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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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전 뜨겁던 ‘화랑’, 어쩌다 미지근해졌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2. 2. 08:51
'화랑', 도대체 언제까지 사랑타령만 하고 있을 건가방영 전 KBS 월화드라마 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작품보다 높았다. 중국과 동시방영을 추진했고, 따라서 100% 사전 제작된 작품이다. 한류를 노리는 드라마였다는 것. 게다가 신라의 화랑을 본격적인 소재로 삼아 꽃미남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도 시선을 잡아끌었다. 박서준과 박형식은 물론이고 도지한이나 김태형 같은 새 얼굴들도 기대되는 지점이었다. 그리고 첫 회는 이런 기대감이 실제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그저 꽃미남들의 화랑이라는 소재를 빙자한 연애담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무명(박서준)의 등장과 그의 친구 막문(이광수)의 죽음이 전하는 골품이라는 신분제에 억눌린 청춘들의 현실이 단박에 날려주었기 때문이다. 은 현재의 금수저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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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말하는대로'에 귀 기울이게 되는 까닭옛글들/명랑TV 2017. 1. 6. 09:12
, 이들의 소소하지만 위대한 이야기들 어느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홍대의 한 카페에 사람들이 둘러앉았다.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누군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걸 듣고 느끼며 공감하는 시간. 이건 어쩌면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우리가 눈 뜨면 늘 하는 것이 바로 그 말하고 듣는 일들이 아니던가.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이 그 말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건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각자 다른 사람들이지만 때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어떤 알 수 없는 위로나 위안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JTBC 는 아주 소소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필요로 하는 건 마이크 하나면 충분하니까. 누군가 초대된 인물이 그 마이크를 들고 어떤 생각을 이야기하면 모여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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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상처 많은 청춘 박서준, 치유해주는 고아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 5. 10:21
이 유골무죄 무골유죄 청춘을 보듬는 방식 “유골무죄 무골유죄.” 골품이 있으면 죄가 없고 골품이 없으면 죄가 있다? 이 조어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삼국시대 신라의 골품제도에 빗댄 말이다. 지금으로 치면 금수저 흙수저의 신라 버전쯤 될까. KBS 월화드라마 이 그려내는 청춘들은 당대의 골품제도라는 태생적인 틀에 묶여 꿈이 있어도 펼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무명(박서준)은 그 골품제도에 의해 많은 상처를 갖고 있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천인촌에서 함께 자라온 둘도 없는 친구 막문(이광수)이 그 신분제의 틈바구니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누이를 찾기 위해 왕경을 넘었다는 죄로, 또 절대 신분이 노출되면 안 되는 성골 삼맥종(박형식)의 얼굴을 봤다는 죄로 막문이 죽음을 맞이하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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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박서준, 이 꽃다운 청춘들의 절규가 들리는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22. 08:37
은 어째서 청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하는가 “천인은 그냥 짐승처럼 죽어야 하는 거야? 그깟 성문 좀 넘은 게 죽을 일인가. 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건데!” 둘도 없는 친구 막문(이광수)의 죽음 앞에 무명(박서준)은 절규했다. 그 절규에 대해 막문의 아버지인 안지공(최원영)은 이렇게 얘기했다. “그게 이 신국의 구역질나는 질서다.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KBS 은 이렇게 한 청춘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죽음을 맞은 막문이 원했던 건 그저 아버지와 누이를 만나는 것이었다. 천인 출신인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 망망촌에 버려졌고, 가족을 찾기 위해 넘어서는 안되는 왕경을 넘어 들어온 것이지만, 그는 삼맥종(박형식)의 얼굴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한다. 유일한 성골인 삼맥종은 자신을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