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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그녀는 예뻤다', 어쩌다 '하이킥'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을까 너무 빨리 터트린 해피모드, 오히려 불안감 키워 MBC 는 너무 일찍 갈등 요소들을 해결해버렸다. 즉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갈등요소는 김혜진(황정음)이 지성준(박서준)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바로 그것 때문에 가짜 김혜진 역할을 해온 민하리(고준희)가 지성준을 좋아하게 되고 그래서 친구인 김혜진과의 우정 때문에 갈등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고, 그 와중에 김신혁(최시원)의 김혜진에 대한 우정 같은 사랑이 들어갈 여지가 생겼다. 하지만 너무 빨리 지성준이 김혜진의 정체를 알게 되고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모든 갈등요소들은 사라져버렸다. 민하리는 그래서 일종의 자숙모드에 들어갔고 친구인 김혜진을 위해 뭐든 해줄 것 같은 우정을 과시하는 존재가 됐다. 김신혁은 김.. 더보기
신세경, '하이킥'의 시간을 멈추다 '하이킥', 왜 신세경을 추억할까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어요." 신세경의 이 말이 주문이 되었던 것일까.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그 주문 같은 말을 남긴 채, 비극적인 엔딩으로 사라졌던 전작 '지붕 뚫고 하이킥'의 신세경을 부활시켰다. 너무 갑작스런 죽음 때문이었을 게다. 시트콤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그 엔딩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대중들은 신세경의 해피엔딩을 바랐다는 얘기다. 왜? 신세경이니까. 캐릭터와 연기자가 제대로 만났다는 건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신세경은 다른 어떤 작품에서의 신세경보다 더 돋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것은 이 시트콤이 신세경이란 존재를 가장 먼저 알린 작품이라는 데도 그 원인이 있지만, 이 작품 속에서 신세경이 워.. 더보기
청순하되 가련하지 않은 신세경의 역습 신세경은 어떻게 '하이킥'을 넘어 '뿌리'로 왔나 '지붕 뚫고 하이킥'은 두 명의 신예를 발굴했다. 황정음과 신세경이다. 황정음은 특유의 발랄함이 돋보였고, 신세경은 수많은 오빠들의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청순가련의 마력이 있었다. 시트콤에서 두 인물이 주는 인상은 사뭇 달랐다. 황정음이 웃겼다면 신세경은 울렸다. 황정음이 말이 많았다면 신세경은 과묵했다. 거기에 논란을 일으킨 이 시트콤의 마지막 장면은 신세경이라는 배우를 그 이미지에 고착시켰다.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순간, 배우로서 신세경의 시간도 멈춰버렸다. 대중들의 과잉된 이미지를 갖게 된 신세경이 작품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신세경이 짧은 광고를 통해 청순가련이 청순글래머로 포장되고 있을 때, 그녀는 .. 더보기
'하이킥', 우울한 시트콤의 시대 '하이킥', 짧은 다리로 어떻게 역습이 가능할까 '하이킥' 시리즈는 2006년부터 2011년 현재까지 방영되며 당대의 현실을 그린다. 시트콤이 시추에이션 코미디라는 점을 상기해보면 왜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지를 눈치 챌 것이다. 시트콤이 만들어내는 상황에 대한 공감은 당대 현실과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과거의 하이킥 시리즈들과 비교해 어떤 현실의 풍경을 그리고 있을까. 먼저 제목을 보자.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뚫고 하이킥(2009)',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가. '하이킥'이란 동작은 밑에서 위로 낮은 자가 높은 자를 차는 행위다. 즉 이것은 밑에서 위로 이루어지는 '수직적인' 행위다. 즉 '하이킥'이라는.. 더보기
'하이킥', 캐릭터들이 말하는 현실은? 지붕 뚫던 '하이킥', 바닥 뚫은 이유 먼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이 시트콤의 화자가 이적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그는 대장항문과 의사로 줄곧 항문만 바라보면서 살아온 인물. 이 설정은 이 시트콤의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때론 더럽고 때론 힘겨운 현실을 마치 항문을 들여다보듯 보고 있다는 얘기다. 얼마나 기가 막힌 시점인가! 아마도 작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항문을 바라보듯 지독한 구석이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극 초반에 주목된 두 캐릭터, 백진희와 안내상은 이 현실을 잘 말해주는 캐릭터다. 대학을 나와도 취직이 되지 않는 청년백수에, 등록금 때문에 진 빚에 허덕이며 고시원을 전전하는 백진희는 이 시대 암울한 청춘의 자화상이다. 그녀의 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