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3> 생방송, 왜 힘이 빠졌을까

 

<위대한 탄생3(이하 위탄3)>의 톱4가 결정됐다. 박우철, 한기란, 나경원, 정진철이 탈락하고 박수진, 이형은, 한동근, 오병길이 4강전에 올랐다. 물론 그 어느 때보다 실력자들이 많았던 탓에 끝으로 갈수록 탈락자에 대한 아쉬움은 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경원이나 정진철이 탈락하게 된 것은 <위탄3>가 멘토제와 심사위원을 분리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 이번 투표 시스템에도 취약점이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위탄3'(사진출처:MBC)

<위탄3>의 변화된 투표 룰은 100% 문자투표를 반영해서 먼저 합격자를 선정하고 난 후 남은 후보자들 중 탈락자를 멘토가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었다. 이것은 멘토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점수를 줌으로써 당락을 결정하게 되면, 결국 자기 멘티들을 우선 챙길 수밖에 없는 <위탄3>의 멘토제가 가진 결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오디션 룰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0대그룹, 20대 초반 남자그룹, 20대 초반 여자그룹, 25세 이상 그룹으로 나눠 세대별로 멘티들을 모아 그들 사이에서 경쟁하게 만든 시스템은 특정 세대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나경원과 한동근이 들어있는 20대 초반 남자그룹은 대표적이었다. 나경원이 특유의 끼와 그루브로 이승철의 ‘소녀시대’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불러냈던 데 반해, 한동근은 패닉의 ‘기다리다’를 불렀지만 무언가 새로운 면을 보여주기보다는 약간 정체된 느낌을 주었지만 결과는 나경원의 탈락으로 이어졌다.

 

사실 이렇게 굳이 세대별로 나누지 않았다면 한동근과 나경원은 결승에까지 오르기에 충분한 후보자들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어쨌든 룰은 룰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결정을 봐야 한다면 한동근의 합격과 나경원의 탈락은 온전한 무대에서의 경쟁이라기보다는 그간 방송을 통해 쌓여온 인기투표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나경원이 노래를 끝냈을 때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벌써부터 한동근이라는 맞수를 거론하며 나경원에게 “떨어져도 최고였다”는 식의 심사평을 남겼던 것은 아닐까.

 

물론 공정성을 위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는 <위탄3>의 룰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방송의 측면에서 이 룰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생각해볼 문제다. 심사위원이 이미 어느 정도 감지하는 결과라면 그 경연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긴장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것은 세대별로 멘티를 나눠 그들끼리 경쟁하게 하는 방식이나 100% 문자투표가 가진 약점으로 지목된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그저 감상평이나 극찬 일색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것도 이 새로운 룰이 갖고 있는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면 심사위원이 가진 힘은 거의 절대적이다. <슈퍼스타K>의 이승철, <K팝스타>의 박진영이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상상해보라. 그 재미는 분명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룰보다 더 큰 문제는 100% 문자투표 방식을 취하고 있는 <위탄3>가 너무 저조한 투표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일 게다. 4강을 뽑는 이번 오디션이 문자투표를 마감하는 시점에 보인 투표수는 11만 표 정도였다. <슈퍼스타K>의 생방송 문자투표가 1백만 표를 훌쩍 넘어서곤 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터무니없이 적은 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저조한 표수를 100% 반영하는 룰이 과연 ‘대국민 오디션’이라 불릴 수 있는 지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물론 <위탄3>의 멘티별 대결은 지난 멘토제와 심사가 부딪치는 문제를 사전에 봉쇄하고 또 폭 넓은 세대를 고르게 끌고 가겠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룰 역시 특정 세대에게 불리한 점이나, 100% 문자투표가 결국은 인기투표로 흐를 수밖에 없는 점, 또 무엇보다 투표율이 너무 저조해 그것이 대국민투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들은 이번 시즌의 또 다른 숙제로 남게 되었다. <위탄3>가 생방송에 와서 힘이 더 빠지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슈스케4>, 가창력보다 개성이 중요해진 이유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top3 중 탈락자는 정준영이 되었다. 이날 미션은 심사위원 미션과 자율곡 'My Favorite Song' 미션. 정준영은 이승철의 ‘잊었니’를 열창했지만 가사를 실수하는 바람에 이승철로부터 85점 최하점을 받았다. 대국민투표에서 마지막까지 박빙의 승부를 보였지만 결국 생방송 무대에서의 실수는 정준영이 탈락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여러모로 이번 <슈스케4>에서 정준영이란 인물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예선 초반에 일찌감치 팬덤을 형성한 인물이다. 이승철이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가진 참가자는 처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이유다. 잘 생긴 외모에 오디션 자체를 무화시키는 튀는 행동은 노래 실력과는 별개로 그의 강한 개성을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스타성이라는 측면에서 정준영은 확실히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노래실력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승철은 그의 노래에 대해 “모창가수 같다”고 혹평하기도 했고 윤미래는 “고음 부분에서 늘 불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생방송 미션에서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를 때 음 이탈을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스타성으로 그는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았고, 그것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준영이 등장할 때마다 ‘음 이탈’에 대한 언급이 따라붙게 된 건 바로 이런 논란을 의식한 결과였다.

