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 장혁, 싸이코 패스 같은 현실을 닮은 까닭

 

KBS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 이영오(장혁)는 현성병원에 부임한 천재적인 신경외과의사다. 하지만 그는 또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인물이다. 감정 중추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타인의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한 마디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는 의사.

 

'뷰티풀 마인드(사진출처:KBS)'

공감 능력이 부재한 의사라는 사실은 섬뜩한 느낌을 준다. 이런 의사가 메스를 들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 칼끝에는 감정이라는 것이 없을 것이다. 타인의 고통 따위는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그것은 수술이라기보다는 마치 사이코 패스가 칼을 들고 인간의 몸을 해부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영오는 아버지이자 의사인 현성병원 센터장 이건명(허준호)으로부터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즉 타인의 감정을 얼굴 표정이나 제스처 등을 통해 읽어내는 이른바 감정 훈련을 받은 것. 그래서 이영오는 상대방의 표정을 보며 그가 어떤 마음 상태인가를 읽어낼 수 있게 된다. 감정은 못 느끼지만 타인의 마음을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 것.

 

공감 능력의 부재는 최근 우리네 사회가 갖고 있는 많은 강력범죄들 속에서 발견될 정도로 심각한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뷰티풀 마인드>의 이영오는 어째서 이런 위험천만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그것은 이 의학드라마가 던지고 있는 중대한 메시지를 이 캐릭터가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공감 능력이 가진 힘에 대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점점 공감이 아닌 성공이나 실적에 더 치열해진 사이코 패스 같은 사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영오는 공감 능력이 없기 때문에 위험천만한 수술을 아무런 감정적 동요도 겪지 않고 성공시킨다. 아버지 이건명조차 손을 부들부들 떨며 긴장했던 수술. 정치인의 공개수술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병원의 운명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그 수술에서 이영오는 무심한 마음으로 마치 기계처럼 정확하게 수술을 해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수술을 성공시킨 이영오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이미 알아버렸어요. 내 의사로서의 재능은 텅 비어 있는 마음이라는 거.”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하는 수술이었기 때문에 그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건, 공감 능력이 없는 것이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기능적으로는 더 효과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이건명의 아들에 대한 노력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걸 말해준다. 그 위험천만한 텅 빈 마음은 때론 의외로 냉철한 수술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생명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인지하지 않고 하는 수술만큼 위험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이영오라는 인물이 가진 이 양면성을 통해 현재 우리네 사회를 해부한다. 실로 돈이 있다면 사람의 목숨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게도 여기지 않는 사이코 패스 같은 세상은 겉으로 보기에 부유해보일지 몰라도 그 안은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이영오는 그 공감 능력 없는 수술로 성공할지 몰라도 그것이 야기하는 결과는 생명에 대한 간과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뷰티풀 마인드>가 추구하고 있는 건 이 이영오라는 인물에게 꼭 필요한 아름다운 마음을 어떻게 부여하고 그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살만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과현 이영오는 장애를 극복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생명을 살려내는 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저 병원에 이익을 가져다 줄 성공과 실적만을 추구하는 무심한 의사가 될 것인가. 이 질문이 현실에 던지는 울림이 큰 것은 우리 사회가 저 공감 능력이 부재한 이영오라는 인물을 빼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닥터스> 김래원, 그가 의사이자 교사인 이유

 

의사는 환자를 치유하고 교사는 세상을 치유한다. 아마도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이 의학드라마에서 주인공인 홍지홍(김래원)은 교사이면서 의사다. 본래는 의사였지만 자신의 실수로 환자가 죽게 된 후 병원을 떠나 교사가 되었다. 하지만 홍지홍은 말한다. 의사나 교사가 그렇게 다른 직업은 아니라고.

 

'닥터스(사진출처:SBS)'

병든 환자를 치유하는 일이 의사가 하는 일인 것처럼, 병든 세상을 치유하는 건 다름 아닌 교사가 하는 일이다. 진정한 선생님은 희망 없고 좌절하는 학생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꿈을 꾸게 만든다. 유혜정(박신혜)은 그렇게 홍지홍이라는 교사에 의해 구원받는 학생이다. 엄마의 죽음과 아빠의 재혼 그리고 버려져 할머니의 품에서 자라는 그녀는 희망 없이 망가진다. 그런 그녀를 홍지홍은 보듬어주고 자극시켜 다시 미래를 꿈꾸며 살 수 있는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의학드라마가 남자주인공을 굳이 교사로 세워두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닥터스>라는 의학드라마가 추구하고 있는 방향을 명확히 해준다. <닥터스>는 환자를 치유하는 의사만이 아니라, 세상을 치유하는 의사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 한다. 물론 병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의학드라마가 늘 보여주던 피가 철철 흐르고 긴박하게 메스가 움직이는 의사들과 환자들의 치열한 삶과 죽음의 현장이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의술의 이야기를 넘어서 사람이 사람을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보다 큰 이야기를 담으려 한다.

