식당에서 가짜 식당을 찾아내는 게 미션이었다. 마트에서 구입한 재료를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식당, 하루 한 시간만 영업하는 닭볶음 라면집, 한 끼에 1인당 100만원인 한식 레스토랑이 제시된 식당들로 출연자들은 저마다의 추리와 촉, 감을 발휘해 가짜 식당이 무엇인가를 찾아나갔다.

 

사실 가짜를 찾아낸다는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생각만큼 아직은 특별한 재미를 만들어내진 못하고 있다. 진짜인 줄 알았는데 가짜였다는 반전이 주는 재미라고 하지만 그건 준비한 노력에 비해 방송 효과가 그다지 크다고 보긴 어렵다. 예를 들어 첫 회에 가짜로 등장한 집의 경우 이를 꾸미기 위해 폐가를 장장 3주에 걸쳐 공사했다는 이야기는 아주 짧게 소개된다. 들인 비용과 시간을 생각해보면 가성비가 있는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스센스>의 첫 방송을 재밌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출연자들 덕분이다. 특히 제시는 정철민 PD가 얘기한 것처럼 유재석이 적극적으로 추천할만한 이유를 충분히 보여줬다. 그는 등장부터가 남달랐다. 조금 늦는 제시에게 유재석이 전화를 걸자 엉뚱하게도 "공사 중"이라며 1분만 기다려 달라 하고 "나 식은 땀 나"라고 하는 말의 그 특유의 센 소리 발음을 유재석이 콕 집어 "식은 땀 발음을 왜 이렇게 해? 욕하는 줄 알고 놀랐잖아!"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였다.

 

초면인 다른 출연자들과 대놓고 뜬금없이 '가슴' 이야기를 꺼내고 그 날의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준 이상엽의 이름을 몰라 "민정 오빠"라고 부르는 제시의 엉뚱한 말과 실수는 특유의 천진 솔직한 캐릭터로 인해 빵빵 터트리는 웃음을 선사했다. 유재석이 웃으며 '망나니'라고 표현할 정도.

 

제사는 또 뜬금없이 사귄 남자가 다섯이라는 TMI를 꺼내놓고 모두가 "예스"라 말할 때 혼자 "노"라고 말하는 '토크 방지턱'으로 웃음을 줬다. 세 번째 집을 방문했을 때 사장님의 연기가 송강호 선배만큼 자연스럽다며 연기자인 출연자들도 따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제시는 "나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브레이크를 걸었고, 음식이 입에서 녹는다고 말할 때도 "하나는 안 녹았어"라고 해맑게 말해 웃음을 줬다.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에서도 이효리까지 당황하게 만드는 엉뚱하지만 솔직한 토크를 하는 제시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껏 주목되고 있는 여성 출연자들 중 한 명이다. 제시가 가진 매력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지만 그런 것 상관없이 할 이야기는 하고, 때론 당황스런 이야기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천진하게 꺼내놓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제시의 토크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때론 세게 느껴지지만 전혀 악의가 없다는 점에서 웃음을 준다.

 

유재석은 최근 싹쓰리 프로젝트를 통해 이효리에게 짓눌리는 캐릭터의 재미를 선사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식스센스>에서의 제시는 유재석을 당황하게 만드는 케미로 프로그램에 재미를 만들어낸다. 제시와 함께 있을 때 유재석의 유행어가 되어 버린 "컴온!"은 그 케미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물론 <식스센스>는 출연자들의 케미 만이 아닌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주는 재미를 찾아내야 하는 숙제를 갖게 됐다. 진짜들 속에 가짜를 찾아내는 그 추리요소를 재미로 추구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딘지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것보다 오히려 유재석이 홀로 다른 여성 출연자들에 둘러싸여 겪는 당황스러운 상황들이 더 큰 재미로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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