 

하지만 논란이 생길 정도로 커진 정준영의 팬덤은 <슈스케4>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변화와 도전을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만일 생방송 무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대국민투표가 실력 그 자체가 아니라 팬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그 평가방식은 과연 옳은 것인가. 바로 이 점 때문에 이승철 심사위원은 <슈스케>의 평가방식이 이제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심사위원의 의견과 대중의 선택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이 거기에는 묻어난다.

 

하지만 그것이 팬덤 때문이든 아니든 결국 결정적인 선택권은 대중들에게 주어지는 것이 합당한 것일 게다. 결국 <슈스케>는 국민들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는 ‘대국민 오디션’이 아닌가. 정준영 같은 가창력은 조금 불안해도 스타성이 확실한 인물이 top3까지 올라간 데는 또한 대중들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달라진 시선이 느껴진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아진 탓에 대중들은 너도 나도 뽐내는 ‘가창력’에 그다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이것은 <나는 가수다> 같은 엄청난 가창력의 소유자들의 무대에 더 이상 과거처럼 열정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대중들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대신 대중들이 집중하는 것은 무대 위의 참가자가 얼마나 다른 개성과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제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이 부여되지 않으면 이젠 그런 가창력은 흔해져버린 탓이다.

 

이번 <슈스케4>의 top3를 보면 이들이 온전히 가창력만으로 이 지점까지 올라왔다고 말하기 어렵다. 물론 어느 정도 기본 이상을 하는 건 분명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저마다 색다른 끼와 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딕펑스가 최종 top2에 남게 된 것은 그런 이유다. 만일 가창력에만 집중했다면 딕펑스가 가진 매력의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됐을 것이다. 딕펑스는 창의력이 넘치는 무대와 편곡의 묘미를 통해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 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top2로 가는 길에서 탈락한 정준영은 현재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너무 많아진 오디션 프로그램 때문에, 언젠가부터 우리는 가창력 그 자체가 아니라, 아직 부족해도 무언가 우리를 잡아끄는 색다른 목소리와 끼와 개성을 가진 이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노래 잘 부르는 이들은 이제 넘쳐난다. 중요한 건 그 속에서 확실한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슈스케4>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까

 

올림픽만 시즌인가. 바야흐로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로 4회째. 1회가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렸다면, 2회는 대중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허각을 탄생시키면서 명실공히 대국민 오디션으로서의 바탕을 만들었고, 3회는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라는 개성강한 팀들을 배출하면서 본격적으로 <슈스케>출신 가수들의 활발한 가요계 활동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슈스케4>는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슈퍼스타K4'(사진출처:Mnet)

혹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제 거기서 거기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슈스케> 이후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왔고, 비슷비슷한 포맷으로 결국 전체가 식상해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벌써 4회째를 맞이하는 <슈스케>에 대해서도 같은 의구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슈스케4>의 첫 회를 보면 이런 의구심이 그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자료 속에는 포복절도의 웃음과 음악이 주는 감동, 그리고 참가자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들이 여전했다.

