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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2', 유진의 살인누명 벗는 과정 어째서 설득력 없을까

 

오윤희(유진)가 살인 누명을 벗고 하윤철(윤종훈)의 아내가 되어 돌아왔다? SBS <펜트하우스2> 첫 회는 말 그대로 폭풍전개라는 표현이 실감나는 상황을 보여줬다. 시즌1에서 심수련(이지아)의 살인범으로 감옥으로 이송되던 중 로건 리(박은석)의 도움으로 탈주했던 오윤희였다. 그런데 단 한 회 만에 탈주범이 살인 누명을 벗고 재심으로 무죄가 되어 풀려난 것도 모자라, 갑자기 천서진(김소연)의 전 남편인 하윤철의 아내가 되어 돌아오다니.

 

역시 김순옥 작가다운 '몰아치기'였지만, 개연성 부족을 '몰아가기'로 채우는 대본은 여전했다. 오윤희가 누명을 벗게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건 주단태(엄기준)의 집에서 일하는 양집사(김로사)였다. 천서진을 스토킹하다 주단태의 집에서 쫓겨난 양집사의 죽음과 그가 남긴 유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서에는 심수련을 죽인 범인이 주단태이고, 누명을 쓴 오윤희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

 

그 유서는 로건 리가 조작해 놓은 것이었다. 폭주하던 양집사가 오윤희와 드잡이를 하다 결국 자살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로건 리가 이를 역이용한 것. 결국 오윤희는 자수를 했고, 유서의 내용이 주단태를 범인으로 몰아가자, 그는 변호사와 상의 끝에 양집사가 심수련을 죽인 진범이라 조작한다.

 

그런데 이 전개 과정은 너무나 허술하다. 즉 정신 병력이 있는 자의 유서 하나로 돈과 권력으로 법조차 쥐락펴락 해온 주단태가 궁지에 몰린다는 상황이 그렇다. 또한 양집사가 심수련을 죽였다고 조작할 정도로 힘을 가진 주단태가 그 유서가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는 걸 입증시키는 건 더 간단한 일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굳이 궁지에 몰린 주단태가 어쩔 수 없이 양집사를 희생양으로 내세운 건, 다분히 오윤희가 누명을 벗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김순옥 작가 특유의 '몰아가기' 전개가 등장한다. 즉 양집사의 죽음과 유서가 등장했을 때, 강마리(신은경)와 고상아(윤주희) 그리고 이규진(봉태규)이 나누는 대화가 그렇다. 그들은 그런 뉴스를 접하며 주단태가 심수련을 죽인 게 분명하다는 식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곧바로 주단태 역시 곤혹스러운 모습을 드러내면서, 양집사를 살인범으로 내모는 결정을 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개연성은 없고 대신 작가가 원하는 오윤희의 누명 벗기를 위한 '몰아가기' 전개다.

 

물론 오윤희가 이렇게 단 한 회 만에 자유의 몸이 되게 한 건, 모든 시청자들이 원하는 처절한 복수극을 위한 밑그림이다. 어찌 된 일인지, 천서진이 뉴욕에서 공연을 한 후 다시 만나 하룻밤을 보냈던 하윤철이 오윤희의 남편이 되어 돌아온다. 이들의 관계는 아무래도 주단태와 천서진에 대한 복수를 공동의 목표로 세우며 생긴 관계가 아닐까 싶다.

 

<펜트하우스> 시즌1에서도 지적된 바지만, 이 드라마의 개연성 부족은 작품 뒤로 숨겨져야 할 작가의 의도가 작품 앞으로 자꾸만 나오는데서 비롯한다. 오윤희가 풀려나야 하고, 복수를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것이 자연스럽게 등장하지 못하는 건 치밀한 개연성을 만드는 노력 대신 성급한 결과만을 내놓기 때문이다. 과연 시청자들은 시즌2에서도 계속되는 이러한 허술한 개연성을 '마라맛'이라며 용인할까. 황당한 전개마저 '재미'라며 받아들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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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 시즌2에서 이지아는 과연 예상대로 재등장 할까