 

병실은 그래서 큰 의미로 세상을 배워나가는 교실이 되고, 병원은 세상의 학교나 다를 바 없다. 홍지홍과 유혜정은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으로 만나지만 다시 병원에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치유해주며 성장시키는 존재들로 만나게 된다. 병원에서는 의사와 환자로 나뉘지만, 비뚤어져 아픈 세상에서 우린 모두가 의사이면서 환자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그를 변화시키고 치유해주는 의사이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상처주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상처 입는 환자.

 

<닥터스>가 흥미로운 건 바로 이 지점이다. 의학드라마지만 병원이라는 틀 밖으로 이야기가 확장되고, 치유의 의미가 상징화되면서 병원 밖 이야기 역시 의학드라마의 범주로 끌어안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확장된 관점으로 보면 배운 것 없어 욕이나 할 줄 안다며 스스로를 비하하지만, 유혜정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그녀를 성장하게 해주는 할머니 강말순(김영애)이야말로 세상을 치유하는 의사다.

 

흔히 의학드라마는 병원을 세상의 축소판으로 그리지만, <닥터스>는 세상을 병원의 축소판으로 그리고 있다. 거기에는 아픈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가 그 고통을 나누고 상처를 이겨내게 해주는 사람들도. 그러고 보면 <닥터스>라는 제목은 병원에 있는 의사들만을 지칭한 것 같지가 않다. 아픈 세상에 빛이 되는 홍지홍이나 강말순 같은 모든 존재들을 포함한 지칭이다.

 

홍지홍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건 그래서 단지 그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환자를 살려내는 멋진 의사라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각박한 현실 속에서 오히려 더 도드라지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이 주인공의 캐릭터는 <닥터스>라는 드라마가 그 따뜻한 느낌으로 세상의 많은 이들에게 기분 좋은 변화를 주려는 그 목적과도 맞닿아 있다. 세상을 치유하는 게 작은 위로라면, <닥터스>는 꿈꾼다. 자그마한 힘이지만 의사 같은 드라마가 되고 싶다고.

<태양의 후예> 판타지, 대중의 무엇을 저격했을까

 

하이힐과 스커트. 지진이 발생해 초토화된 재난 지역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그만큼 경황없이 졸지에 벌어진 재난상황을 잘 말해준다. 하지만 그 불편한 옷을 입고 재난 지역의 부상자들을 치료하러 동분서주하는 강모연(송혜교)의 모습은 그래서 더더욱 절절해진다. 하이힐의 굽을 손수 떼어내고 재난 현장을 뛰어다니는 그녀의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로 빨갛게 물들고, 그녀에게 치료받은 한 외국인이 갑자기 그녀를 붙잡더니 자신이 신던 신발을 내민다.

 


'태양의 후예(사진출처:KBS)'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우르크에 발생한 지진으로 재난 지역에서 목숨을 걸고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강모연의 이 장면은 휴머니즘의 뭉클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의 이야기는 거기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지진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안 유시진(송중기)은 휴가를 반납하고 곧바로 우르크로 날아갈 만큼 마음이 급하다. 거기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지만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강모연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르크에 도착한 유시진은 군인답게 재난 지역에서의 임무가 우선이다. “옆에 있어주지 못합니다라고 선을 긋지만 그가 먼저 하는 일은 강모연의 그 신발 끈을 단단히 묶어주는 일이다. “다치지 말라는 그의 한 마디는 그 어떤 사랑고백보다 더 절절하게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아마도 강모연에 몰입하며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 그 무뚝뚝하게 툭 던지는 유시진의 말 한 마디에, 매순간이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위험하게 느껴지는 그를 밀어내던 강모연의 마음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다. 6회 만에 28.5%(닐슨 코리아)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만이 아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태양의 후예>를 얘기하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면 <태양의 후예>OST가 흐른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그 신드롬의 중심에 섰다. 미소년의 얼굴과 유머에 상남자의 몸과 행동을 보여주는 송중기가 여성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하는 진원지라면 송혜교는 여성들이라면 빙의되고 싶은 이 놀라운 로맨스의 주인공이다.

 

<태양의 후예>의 로맨스는 지금껏 우리가 봐왔던 멜로드라마의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무시하다. 갑자기 호출을 받은 유시진이 강모연과 이별하는 곳은 그저 그런 일상적인 공간이나 방식이 아니다.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떠나가는 유시진을 보내는 강모연은 이미 그 비현실적이지만 헤어 나올 수 없는 판타지 로맨스의 운명적인 여주인공이 되리라는 걸 일찌감치 실감했을 게다.

 

우르크라는 가상의 분쟁지구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하고, 총알이 날아다니고 지뢰가 깔려 있지만 동시에 비현실적으로 파란 바다 위를 유시진과 함께 보트를 타고 달리는 강모연의 로맨스. 위험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태양의 후예> 특유의 로맨스 방식이다. 자동차가 벼랑 끝에 매달려 이제 추락하기 일보 직전에 유시진이 나타나 차를 절벽 밑으로 떨어뜨리고는 강모연을 구해내는 장면은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하지만 그 비현실은 이미 조금씩 빠져들어 이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태양의 후예>의 판타지 속에서 선선히 받아들여진다.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대중들의 마음을 저격한 건 유시진 같은 강력하고도 부드러운 이상화된 존재에 대한 판타지 때문이다. 군인으로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살아갈 정도로 거친 삶을 살지만 그것이 대단한 이상이나 이념 때문이 아니라 그저 노인과 아이와 여자는 지켜야한다는 자신의 소신 때문이라고 말하는 존재. 노인과 아이와 여자들조차 보호받지 못하는 지독한 현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만한 판타지가 있을까.

