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빈
-
담배 물고 욕하며 성수 붓는 송혜교가 속시원한 이유이 영화는 봐야해 2025. 1. 30. 06:12
‘검은 수녀들’, 송혜교의 거침없는 행보는 왜 이리도 속시원할까이번 설 명절 극장가는 단연 이 채우고 있다. 예매율 1위에 공개 3일만에 60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실 오컬트처럼 마니아틱한 장르도 없지만 한국이 재해석한 오컬트는 이제 대중적인 장르가 되어간다. 음산하고 오싹하지만 스타일리시하고 때론 시원시원하기까지 한 새로운 오컬트의 세계. 바로 이것이 이른바 ‘K오컬트’라고까지 불리는 한국형 오컬트의 독특한 색깔이다. 에서 을 거쳐 각종 좀비물들과 같은 독특한 오컬트물이 쏟아지면서 생겨난 K오컬트라는 영역은 작년 로 정점을 찍더니 올해 초부터 이 그 바톤을 이어받고 있다. 서구의 오컬트라면 악령이 깃든 부마자를 구마사제가 나서 싸우는 장면이 떠오르지만, K오컬트는 여기에 무속인 같은 한국적인 요소가..
-
전여빈과 나나의 워맨스로 ‘글리치’ 작가가 꺼내놓은 이야기동그란 세상 2022. 10. 13. 10:37
‘글리치’, 넷플릭스 ‘인간수업’ 작가가 펼쳐놓은 또 하나의 상상력 과연 외계인은 존재하는가. 본 사람을 만나는 건 어렵지만, 그렇다고 없다고 부정하기도 애매한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 외계인이니 UFO니 이야기할 때 우리는 과연 그런 존재가 있는가를 먼저 질문한다. 하지만 실제로 보기 어렵고 증명하기 어려운 존재에 대한 접근은 그것이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존재를 믿는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닐까. 마치 우리게 종교에 있어 신의 존재를 그렇게 대하듯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는 바로 그 UFO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지효(전여빈)가 학창시절 겪은 사건이 그것이다. 어느 들판에서 마주하게 된 거대한 빛. 전부터 UFO와 외계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기사들을 꼼꼼히 챙겨 읽으며 자신..
-
'낙원의 밤' 엄태구와 전여빈이 절절하게 보여준 지옥 속 낙원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4. 18. 14:34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이 느와르로 풀어낸 사랑과 삶의 은유 우리에게 낙원은 어디에 있을까. 지옥 같은 현실을 매일 같이 버텨내면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낙원은 삶 속에 존재한다기보다는 삶 저편에 있다고 여겨질 법 하다. 흔히들 말하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의 농담 섞인 한숨 속에 담겨지는 쓸쓸한 현실 인식처럼. 박훈정 감독의 영화 은 감독 특유의 유혈이 낭자한 느와르 장르지만, 그 안에 사랑과 삶에 대한 은유를 통해 묻는다. 우리에게 낙원은 어디에 있느냐고. 여기 지옥 속에 살아가는 남녀가 있다. 태구(엄태구)는 유일한 피붙이인 누나와 조카가 살해당하자 상대 조직의 보스에게 치명상을 입힌 채 제주도로 피신한다. 그런데 태구를 보호해줘야할 조직의 보스가 제 목숨을 상대 조직에게 구걸하며 태구를 배..
-
‘멜로가 체질’, 이렇게 말맛 좋은 로맨틱 코미디 오랜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8. 18. 09:51
'멜로가 체질' 디테일 재주꾼 이병헌 감독 새로울 건 없다. 절친인 세 여성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는 수없이 많은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적 캐릭터 구성이고, 그들이 어찌 어찌 하다 한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설정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JTBC 금토드라마 은 아예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멜로로 가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그 액면으로만 보면 우리가 그토록 많이 봐왔던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새롭다. 그건 캐릭터 구성이나 설정 같은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들을 갖고 왔지만, 이들 캐릭터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매력 덩어리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특정한 상황 속에서 보이는 의외의 말과 행동들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은 이른바 ‘말맛’이 좋다. 평이한 대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이병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