 

무언가 시원한 사이다 복수극을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시즌1 마지막에 고구마 만 개는 먹은 듯한 결말에 뒷목을 잡았을 법하다. 그토록 매회 매분 소리를 지르고 악다구니를 쓰며 머리채를 잡고 싸우고, 심지어 칼로 찌르고 불을 지르고 시체를 유기하는 등 별의 별 사건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악마 같던 헤라팰리스 사람들은 모두가 건재했다. 다만 그들과 대항하거나, 복수를 꿈꿨거나 혹은 약간의 양심의 가책으로 흔들렸던 이들만 무너졌다. 가난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던 학생 민설아(조수민)가 일찌감치 죽었고, 그가 자신의 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복수를 꿈꿨던 심수련(이지아)도 주단태(엄기준)의 손에 칼을 맞았다. 

 

젊은 날 돈과 권력의 힘으로 모든 걸 앗아가 버렸던 천서진(김소연)에 대한 복수를 꿈꿨던 오윤희(유진)는 자신이 민설아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주단태에게 철저히 이용당하고 한때 믿고 따랐던 언니 심수련을 자신이 살했다는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죽은 민설아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국내로 들어와 주단태를 무너뜨리려 했던 로건 리(박은석) 역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펜트하우스> 시즌1은 이 드라마가 처음 시작했던 헤라팰리스의 그 풍경으로 돌아갔다. 오윤희의 공판이 있던 날, 이들은 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파티를 즐겼다. 애초 이들에 대한 처절한 응징을 꿈꿨던 시청자들은 작가가 후려친 뒤통수에 얼얼함을 느끼며 시즌2를 봐야할지 아니면 더 이상 작가의 영악한 놀이에 휘둘리는 일을 그만둬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김순옥 작가는 마지막에 이르러 갑자기 할리우드 탈옥 범죄물을 연상시키는 너무나 작위적인 설정으로 시즌2에 대한 떡밥을 던졌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이송되던 오윤희를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로건 리가 구해내 납치하고, 심수련을 죽인 죄를 물었던 것. 오윤희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걸 강변하며, 로건 리가 든 날카로운 송곳을 자신의 목에 스스로 찍었다. 

 

물론 이런 장면으로 오윤희가 사망했다고는 이제 시청자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당연히 그는 죽지 않고 시즌2로 돌아와 못다한 복수극을 이어갈 것일 테니 말이다. 여기에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 심수련 또한 시즌2로 돌아올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그것은 기대감이 아니라, 김순옥 월드라면 그럴 거라는 허탈감과 조롱이 섞인 시청자들의 갖가지 상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펜트하우스> 시즌1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이제 개연성 없는 이 세계에서는 작가의 의지에 따라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보여준 어떤 내용들이 그렇기 때문에 벌어질 수 있을 거라는 어떤 결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대신 김순옥 작가가 이전에 해왔던 막장드라마들 속의 기상천외하고 작위적인 방식들을 떠올리며 시즌2를 예상한다. 

 

죽은 심수련이 다시 돌아올 것인가에 대한 갖가지 시청자들의 예상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심수련이 아예 죽지 않았거나(그렇게 꾸며졌을 뿐), 심수련을 닮은 쌍둥이가 있거나, 심지어 점 하나 찍고 돌아올 것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예상들을 내놓는다. 

 