 

강모연은 그래서 우리들의 이 판타지를 대리해주는 존재로서 <태양의 후예>의 중심에 선다. 시청자들이 그러한 것처럼 그녀가 느끼는 불안감은 그것이 커질수록 강렬한 사랑으로 바뀌어간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우르크라는 분쟁지구이자 재난지구가 된 공간을 통해 조금씩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유시진이 위험하게 살아가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을 포함한 세상 누구도 언제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위험 앞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만 그것을 직시하고 부딪치는 사람과 피하려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워낙 강렬한 유시진의 판타지가 있기 때문에 송중기라는 배우에게 집중되는 면이 있지만, 또한 강모연이라는 대중들의 판타지를 대리해주는 존재를 연기하는 송혜교에 대한 칭찬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녀는 이 비현실적으로까지 보이는 로맨스의 중심에서 그것을 현실적으로까지 느끼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그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모든 이들이 빙의되고픈 존재가 되어준다는 것. 이만큼 어렵지만 빛나는 일이 있을까

<태양의 후예>, 바쁜 의사와 빡센 군인의 로맨스로 펄펄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KBS 새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첫 방송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답게 거침이 없었다. 첫 회에 유시진(송중기)과 강모연(송혜교)이 만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물 흐르듯 빠르게 전개되었고 또한 서대영(진구)과 윤명주(김지원)의 계급이 다른 군인들 간의 관계는 향후 전개될 두 사람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태양의 후예(사진출처:KBS)'

바쁜 의사와 빡센 군인의 로맨스. 사실 멜로드라마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것이 극성이 약하다는 점이라면 왜 <태양의 후예>가 이 같은 의사와 군인의 로맨스를 다뤘는가가 이해될 법도 한 부분이다. 사극을 빼놓고 보면 현대극에서 가장 극성이 강한 장르가 의학드라마와 전쟁드라마가 아닌가. 물론 최근에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스릴러 장르가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멜로드라마가 스릴러를 덧붙이기는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관계와 갈등이 상처를 넘어서 죽고 사는 문제와 연결되는 직업군으로 의사와 군인만큼 센 극성을 만드는 인물군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미 첫 회가 충분히 입증한대로 총알이 날아다니고 칼부림이 다반사인 전쟁터가 일터가 된 유시진과 역시 생사가 오가는 응급실이 일터인 강모연의 만남은 강렬할 수밖에 없다. 그저 평범하게 만나서 감정을 나누는 식의 일상적인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전쟁터를 오가는 이들의 멜로드라마다. 갑작스런 긴급 상황에 데이트 약속을 미루고 떠나는 유시진이 강모연에게 병원 건물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떠나기 전 다음 데이트 약속을 하는 장면은 이 멜로드라마가 가진 특별한 스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슈퍼히어로물에서 지구를 구하러 떠나는 듯한 남자 주인공과 그를 보내는 여자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향후 이 드라마는 우르크라는 총알이 날아다니는 가상의 낯선 땅에서 벌어지는 군인과 의사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한다. 첫 회 마지막 장면에서 아프가니스탄의 분쟁지구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이 드라마는 그 성격상 스펙터클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많은 블록버스터 드라마들이 스펙터클에 치중하다 엄청난 투자비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그 전철을 적어도 이 드라마만큼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전쟁과 사랑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스펙터클 속에서도 김은숙 작가의 확고한 지향점은 결국 사랑과 휴머니즘 같은 사람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블록버스터란 볼거리가 아니라 그 인물과 스토리의 촘촘함에서 나오는 것이란 걸 이 멜로의 대가는 잘 알고 있다. 군인이라는 여성들에게는 조금은 낯선 남성적인 등장인물을 세우면서도 첫 회부터 달달한 로맨스의 설렘을 만들어내는 건 이 작가가 가진 공력을 실감하게 한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의 대본을 맛깔스럽게 살려내는 연기다. 군 제대 후 더 남성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송중기와 귀여우면서도 당찬 매력의 송혜교, 그리고 진지한 남성의 향기가 느껴지는 진구와 톡톡 쏘는 차가움과 뜨거움을 동시에 갖고 있는 듯한 김지원의 괜찮은 조합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케이블 드라마의 성장으로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은 그 위기의식이 확실히 높아졌다. 하지만 적어도 <태양의 후예>만큼은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제대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커진 스케일과 멜로와 액션이 넘나드는 스토리. 그리고 지상파 드라마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가져오되 그것을 세련되게 구사하는 대본. 어쩌면 이 드라마는 위기에 빠진 지상파 드라마의 대안을 보여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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