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출생의 비밀 (34)
주간 정덕현
는 왜 조승우와 이요원의 운명을 바꿨을까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에 남은 문제는 다시 원래대로 바뀐 운명으로 인해 관노가 된 강지녕(이요원)이 과연 면천해 백광현(조승우)과 이루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일 게다. 그간 이병훈 PD의 사극 스타일을 떠올려보면 그 결과를 예측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해피엔딩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단지 그 과정이 궁금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 즈음에서 가 왜 굳이 출생의 비밀을 활용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자극적인 설정을 위해 출생의 비밀 코드를 활용하고 있는 시점에 이런 의구심은 쓸 데 없는 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가 가져온 출생의 비밀은 여타의 드라마들과는 조금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출..
, 그 막장과 국민드라마 사이 가 시청률 40%를 넘겼다고 난리들이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최근 들어 40% 시청률이라는 것은 거의 경이적인 수치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시청률 40%를 넘겼다고 섣불리 국민드라마 운운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작년 는 20% 안팎의 시청률에 머물렀지만 국민드라마로 칭송되었다. 이제 국민드라마라는 칭호가 시청률이 아니라 대중들의 공감대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는 과연 이런 의미에서의 국민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있을까. 항간에는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이 있지만, 그래도 그 가능성만은 충분한 드라마라 여겨진다. 먼저 이서영(이보영)이라는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관점과 이삼재(천호진) 같은 아버지로 대변되는 나이든 세대가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관..
, 출생의 비밀 하나로는 부족했나 출생의 비밀 하나로는 부족했나. 이 마지막 반전 카드로서 또 다른 출생의 비밀을 꺼내들었다. 해주(한지혜)가 윤학수(선우재덕)의 딸이 아니라 사실은 장도현(이덕화)의 딸이었다는 것. 해주가 사실은 친모인 이금희(양미경)를 장도현이 강제로 품어 낳게 된 딸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해주의 아버지는 셋이 되었다. 그녀를 키워준 천홍철(안내상)과 딸로 받아들여준 윤학수, 그리고 피를 이어받은 장도현이다. 드라마가 극적 장치로서 출생의 비밀을 활용하는 것은 그 카드 하나로 모든 상황을 뒤집는 반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특유의 핏줄의식을 끄집어냄으로써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 수도 있다. ‘알고 보니 누구의 자식’이라는 그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방식은 그래서..
, 극적 구성이 안 보이는 이상한 사극 보통 출생의 비밀 코드를 쓰면 두 당사자가 만나기 전부터 시청자들은 잔뜩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는 좀 다르다. 어린 시절 수련개(오현경)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린 지상(지성)이 결국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친 어머니인 영지(이승연)와 대면하게 되고 심지어 영지가 지상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되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극적 기대감을 느낄 수 없다. 그들은 그저 우연히 마주친 것 같은 인상이 짙다. 왜 이런 밋밋한 전개가 되어버리는 걸까. 이것은 수련개가 자신의 친 아들인 정근(송창의)에게 자신이 본래 친모임을 밝히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근을 제거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수련개가 옥사에 있는 정근을 찾아와 도망치게 하려 하자, 그녀를 믿지..
의 출생비밀 집착 뭐가 문제일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은 도대체 주제의식이 있기는 한 걸까. 적어도 소재에 대한 나름대로의 시도를 한 적이나 있는 걸까. 애초 에 기대했던 것은 그 요리라는 소재가 가진(최근 요리 한류로 이어지고 있는) 매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을 보라. 요리라는 소재는 뒷전이 된 지 오래고 끊임없는 그 놈의 '출생의 비밀' 타령으로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허우적대고 있는 꼴이다. 드라마 초반 요리 대결에 대한 에피소드가 몇 개 나오고 나서는 끊임없이 4각 멜로(그것도 인물들이 그럴 듯한 이유 없이 이리 저리 휘둘리는)가 반복되더니, 이제는 끝없는 핏줄 타령이다. 잃어버렸던 자식의 귀환, 그것을 막으려는 키워진 자식의 갖은 악행, 기억을 잃어버린 엄마. 드라마는 인물들이 엄마를 부르며 ..
출생의 비밀에 발목 잡힌 ‘신들의 만찬’ 출생의 비밀은 때론 멜로의 장치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알고 보니 남매’ 같은 설정. ‘신들의 만찬’에서는 ‘알고 보니 자매(?)’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들어있다. 물론 준영(성유리)과 인주(서현진)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지만, 엄마인 성도희(전인화) 입장에서 보면 수십 년을 딸로 살아온 가짜 인주(인주 행세하는 실제는 송연우)나 이제 그 세월을 뛰어넘어 돌아온 진짜 인주(준영)나 모두 딸인 것은 마찬가지. 그러니 가짜 인주를 죽 사랑해오다 진짜 인주에게 마음이 돌아서버린 재하(주상욱)는 이들의 숨겨진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나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건 그저 이 관계들을 굳이 인정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
'짝패', 출생의 비밀 코드를 역주행하는 드라마 '짝패'의 주인공들, 즉 천둥(천정명)과 귀동(이상윤) 그리고 동녀(한지혜)는 왜 존재감이 별로 없을까. 강포수(권오중)나 장꼭지(이문식), 달이(서현진)같은 주변인물들과 비교해보면 이 주연들의 힘은 너무나 약하다. 천둥은 아직까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고, 귀동은 알아버린 출생의 비밀의 덫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다. 동녀는 민초에 대한 의식도 없고 하다못해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복수심마저 없다. 그래서 그녀는 천둥과 귀동 사이에서 어장관리나 하는 속물처럼 그려지고 있다. 주변인물들이 자기 위치에서 명쾌한 삶의 선택을 하며 심지어 죽기를 각오하고 절실한 삶을 살아가는 반면, 이 주인공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다. 세상에 대한 고..
출생의 비밀에 목매는 드라마들과 자기 운명 극복법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출생이다. 그런데 이 출생이 운명을 결정해버린다면 너무나 허무하지 않을까.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른바 '출생의 비밀' 코드를 담은 이야기들이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이목을 붙잡아 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재벌가의 회장쯤 되는 인물이 찾아와 당신이 사실은 자신의 자식이라고 말할 확률이 몇 퍼센트나 될까. 아주 없진 않겠지만 확률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작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우리네 드라마 세상에만 오면 이 확률은 한없이 커져서 거의 100%에 근접한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어느 정도 리얼리티를 추구한다면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욕망의 불꽃', '웃어라 동해야', '호박꽃 순정',..