그래서 만일 이런 예상대로 시즌2에 심수련이 어떤 방식으로든 부활한다면 그건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개연성이 없어 작가 마음대로 사건들이 벌어지고, 그 작위적인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세계. 그 민낯을 과연 시즌2는 예상대로 드러낼 것인가. 또한 그런 민낯을 이미 다 알고 있고 심지어 시즌1의 마무리를 통해 허탈하게 확인했음에도 시청자들은 이제 김순옥이니까 가능한 무개연성의 세계를 인정하며 받아들일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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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의 작가 마음대로 세계관, 사이다만큼 고구마도 크다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오윤희(유진)는 애초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갖가지 갑질과 폭력을 당하는 약자로 등장했다. 청아재단 이사장의 딸인 천서진(김소연)은 자신이 가진 아버지의 돈과 권력에 힘입어 오윤희가 받아야 했던 1등 트로피를 빼앗고 심지어 그의 목을 그음으로써 더 이상 성악을 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이 악연은 계속 이어져 오윤희는 자신의 딸 배로나(김현수)가 청아예고에 성악으로 들어가려하는 걸 결사적으로 막는 천서진과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핍박을 받는다. 그래서 시청자들로서는 오윤희라는 약자의 입장이 되어, 딸의 복수를 위해 그를 이용하려는 심수련(이지아)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성공해가는 모습에 통쾌함을 느끼게 됐다. 오윤희는 결국 딸을 청아예고에 들어가게 하고, 헤라팰리스에도 입주하게 된다.

 

그런데 오윤희는 이처럼 시청자들이 몰입하게 만들고 그래서 사이다를 안겨주는 인물에서 한 순간에 불편하고 답답한 고구마를 안기는 인물로 변화한다. 그것은 그가 헤라팰리스에서 떨어져 사망한 민설아(조수민)를 죽인 범인이었다는 걸 흐릿한 기억 속에서 떠올리면서다. 물론 그것이 진짜인지 아니면 오윤희의 기억의 착각인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스스로 자신이 범인이라 생각하게 되면서 이 인물은 조금씩 흑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간 민설아의 친모인 심수련과 의기투합해 펜트하우스 사람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를 공조해오던 오윤희는 점점 심수련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고, 어쩐지 주단태(엄기준) 같은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인물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청자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약자로서 시청자들이 몰입해 그가 저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하기를 원하게 만든 인물이 점점 뒷목 잡는 캐릭터로 변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윤희 뿐만 아니라 그의 딸 배로나도 마찬가지다. 엄마가 하윤철(윤종훈)과 불륜관계일 거라는 오해 때문에 학교에 자퇴의향을 밝히고 술을 마시거나 도둑질을 하는데다 엄마에게 응석을 넘어 화풀이를 해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시청자들 중에는 오윤희와 배로나가 심지어 펜트하우스 사람들보다 더욱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된 건 애초 그나마 믿었던 '몰입의 대상'조차 흑화된 데서 온 실망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것은 '펜트하우스'가 가진 사이다와 고구마의 실체를 드러내는 면이 있다. 즉 빈부격차나 갑질 같은 상황들을 통해 돈과 권력으로 약자들을 짓밟는 이들을 공공의 적으로 세운 후 복수극의 형태로 사이다를 주는 이 드라마는 그 이야기가 작품 내적인 개연성을 따르기보다는 작가의 의지대로 인물들이 설정되고 흘러가며 변화한다는 점에서 작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그 사이다의 실체는 사실상 작가가 만든 고구마 현실들을 전제로 조금씩 던져주는 '작위적인 보상'에 가깝다.

 

그런데 이런 자극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될 때, '펜트하우스'는 또 다른 자극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윤희나 배로나 같은 인물조차 뒷목잡는 캐릭터로 변신하게 만든다. 즉 현실과 달리 작가의 자의적인 선택에 의해 뭐든 가능하기 때문에 강력해진 사이다는 정반대로 작가가 더 큰 자극을 위해 만들어내는 고구마도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펜트하우스'라는 세계는 작품 내적인 개연성보다 작가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작위성이 커서, 사이다만큼 고구마도 마음대로 크게 만들어낸다. 약자로 시청자들이 몰입했던 오윤희가 어느 순간부터 흑화되어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존재로 변화하게 된 건 이 때문이다.

