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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유산

'찬란한 유산', 세대를 넘어 각광받는 이유 신구세대를 아우른 '찬란한 유산'의 판타지가 말해주는 것 '찬란한 유산'이 그리는 세계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제 아무리 올바른 기업관을 가진 사업가라고 하더라도 제 혈육이 아닌 제 3자에게 기업을 물려준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신문지상에 연일 보도되는 편법 증여의 문제는 그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찬란한 유산'의 풍경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론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여겨질 것이다. 한편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디딘 젊은이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찬란한 유산'의 은성(한효주)은 신데렐라로 여겨질 만큼 행운아다. 그녀는 장숙자 여사(반효정)와의 특별한 인연(그것도 단 일주일의 인연)을 통해 절망의 끝에서 엄청난 희망을 부여잡은 인물이다. 물론 그녀는 그저 유산을 물려.. 더보기
'마더', 본래 모성은 잔인했다, 악역이었을뿐 '마더'가 다루는 모성의 세계가 꽤 충격적이고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그것이 새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은 아니다. '빗나간 모성'의 이야기는 늘 존재해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것은 우리가 늘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상투적인 드라마 설정의 단골소재로 자리해왔다. 그저 자기 아들만 최고인 줄 알고 며느리 구박하는 시어머니나, 결혼을 반대하는 엄마는 가족 드라마의 단골이며, 자식을 잘 되게 하기 위해서 범죄마저도 불사하는 모성(예를 들면 '카인과 아벨' 같은)이나, 나이 들어서도 아들에게 집착하는 모성(예를 들면 영화 '올가미'같은)은 드라마나 영화 속의 안티테제로 줄곧 등장해왔다. 최근 주말 드라마로 각광받고 있는 '찬란한 유산'을 보면 이 잔인한 모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 은성(한효주)의 계모인 백성.. 더보기
'찬란한 유산', 한효주를 발견하다 한효주, '찬란한 유산'에서 빛을 발하는 이유 '찬란한 유산'에는 이질적인 두 세계가 공존한다. 그 하나는 철부지 같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착한 환(이승기)의 가족 속에서 은성(한효주)이 고난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빛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뒤로는 엄청난 비밀과 죄로 얼룩져 있는 승미(문채원)네 가족으로 인해 숨겨진 진실이 은성을 고통 속으로 빠뜨리는 어둠의 세계다. 이 두 세계의 교차는 이 드라마를 승승장구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빛의 세계가 긍정의 힘으로 대중들의 공감을 서서히 끌어올린다면, 어둠의 세계는 이 조금은 밋밋해질 수 있는 극에 계속해서 자극을 준다. 드라마가 일일드라마와 미니시리즈가 적절히 섞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은성에게 모든.. 더보기
'찬란한 유산', 그 괴력의 정체는? '찬란한 유산', 우리 사회의 핏줄의식을 건드리다 "돈 안준다고 사랑하지 않는 건 아냐." 진성식품 대표이사이자 환(이승기)의 조모인 장숙자(반효정) 여사가 며느리와 손녀딸을 앞에 앉혀놓고 하는 이 말은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핵심적인 키워드다. 이 말은 '유산'이라는 말과 어울려 오히려 "사랑하려면 돈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만큼 '찬란한 유산'이 다루는 이야기는 고전적이다. 그것은 저 찰스 디킨즈의 '위대한 유산'에서부터 시대를 거듭해 전해져 온 그 고전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한다면, 그 메시지는 '진정한 유산이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전혀 새롭지 않은 메시지가 가진 고전적인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과거나 지금이나 태생, 핏줄.. 더보기
다시 기지개를 켜는 주말드라마, 그 3사3색 ‘솔약국집’vs‘찬란한 유산’vs‘2009 외인구단’ 김수현 작가의 ‘엄마가 뿔났다’, 문영남 작가의 ‘조강지처클럽’ 이후 잠시 주춤했던 주말드라마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주 KBS ‘솔약국집 남자들’은 24.9%(AGB닐슨)로 주말 TV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이제 막 시작한 SBS ‘찬란한 유산’은 단 2회만에 19.6%를 기록하며 주말드라마의 새 강자 자리를 예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부활한 MBC 주말 자정드라마로 이현세 원작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극화한 ‘2009 외인구단’이 시작된다. 그 3사3색의 드라마가 가진 특징들은 무엇일까. 먼저 첫 스타트를 끊은 ‘솔약국집 남자들’은 전형적인 가족드라마 형식에서도 늘 대중성을 인정받아온 딸 부잣집 이야기를 아들 부잣집 이야기로 뒤집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