 

도대체 이런 화수분 같은 장면과 순간들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것은 결국 이 국가대표급 오디션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에게서 나온다. 양이 질을 담보하듯이 그만큼 압도적인 숫자의 참가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총 지원자 수, 208만 3447명) 엄청난 스토리들과 독특한 개성과 음악성을 가진 예비가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매년 형식을 반복한다고 해도 그 안에 참가자들의 면면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다양한 장면들이 가능하게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제 아무리 보석 같은 장면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해도 그것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출되느냐는 결국 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관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수많은 참가자들을 콘트롤하는 심사위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슈스케4>의 중심을 맡아주는 이승철과 더불어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싸이, 역시 힙합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윤미래가 그 자리를 맡았다. 환상의 조합이다.

 

이승철은 베테랑답게 참가자의 음악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 프로그램의 재미와 감동적인 소재들까지 끄집어낸다. 첫 회에서도 이승철의 역량은 역시 빛났다. 안 되는 가창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한 감동적인 사연을 전한 참가자의 노래를 들은 이승철은 “음치의 노래를 듣고 감동하긴 처음”이라고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감동적인 사연의 참가자라고 해도 <슈스케4>는 역시 실력이다. 실력이 없다면 가차 없이 불합격을 주는 오디션. 그만큼 프로그램을 살려주는 감동적인 사연, 재미와 더불어 오디션 프로그램 본연의 공정성에 기반한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슈스케4>만의 매력이다. 실제로 이번 오디션에 유독 많은 진한 감동을 선사한 무수한 이들이 심사위원들을 감동하게 하고는 불합격 되었다.

 

이런 점은 <슈스케4>가 왜 굳이 ‘국민 오디션’을 주창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준다. <슈스케4>의 형태는 아직도 열기가 가시지 않은 올림픽을 그대로 빼닮았다. 올림픽이 주는 경쟁과 대결, 그리고 그 참가 선수들이 전해주는 감동적인 사연의 조화와 균형이 <슈스케4>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마치 올림픽에서 1등을 한 선수만이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많은 참가자들 그 자체가 진한 감동을 주는 것처럼, <슈스케4>는 참가자들을 통해 국민들의 사연과 정서들을 담아낸 흔적이 역력하다. 노래를 통해 벌어지는 대국민 공감대인 셈이다.

 

과연 <슈스케4>는 스스로 주창한 ‘국민오디션’에 걸맞는 공감과 감동을 전해줄 것인가. 모쪼록 노래실력과 상관없이 저마다 독특한 끼를 발산하는 참가자들을 통해 포복절도의 웃음을, 또 노래는 못해도 절절한 사연을 전하는 참가자들을 통해 감동의 눈물을, 무엇보다 우리를 빠져들게 만드는 노래 그 자체가 주는 전율을 전해주기를. 올림픽 시즌의 끝에서 이제 <슈스케4> 시즌이 열렸다.


'슈스케3', 역시 이승철이다

'슈퍼스타K3'(사진출처:Mnet)

역시 이승철이다. '슈퍼스타K3'를 시작하며 "이제 독설의 시대는 갔다"고 선언한 그는 확실히 달라졌다. 여전히 거침없이 할 말을 하고, 제 아무리 동정적인 시선을 갖게 해도 요건이 되지 않으면 '불합격'을 주는 그는 참가자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초창기의 그 독설이 아니다. 독설이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자극적인 멘트를 뜻하지만, 그의 심사에는 참가자의 장단점을 정확히 꿰뚫는 정교함으로 듣는 이를 공감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이것은 독설을 '명쾌한 심사'로 바꾼다.