 

여기서 드러나는 건 '펜트하우스'가 복수극의 형태로 제공하는 사이다의 실체다. 그건 실질적인 어떤 메시지(적어도 권선징악 같은)를 위한 사이다나 카타르시스라기보다는, 시청자들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기 위한 자극으로서 작가가 던져주는 어떤 것이다. 그래서 언제든 그 사이다는 고구마로 변화할 수 있다. 더 큰 자극이 필요하게 된다면.(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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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하우스'가 불쾌한 건, 가난 혐오가 도를 넘어서다

 

"저게 얼마짜리 조각상인데 왜 하필 저기 떨어져 죽느냐고 왜?"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민설아(조수민)는 헤라펠리스 고층 건물에서 누군가에게 밀쳐져 추락했고 조각상 위에 떨어져 사망한다. 그런데 조각상 위에서 사망한 민설아를 올려다보며 이 헤라펠리스에 살고 있는 이른바 0.1% 상류층이라는 이들은 한 생명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이 건물을 세운 주단테(엄기준)는 조각상 걱정이 먼저고, 강마리(신은경)는 이런 사건이 집값을 떨어뜨릴까 걱정한다.

 

민설아가 떨어져 죽는 그 순간, <펜트하우스>는 1주년 파티를 하고 있는 헤라펠리스 사람들을 교차 편집해 보여준다. 마치 베르사이유 궁정의 파티를 연상시키는 의상에 가발까지 쓴 이들이 무도회를 즐기고, 불꽃놀이 폭죽까지 터트려 올릴 때 민설아는 그 꼭대기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다 밀쳐져 추락해 사망한다. 이런 교차 편집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사이코패스나 다름없는 헤라팰리스 사람들의 악마 같은 욕망들을 드러내고 그들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맞게 되는 가난한 한 인물의 비극을 부각시킴으로써 시청자들의 공분을 일으키려는 의도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여기서 더 나아가 민설아의 사체를 끌어내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 꼭대기에서 홀로 비관해 자살한 것처럼 꾸미고, 심지어 집에 불을 지른다. 한 생명이 살해당했고 그 사체가 유기됐으며 심지어 그가 살던 집에 방화까지 벌어졌지만, 헤라펠리스의 파티는 계속된다.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체 유기를 도운 이들의 몸에는 저마다 민설아의 피가 흔적처럼 묻었지만 그들은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 심지어 그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파티에 참석한 시의원 조상헌(변우민)은 화재 소식을 듣고도 "내가 소방관이야" 라며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곳의 화재 따위는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펜트하우스>가 시청자들의 공분을 끄집어내 불편하고 불쾌하지만 계속 보게 만드는 방식은 끊임없이 '가난 혐오'를 끄집어내는 것이다. 민설아라는 캐릭터는 사실상 '가난 혐오'의 대상으로 등장해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에 시달리다 결국 살해되고 사체마저 유기되는 것으로 그 공분을 끌어내기 위해 탄생한 인물이다. 게다가 드라마는 이 인물이 주단테에 의해 바뀐 심수련(이지아)의 친 딸이라는 걸 드러낸다. 눈앞에서 자신의 딸이 떨어져 죽는 걸 목격한 심수련의 피의 복수가 예고되는 대목이다.

 

<펜트하우스>에 대한 논란이 시작부터 거셌던 건, 여기 등장하는 중학생 아이들이 민설아에게 저지르는 폭력만큼, 이들이 갖고 있는 '가난 혐오'가 보기 불편할 정도로 시청자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부자라는 이유로 선민의식까지 가진 이들은 자식의 미래까지 돈으로 척척 결정해버리지만, 없는 자가 실력으로 그 곳에 오르려하면 "어디서 감히"라며 짓밟는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낸다.

 

그래서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는 명백하다. '가난 혐오'의 막장을 보여주는 인물들에 대한 극도의 분노와 처절한 복수가 그것이다. 화려해 보이지만 천박하고 더럽기 그지없는 그들의 민낯을 끄집어내 폭로하고, 헤라펠리스의 추악함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드라마가 취하는 방식은 너무나 작위적이고 의도적이다. 민설아라는 한 인물을 마음껏 유린하다 버리는 그 방식은 이 작가가 갖고 있는 작품에 대한 태도를 잘 보여준다. 목적을 위해서는 뭐든 있는 대로 끄집어내는 것.

