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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이 뜨는 강', 울보 평강? 김소현의 평강은 사뭇 달랐다
    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2. 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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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뜨는 강', 이 시대에 재해석된 평강과 온달은

     

    KBS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우리에게 설화로 잘 알려진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삼국사기> 온달전에 나오는 이 설화 속에서 평강공주는 꽤 이례적인 인물이다. 어려서 울보인 평강공주에게 고구려 평원왕은 농담으로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고 했지만 나이 들어 귀족 집안에 시집보내려 한 평원왕의 명을 거부한 평강공주는 온달을 찾아 혼인한다. 그 후 눈먼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바보 남편 온달에게 무예와 학식을 가르쳐 장군이 되게 하는 인물이 바로 설화 속 평강공주다.

     

    시어머니 봉양이나 남편 내조 같은 어딘가 유교적 사회의 사고관이 투영된 이 설화는 사실 현재에 다시 이야기되기에는 잘 맞지 않는 면이 있다. 그래서 <달이 뜨는 강>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첫 회에 등장한 평강(김소현)의 모습은 울보와는 거리가 멀다. 왜 남자만 왕이 되느냐고 반문하고, 자신도 고구려의 '태왕'이 될 거라 선언하며, 힘을 기르기 위해 무예를 연마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달이 뜨는 강>은 그 제목에서부터 온달과 평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드러내면서, 동시에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은유한다. 여기서 중심이 되는 건 달 보다는 강이다. 평강이라는 인물이 있어 온달 역시 어떤 대의를 같이 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게 되기 때문이다.

     

    <달이 뜨는 강>의 이야기는 그래서 평강의 성장드라마를 따라간다. 막강한 세력을 가진 고원표(이해영)에 의해 평원왕조차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 평강은 고원표의 간계로 어머니 연왕후(김소현)를 잃게 된다. 그리고 성장한 그는 기억을 잃은 채 천주방의 살수가 되어 '염가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

     

    한편 평강이 도망치는 걸 돕다 벼랑에서 떨어져 그와 헤어지게 된 온달(지수) 역시 아버지 온협(강하늘)으로부터 평강을 지키라는 마지막 명을 받았다. 아마도 이 말은 온달이 향후 그의 일생을 바꾸게 된 명이 아니었을까. 평강을 지키기 위해 뭐든 하는 온달은, 평강이 이제 꿈꾸는 일들을 함께 하는 인물이 된다.

     

    기억을 되찾고, 복수를 꿈꾸고 그러다 차츰 고구려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대업을 그리게 되는 평강을 따라서 그 강 위에 뜬 달, 온달은 고구려를 부흥시키는 장군으로 서게 된다. 이처럼 <달이 뜨는 강>은 설화 속 평강공주가 온달을 장군으로 만드는 그 이야기는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그 방식은 사뭇 다르다. 그건 평강공주의 내조가 아니라 온달장군의 외조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첫 회 시청률 9.4%(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달이 뜨는 강>은 최근 계속 추락하고 있던 KBS 드라마를 다시 세워놓은 <암행어사 : 조선비밀수사단>의 뒤를 이어 KBS 사극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달이 뜨는 강> 역시 KBS라는 플랫폼에 어울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명쾌한 재미요소들을 담고 있는 사극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낸 평강의 강렬한 등장이 주목을 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성패는 바로 이 평강이라는 인물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그러내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첫 회 만에 연왕후와 염가진이라는 1인2역을 하고, 향후 평강의 역할까지 하게 될 김소현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그가 어떤 깊이의 연기로 몰입감을 선사할지 실로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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