'신입사원'에서 고배를 마셨던 정다희에게 "아나운서 되시고 나서 회식갈 때 하시면 완전 인기 있을 것 같아요."라며 불합격을 주고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에 출연했었던 유승엽에게 "단점이 참 많아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목소리가 있는데 호란씨가 합격 안했으면 제가 슈퍼패스 한 번 써보려고 했었어요."라고 말하며, '방가방가'로 유명한 칸에게 "정말로 칸씨에게 좋은 기회 드리고 싶고요.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주시는 분이 되셨으면 좋겠는데 키를 맞추시는 음정연습이 좀 안되신 것 같아요. 불합격 드리겠습니다."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는 심사기준에 유명세 같은 것은 전혀 상관없는 심사를 고집한다. 이 공평한 부분은 독설에 가까운 심사평이라도 그의 심사에 대중들이 공감하는 바탕이 된다.

하지만 노래 잘 하는 참가자가 발견됐을 때, 그는 아낌없는 찬사를 던져주는 모습을 보인다. 임산부인 전성진씨가 노래할 때 시중일관 흐뭇한 미소를 띄운 그는 노래가 끝나자마자  "두 분이서 불합격 하시면 제가 슈퍼패스를 쓸게요. 아우 나 소름끼치는데. 따로 주머니가 있는 거 같지 않아요. 폐활량. 굉장한 실력이시네요."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참가자들에게 가요가 아닌 왜 팝송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던 그도 좋은 목소리를 가진 경지애씨가 팝송을 하자 "저는 개인적으로 지애양 같은 목소리 제일 좋아요. 노래를 아주 잘하고 음색이 아주 좋은 가수가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고 그러면서도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다이어트를 좀 해야 될 거 같아요."라고 지적할 것은 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래 가사가 다 지루하네요. 가사에 나온 게 한 잔 술하고 담배밖에 없어. 그거 심의에 다 걸려요." - 방송심의위원장 이승철. "연습 안하면 불안하죠? 목이 쉬었어요. 목이 혹사된 느낌이 들어요. 이제 노래를 그만하세요. 노래는 그냥 편안하게 일주일에 한 번 목소리 컨디션 좋을 때 그것도 30분." -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승철. "치명적인 단점이 구강구조가 노래하는데 굉장히 불리한 구강구조예요" - 치과의사. "약간 다이어트 하셔야 될 것 같아요." -황제 다이어트 단식원. 그의 거침없는 심사를 연속적으로 편집해 보여주면서 그의 캐릭터를 부여한 유머러스한 연출은 그가 심사위원으로서의 자질 이외에도 갖추고 있는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를 잘 보여주었다. 어쨌든 이것은 오디션이면서도 방송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사위원의 자질만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엔터테이너적인 요소다.

미국에서 유진 킴이 오디션을 볼 때, 이승철과 윤종신이 보인 모습은 이승철의 거침없는 심사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그는 노래를 듣고는 "노래를 기본적으로 선천적으로 잘 하시는데 아무 생각 없이 부르시네요."라고 속 시원하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윤종신이 "뭐라고 해야될 지 몰랐는데 표현을 잘 해주셨다"며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끝을 계속 흐리며 시간을 끌자 이승철은 "그 좀 빨리 좀 해요.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참."하고 말했다. 이것은 이승철의 단칼로 순식간에 베어내는 듯한 심사가 어쩌면 거기 오디션장에 힘겹게 서있는 참가자들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말해준다.

인정에 이끌려 안 될 참가자를 합격시킨다면 그는 오히려 나중에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도저히 가능성이 없는 참가자에게 헛된 희망을 부여한다면 자칫 인생을 허비할 수도 있다. 잘못된 부분을 직접 말하지 못해 빙빙 돌려서 표현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고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승철의 '단칼 심사'는 빛을 발한다. 그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심사의 기준과 근거가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물론 그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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