 

문제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목적만을 위해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 과정이 주는 납득할만한 공감대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으면 목적을 이룬다한들 그 과정이 보여준 불편함을 지워낼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 한 순간의 목적을 위해 끊임없이 불편함과 불쾌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 이것이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를 보는 시청자들이 겪는 일이다.

 

드라마의 목적은 바로 그 '가난 혐오'에 대한 복수를 담는 것이지만, 너무나 자극적인 과정들은 오히려 '가난 혐오'의 시각을 드라마가 드러내고 있다는 인상을 만든다. 본말이 전도됨으로써 생겨나는 일이다. 다소 뻔한 틀을 가져오고, 상투적 상황들을 반복하지만 불편함과 불쾌함이 주는 자극의 강도는 더 세진 <펜트하우스>를 보며 느끼게 되는 우려도 그 자극만큼 더 커졌다. 과연 이래도 괜찮은 걸까.(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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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머니' 유난 떠는 연예인 자식교육 우리가 왜 봐야 하나

 

2회 짜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회가 방영되자마자 엄청난 관심과 논란이 쏟아져 나오자 MBC <공부가 머니?>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이 사교육을 부추는 게 절대 아니라고 강변하며 2회를 보면 그걸 알 수 있을 거라 했다. 하지만 2회를 보고 나서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물론 2회는 1회가 보여줬던 대치동 학원 사교육 이야기는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불편함이 남는 건 왜일까.

 

2회에는 전 마라토너 이봉주네 부부와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 이야기였다. 이봉주 부부는 아이가 S대학교는 갔으면 좋겠지만 첫 고등학교 중간고사 성적을 보니 어려울 것 같아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학원을 보내야할 것 같지만 아이는 단호하게 혼자 공부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것. 결국 엄마가 무작정 학원을 끊어서 다니게 해서 성적이 조금 올랐지만 그것이 학원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아이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을 하고픈지 해야 하는 지를 잘 모르고 있고, 또 한 가지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는 데 있었다. 관찰카메라와 검사 결과를 통해 문제의 원인이 드러났다. 결국 스스로 결정하기 전에 먼저 결론을 내리고 할 일을 말해버리는 부모의 개입이 그 원인이었다. 17살이 난 된 아들이지만 차로 등하교를 해주고, 밥 먹는 일부터 세수하는 일, 심지어 양말 신는 것까지 하나하나 부모가 해주는 상황. 검사결과 아이는 높은 영재성을 갖고 있었지만 어려서 막연히 이봉주를 닮아 운동을 잘할 거라 믿고 갖가지 운동을 시켰던 게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이봉주 부부의 이야기는 결국 부모의 과한 애정이나 개입이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거였다. 그 메시지 자체는 시사하는 바가 충분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 방영분을 보며 느끼는 건 여전히 어째서 우리가 잘 사는 연예인들 자식교육 이야기를 봐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방송에 직접 등장하진 않았지만 어려서부터 안 해본 것 없을 정도로 많은 운동을 가르쳤다는 건 일반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또 아침마다 차로 태워다 주고 또 데려오고 하루 종일 아이를 위해 지극정성을 다하고, 문제집을 사러가서도 마음의 위안이라도 얻기 위해 더 많은 문제집을 사놓는 그런 일도 서민들의 자녀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이어 나온 유진의 5살 딸 아이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것 역시 어린 아이가 갖고 있는 타고난 인성을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 메시지였지만, 그 이야기는 다른 말로 하면 여기서 제시되는 솔루션이 일반화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그런 솔루션을 받아야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고, 거기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서민들 중 이제 5살짜리 아이를 위해 이런 맞춤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부모가 얼마나 있을까.

 

<공부가 머니?>가 가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 솔루션을 받기 위해 등장하는 이들이 일반 대중들과 같다고 보기 힘든 연예인과 그 자녀들이라는 점이다. 그 안에서는 아이의 미래가 어떻고, 상위 몇 프로이며, 좋은 교육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마치 일반화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들과 삶의 환경 자체가 다른 보통의 서민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저들만의 세상’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대중들이 우리네 입시교육 안에서 느끼는 박탈감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게다.

