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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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자본의 방식과 민주주의의 방식대중문화 비평 2025. 1. 9. 15:47
“넌 그 비행기를 탔어야 했어. 네 선택을 후회하게 될 거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는 프론트맨(이병헌)이 기훈(이정재)에게 하는 경고로 문을 연다. 그건 ‘선택’에 대한 경고다. 시즌1 엔딩에서 미국으로 가려던 기훈(정재)은 발길을 돌리며 프론트맨(이병헌)에게 전화로 선전포고한 바 있다. “난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 어떻게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지. 그래서 난 용서가 안돼. 너희들이 하는 짓이.” 만일 기훈이 그대로 비행기를 탔다면 어땠을까.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고 저들이 원하는대로 세상은 흘러갔을 게다. 하지만 발길을 되돌린 그는 저들과 맞서려 하고 이 잔혹한 게임을 끝장내려 한다. 프론트맨의 경고와 기훈의 선전포고. 시즌2는 이 두 흐름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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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이 배우들이 있어 한국적 정서가 짙어졌다이주의 드라마 2025. 1. 6. 08:59
강애심, ‘오징어 게임2’로 전 세계가 주목할 한국엄마의 아우라“이러지들 마시고, 여러분, 여러분. 저 나도 그렇고 여러 선생님들도 그렇고 여기 이 선생님 덕분에 아직까지 목숨줄 붙어 있는 거예요. 다들 욕심 좀 그만 부리고 이 목숨 중한 줄 알고 다들 이제 여기서 나갑시다. 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에서 아들 용식(양동근)의 빚을 갚겠다며 게임에 참가한 엄마 금자(강애심)는 사실 돈보다 목숨이 더 귀하다는 걸 아는 인물이다. 그저 돈을 벌어보겠다고 참가한 이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그녀가 이 게임에 들어온 건 아들 때문이다. 아들을 위해 아들이 진 빚을 어떻게든 대신 갚아보겠다며 게임에 들어온 것. 그런데 첫 번째 게임을 통해 이것이 목숨줄을 내놓고 하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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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2’, 왜 우리는 빵 대신 복권을 선택할까이주의 드라마 2024. 12. 30. 13:59
‘오징어게임2’, 시즌1과 달라진 건 시스템에 대한 대결의식딱지남(공유)은 노숙자들에게 다가가 빵과 복권을 내밀고 둘 중 하나를 가지라고 한다. 당장 먹을 수 있는 빵을 선택할 것 같지만 이들은 대부분 복권을 선택하고 긁고 난 후 꽝이 된 복권 앞에 절망한다. 딱지남은 그렇게 절망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빵을 버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이 빵을 버린 건 제가 아니라 선생님들입니다.” 그리고는 인정사정없이 빵을 짖밟아 버린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 첫 회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가난한 이들이 더욱 가난해지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작동방식을 드러낸다. 골고루 빵을 선택해 나눠 먹으면 똑같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지만, 이들은 빵보다 더 큰 걸 원한다. 하지만 손에 잡힐 것 같은 돈은 사실상 헛된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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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노동과 생명력에 대한 헌사동그란 세상 2022. 6. 11. 15:55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추앙한 제주의 삼춘들 옴니버스 구성으로 여러 인물들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는 유독 노동하는 모습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침 일찍부터 바다로 나가는 해녀들이 계속 해서 물밑으로 뛰어들고, 새벽부터 열리는 경매장에는 생선을 사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붐빈다. 어시장에는 억척스럽게 생선 대가리를 치는 이와 배고픈 이들의 시장을 달래주는 순댓국을 끓이는 이, 생선에 뿌려줄 얼음을 나르는 이, 한편에서 야채 등을 파는 이와 커피를 파는 이들이 뒤엉켜 소란하다. 어시장 바깥에는 좌판을 늘어놓고 작업복 같은 옷들을 파는 이가 지나는 이들을 유혹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겉보기엔 없어보여도 알짜배기 시장 상인들의 돈을 유치하려 일일이 인사를 다니는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