 

파일럿 프로그램인 <공부가 머니?>는 지난 주 첫 방송이 4.1%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회에는 이보다 높은 4.3%를 기록해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해피투게더4> 3.1%, SBS <접속 무비월드>는 2.4%였다. 시청률만이 아니라 화제성도 높았다. 이렇게 된 건 우리 사회가 공부, 그것도 입시교육 앞에서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이 정도 성과라면 프로그램으로서는 정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규로 돌아오려면 먼저 상당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누구를 위한 ‘공부’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연예인들처럼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이들의 자녀 교육 이야기는 앞으로도 불편함을 줄 수밖에 없다. 그보다는 우리와 같은 보통 서민들이 처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입시와 사교육만이 아닌 진짜 공부에 대한 좀 더 과감한 방향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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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명운까지 쥔 여군특집, 그 성공의 조건

 

MBC <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이 돌아온다. 이번이 시즌3. 시즌1에서 여군특집은 <진짜사나이>에서 그토록 오랫동안 남자들이 박박 기어서 만들어낸 존재감을 단 몇 주만에 뛰어넘었다. 남자들의 군대 체험이야 그런가 보다 했지만, 여자들이 화생방실에 들어가 눈물 콧물을 쏟아내고 유격 훈련장에서 각별한 전우애를 보여주자 그 체험은 더 반짝반짝 빛났다. 혜리의 단 몇 초에 불과한 앙탈은 그녀를 스타덤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진짜사나이(사진출처:MBC)'

게다가 여군특집은 자칫 남성 시청자들만의 전유물처럼 보이던 <진짜사나이>의 시청층을 여성으로까지 넓혀놓았다. 엄마로서 군대 체험을 하는 모습에 엄마들은 코끝이 찡해졌고,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모습은 젊은 여성 시청자들을 공감시켰다. 그들의 땀과 눈물은 그걸 바라보는 여성들에게는 사회생활의 그것을 자꾸만 환기시키는 힘을 만들어냈다. 여군특집이 일회성의 이벤트에 머물지 않고 <진짜사나이>라는 프로그램에 중요한 이유는 이거다. 여성 시청층을 끌어안는다는 것.

 

하지만 시즌2는 결과적으로 보면 성공적이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시즌1의 아우라가 너무 컸던지라 쉽게 비교대상이 되었고 거기 출연한 여자 연예인들은 자꾸만 시즌1의 그녀들을 따라하는 것만 같은 오인의 리액션들을 보여주었다. 방송 역시 시즌1과 그리 다르지 않는 비슷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줬기 때문에 시즌1으로 한껏 올랐던 기대감은 더 큰 실망감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시즌3는 어떨까. 이미 캐스팅된 리스트는 기대할만 하다. 거기에는 제시 같은 조금 센 언니도 있고 유선처럼 대단히 인간적으로 다가오지만 의외의 강단이 있을 것 같은 인물도 있다. 4차원 캐릭터인 사유리는 외국인이지만 자신은 한국인이라며 진정성 있는 군 체험을 할 것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높여놨고, 윤종신의 아내 전미라의 합류 소식은 윤종신의 깐족 내레이션이 합쳐질 지에 대한 관심도 만들어낸다. 이밖에도 신소율 같은 예능에서는 희귀한(?) 인물의 합류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들과 함께 김현숙, 박규리, 한채아, 한그루, CLC 유진까지 모두 10명이 이번 여군특집 시즌3에 투입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들 10명이 모두 끝까지 군대 체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진짜사나이>는 최근 서바이벌 형식으로 출연자가 중간에 퇴소하는 새로운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 바 있다. 그렇다면 여군특집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수도 있다.

 

무엇보다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시즌3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럭저럭 체험을 흉내 내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 그 끝을 보여주겠다는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이제 어정쩡하게 혜리 흉내를 내거나 건드리기만 해도 펑펑 울던 눈물의 훈련 장면들은 더 이상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끌기가 어려워졌다. 오히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의외의 스토리를 구성할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시즌1에서 맹승지는 각개전투를 하다가 소대장에게 지적을 받자 원래 여자는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하고 외쳤다가 이런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건 여자가 그렇게 하는 거지 군인은 그렇게 안합니다.” 이제 시즌3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그저 군대 체험을 하는 여자가 아니다. 잠시 여자라는 입장을 접어두고 진짜 군인으로서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 반전의 땀이 여자의 눈물을 압도하는 순간이 시즌3의 성공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그리고 그 성공은 <진짜사나이>라는 조금은 주춤해진 프로그램의 지속가능한 도약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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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하면 다르다, 토토가 특집이 재조명한 것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은 과거 90년대 가수들을 재조명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되는 건 SES의 슈다. 사실 과거 SES 시절에 슈는 상대적으로 유진이나 바다의 존재감에 가려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무한도전> 토토가에서 바다보다 더 주목된 이는 슈였다. 그녀가 가수로서의 여전한 노래실력과 춤을 선보인 것도 아니다. 어찌 보면 세 아이의 엄마로서의 를 보여줬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슈에 대한 반응이 폭발한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이것은 <무한도전>만이 갖고 있는 과정에 주목하는 특징이 슈라는 인물의 재조명에 가장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결과 그 자체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모토는 물론 지금은 이미 최고가 된 그들이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열심히 하는 그 진정성이 더 중요하고, 어쩌면 실패하더라도 그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더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인이 된다.

 

그러니 여전히 전성기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여전히 폭발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바다보다 이제는 세 아이의 평범한 엄마가 된 슈의 변화가 더 대중들의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녀의 는 그래서 과거 아이돌이 보여줬던 것이라기보다는 마치 한 평범한 아줌마들이 가끔 일상을 벗어났을 때 보여주는 그런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평범한 시청자들로서는 공감대와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90년대 젊은 시절을 살았던 시청자라면 그 때 팬으로서 있었다 하더라도 누구나 청춘의 찬란함을 떠올릴 것이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 나이 들어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 중년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그런 변화를 똑같이 보여주는 슈의 모습에서 얼마나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겠는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 자연스러운 모습을 슈는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녀가 무대 위에 올라 한 때의 즐거운 시간여행을 체험한 후 내려와 전하는 감흥은 아마도 이 토토가를 찾은 관객들이 콘서트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시즌2’는 언제 할 거냐는 얘기가 나오는 건 그래서 당연하게 다가온다. 그 모습에 급기야 바다가 눈물을 터트리는 것도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얼마나 시간을 멈춰 무대 위에서만큼은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려 안간힘을 쓰며 살아왔을 것인가. 하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무화시켜버리는(사실 토토가는 노래를 잘하고 무대를 잘 꾸미는 것 자체는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다) 무대를 경험한 그녀에게는 감회가 새로웠을 것이다.

 

<무한도전> 토토가는 말 그대로 이 프로그램에도 대박을 만들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이 토토가의 형식이 이제 <무한도전>의 성격을 제대로 보여주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10년 가까이 달려온 <무한도전>은 이제 그 시간의 변화를 오롯이 담아내는 프로그램이 되기도 했다. 과거 대한민국 평균 이하였던 구성원들이 이제 최고의 위치에 올라 저마다 가정을 꾸린 가장의 모습으로 변화한 것은 <무한도전>의 팬들과 마찬가지의 변화일 것이다.

 

<무한도전>은 그 변화를 자연스럽다고 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나이든 결과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 들어가는 과정을 찬찬히 보여줌으로서 거기서 의미를 발견해주기 때문이다. SES 슈나 터보의 김정남이 새롭게 조명되는 건 그래서다. <무한도전>은 이제 그 존재 자체가 시간의 변화를 담아내는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한 시대와 세대의 감성이 그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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